미리내집 보증금 7억인데 공공임대라 부르는 게 맞는지 직접 뜯어봤다

서울시 미리내집 7차 모집이 시작됐다. 441가구, 85개 단지. 숫자만 보면 신혼부부를 위한 파격 정책 같다. 출산하면 20년 거주에 시세 80%로 분양전환까지 해준다니까.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보증금이 수억 원이다. 대출도 안 된다. 결국 누가 들어가냐면, 돈 있는 신혼부부다. “공공임대인데 왜 현금부자만 들어가냐”는 말이 소셜미디어에서 나온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이 정책, 정말 신혼부부를 위한 게 맞는 건지 처음부터 끝까지 뜯어봤다.

미리내집이 뭔데 이렇게 난리인 건지

미리내집은 서울시가 2024년에 만든 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이다. “내 집이 될 주택을 미리 마련한다”는 뜻이다. 핵심은 간단하다. 시세보다 싼 전세금으로 들어가서, 아이를 낳으면 최대 20년까지 살 수 있다. 자녀 2명이면 시세 90%에, 3명이면 80%에 집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도 준다. 올해부터는 4자녀 60%, 5자녀 50%까지 확대됐다.

숫자만 보면 역대급 혜택이다. 경쟁률이 759대 1까지 치솟은 적도 있었다. “로또 전세”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보증금 7억인데 공공임대라고 부를 수 있는 건지

여기서부터 현실이 보인다. 이번 7차 공급 물량 중 잠실르엘 51㎡ 보증금이 7억 356만 원이다. 역대 공급분 중 서초 래미안 원펜타스 59㎡는 9억 7,500만 원까지 갔었다. 시세의 80%라고 하지만, 그 80%가 7억이면 의미가 있는 건지.

2025년 6.27 대출 규제 이후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가 3억에서 2억 5,000만 원으로 줄었다. 전세보증금 4억 넘으면 정책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6차 공급 당시 정책대출이 가능한 단지는 전체의 21%뿐이었다. 4차 때는 1.6%였다. 거의 모든 단지에서 현금 수억 원을 들고 와야 입주가 가능한 구조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신혼부부한테 7억 있으면 전세 왜 살아, 집을 사지”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정확한 지적이었다.

왜 대출이 안 되게 만들어놓고 신혼부부 정책이라 하는 건지

서울시와 정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었다. 서울시는 미리내집으로 저출생 극복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하겠다고 대출 한도를 줄였다. 서울시가 국토부에 버팀목 대출 한도를 4억에서 6억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오세훈 시장은 “성북구 미리내집, 예전엔 자기 자금 9,000만 원이면 입주 가능했는데 지금은 1억 4,000만 원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신혼부부의 꿈까지 짓누르는 규제는 교각살우”라는 표현까지 썼다.

그런데 이건 서울시 책임도 있다. 강남, 잠실, 청담 같은 고가 단지 위주로 공급하면서 신혼부부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 물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말의 기준이 서울 강남이니까 저렴해도 7억인 거다.

아이 3명 낳아야 80% 할인이라는 건 현실적인 건지

미리내집의 상징적 혜택인 “시세 80% 분양”은 3자녀 출산이 전제다. 서울 합계출산율이 0.6명대다. 한 명도 안 낳는 시대에 세 명을 낳으라는 건 정책 설계와 현실의 괴리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두 자녀를 낳아도 시세 90%다. 20년 후 시세가 얼마일지 아무도 모른다. 반포자이 59㎡ 장기전세주택에 2009년 2억 원대에 입주한 사람이 있었다. 현재 그 집 시세가 30억이다. 80%로 사도 24억 원이 필요하다. 20년간 아낀 돈이 총 2억 4,000만 원이라는데, 24억 앞에서는 무의미한 금액이다.

“출산 장려책인가, 빈곤 예약제인가”라는 기사 제목이 있었다. 불편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쟁률은 왜 떨어지고 있는 건지

1차 60대 1, 2차 50대 1, 3차 38대 1, 4차 64대 1, 5차 39대 1. 초반 열풍이 식고 있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대출이 막히니까 지원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이 늘었다. 당첨되고도 포기하는 케이스도 나왔다.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서는 “경쟁률 뚫어놨는데 대출 상담 가니까 고금리 일반대출밖에 안 된다고 하더라”는 후기가 돌았다. “내 집 마련 자금 모으려고 들어갔는데 오히려 돈 모으기 더 어려워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HUG 보증보험도 장기전세주택은 가입 불가라서 시중은행 4%대 금리를 감수해야 했다. 공공임대인데 금리는 민간보다 비싼 역설이었다.

그래서 미리내집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 건지

솔직히 말하면, 지금 구조에서 미리내집의 실질적 수혜자는 부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산 여력 있는 신혼부부다. “금수저 로또 임대”라는 비판이 나온 건 감정적 반발이 아니라 숫자가 증명하는 팩트였다.

취지는 분명 좋았다. 전세사기 공포 속에서 SH가 임대인이라 보증금 날릴 걱정 없고, 장기 거주가 보장되고, 출산하면 혜택이 커지는 구조. 설계 자체는 파격적이었다. 문제는 “들어갈 수 있느냐”였다. 문턱이 너무 높았다.

서울시는 올해 비아파트형 미리내집도 공급하고, 보증금 분할납부제도 도입했다. 보증금 70%만 먼저 내고 30%는 퇴거 시까지 유예하는 구조다. 방향은 맞다. 하지만 70%가 여전히 수억 원이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책이 존재하는 것과 정책이 작동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미리내집은 지금 존재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 가깝다. 공급 확대, 대출 규제 완화, 현실적 면적 다양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풀리지 않으면, 미리내집은 계속 “좋은 취지, 나쁜 현실”이라는 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울 거다.

(미리내집 정책 개요와 지원 조건 상세 정보는 관련 글 참고)

Q&A

Q1. 미리내집 보증금을 분할납부하면 부담이 줄어드나?
70%를 먼저 내고 30%는 퇴거 시까지 유예되지만, 유예분에 연 2.73% 이자가 붙는다. 70%가 이미 수억 원이라 체감 부담 완화 효과는 크지 않다.

Q2. 미리내집 당첨 후 정책대출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시중은행 일반 전세대출을 이용해야 한다. 금리가 4%대로 정책대출(1.8~2.6%)보다 훨씬 높다. HUG 보증보험도 가입 불가여서 금리 혜택을 받기 어렵다.

Q3. 자녀 1명만 낳아도 분양전환이 가능한가?
자녀 1명이면 20년 거주 연장은 가능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분양전환 혜택은 2자녀(시세 90%) 이상부터 적용된다.

Q4. 비아파트형 미리내집은 뭐가 다른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주거형 오피스텔로 공급돼 보증금이 아파트의 약 50% 수준이다. 입주 후 출산하면 아파트형 장기전세로 이주 신청도 가능하다.

Q5. 미리내집 20년 후 분양전환 가격 기준이 확정된 건가?
명확한 기준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과거 10년 공공임대에서 분양전환 가격 논란으로 제도가 폐지된 전례가 있어 전문가들은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련글

  1. 청년버팀목 전세대출 거절 안 당하고 한 번에 통과하는 신청 순서 정리 — 미리내집 대출 안 될 때 대안으로 알아둬야 할 정책대출 가이드다.
  2. 신생아 특례대출 조건 한도 금리 2026년 달라진 점 한눈에 정리하는 꿀팁 — 미리내집 입주 후 출산 계획 있다면 특례대출 조건도 같이 비교해봐야 한다.
  3. 신혼부부 특별공급 맞벌이 160% 완화 후 당첨 확률 높이는 꿀팁 — 미리내집 말고 특별공급 루트도 열려 있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4. 청년 전세대출, 연 1.2% 꿈의 대출은 왜 사라졌을까 그리고 지금 가능한 방법 — 대출 규제 흐름을 이해해야 미리내집 자금 계획이 현실적으로 나온다.
  5. 연봉 5천만 원 적정 집값으로 내 집 마련 가능한 지역 찾는 꿀팁 — 미리내집이 아니어도 내 소득 수준에서 가능한 지역을 찾는 방법이 있다.

참고자료

  1. 미리내집, ‘출산하면 내 집’ 내세웠지만…혜택은 파격, 현실은 냉혹 (EBN뉴스) — 7차 공급 분석과 다자녀 혜택 한계를 짚은 최신 기사
  2. 대출 축소에 막힌 미리내집…신혼부부 보증금 감당 안 돼요 (뉴스1) — 6.27 대출 규제 이후 미리내집 자금 마련 현실을 다룬 기사
  3. SH공사 미리내집 출산 장려책인가 빈곤 예약제인가 (포인트데일리) — 20년 후 분양전환 가격 논란과 벼락거지 우려 분석
  4. 공공임대인데 고금리…SH 미리내집 금융 현실의 괴리 (위클리서울) — 실제 입주 예정자의 대출 거절 사례와 정책 모순 보도
  5. 전세도 현금부자만 살아남나…대출 막히자 미리내집 경쟁률 뚝 (매일경제) — 경쟁률 하락 추이와 비아파트 공급 대안 보도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펌] 관련 더 많은 글 보기 : https://fineirean.com/category/blog/issueimg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