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상담 없이 떠난 아버지, 2년간 골육상쟁이 시작됐다
70대 A씨가 세상을 떠났다.
남긴 건 서울의 3층 단독주택 하나.
재개발지구에 묶이면서 시세가 10억~15억으로 뛰어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가 나한테 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세 딸은 “우리한테도 준다고 했다”며 반기를 들었다.
어머니는 아들 편.
딸들은 “법대로 나누자”며 맞섰다.
결국 소송.
2년간 감정 대립은 극에 달했다.
“진짜 아들 맞느냐”는 말까지 오갔다.
A씨는 재산을 물려준 게 아니라, 독을 남긴 꼴이 됐다.
(중앙일보, 고령화의 그늘 상속분쟁 급증하는데 유언장은 남의 일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5551)
이 이야기를 조사하다 보니 한 가지 패턴이 보였다.
유언장도 없고, 상속 상담도 안 한 집에서 분쟁이 터진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 들으면 마음이 좀 아프다.
한 집에서 밥 먹고 자란 사람들이, 돈 앞에서 갈라지는 거니까.
근데 그게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무서운 거다.
왜 이렇게 상속 분쟁이 폭발하고 있는가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상속 관련 소송 건수는 2010년 3만321건에서 2021년 4만6496건으로 53.3% 증가했다. 이혼소송은 오히려 줄었는데, 상속소송만 가파르게 올랐다.
여러 자료를 취합해보니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수렴됐다.
첫째, 부동산 가격 급등이다. 법률신문은 부동산 자산 가치의 급격한 상승이 상속 분쟁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 한 채가 수억 원이 되면서, 예전처럼 “어머니한테 다 드리자”는 양보가 사라졌다. (법률신문, 상속 분쟁 증가 원인은 부동산 자산 가치 급등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6169)
둘째, 가족 구조가 달라졌다. 1인 가구 급증, 이혼과 재혼의 보편화로 상속 갈등 요소가 다양해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저출산과 고령화로 상속 동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유산상속 동기변화 전망 https://repository.kihasa.re.kr/bitstream/201002/9781/1/연구_2012-47-11.pdf)
셋째, 권리 의식의 변화다. 공평하게 나누자는 MZ세대 특성이 맞물리면서, 과거 장남 중심 상속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례가 늘었다. (한국경제, 고령화 시대 더 빈번해진 상속분쟁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5101187221)
우리 부모님 세대는 “알아서 잘 나눠라”가 유언이었다.
근데 지금은 그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된 거다.
씁쓸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故 구하라 사건이 바꾼 것, 유명 사례에서 발견한 패턴
이건 연예계 이야기지만, 남의 일이 아니다.
故 구하라씨가 2019년 세상을 떠난 뒤, 20여 년간 연락이 끊겼던 친모가 나타나 상속 재산의 절반을 요구했다. 어린 시절 양육을 포기했던 부모가 자녀 사망 후 재산만 챙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오빠 구호인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올렸고, 수년간의 논의 끝에 2026년 1월 1일 구하라법이 시행됐다. (조선일보, 내일부터 구하라법 시행 사망 7년 만에 세워진 정의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_general/2025/12/31/GVRTQZJXG5RWMOLEMFRDENZQGE/)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우, 유산 26조 원에 상속세만 12조 원이 부과됐다. 유족들은 5년간 분할 납부를 진행했고, 주식 3조 원을 매도해야 했다. 사전 설계 없이는 아무리 큰 자산도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중앙일보, 이건희 상속세 12조 전세계 최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45696)
이 사례들을 조합해보니 하나의 결론이 나왔다.
사전에 법적 장치를 마련한 집은 분쟁이 줄고, 아무 준비 없는 집은 무조건 싸운다.
구하라씨 오빠가 법을 바꾸기까지 7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가족을 잃고, 그 위에 돈 문제까지 덮이면 사람은 정말 무너진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해결 방안 1번, 복지관과 공공기관 무료 법률 상담 이렇게 활용한다
변호사 상담료가 30분에 10만 원 안팎이라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무료로 상속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공 채널이 이미 존재한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전화 132번으로 전국 지사에서 상속, 임대차, 가족관계 등 무료 상담 및 소송 지원까지 가능하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법무부, 대한법률구조공단 안내 http://www.moj.go.kr/cvs/2728/subview.do)
법률홈닥터는 법무부 소속 변호사가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등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다. 상속, 증여, 등기 등 맞춤형 법률정보 제공과 문서 작성까지 도와준다. 홈페이지 lawhomedoctor.moj.go.kr에서 지역별 예약이 가능하다. (네이버 블로그, 법률홈닥터 소개 https://blog.naver.com/mojjustice/223937345461?viewType=pc)
노인복지관 무료 법률상담도 있다. 전국 각지 노인복지관에서 변호사와 1대1 상담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산 상속, 분쟁 예방, 유언장 작성 관련 상담이 가능하다. (가평군 노인복지관 사례 http://gpsilver.org/home/?page_id=86&mod=document&uid=342)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정말 많다.
주변에 부모님 계신 분들한테 이 이야기 꼭 한번 해드렸으면 좋겠다.
전화 한 통이면 시작할 수 있는 건데, 몰라서 못 하는 거니까.
해결 방안 2번, 유언대용신탁 팩트만 정리한다
유언대용신탁이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2022년 말 약 2조 원에서 2025년 말 4조4947억 원으로 5년 새 4.8배 급증했다. 2025년 한 해 신규 가입 건수만 5857건, 유입 자금 2조1103억 원이다. (동아일보, 4대 은행 유언대용신탁 잔액 5년새 4.8배 급증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60302/133449240/2)
유언대용신탁의 구조는 이렇다. 살아 있을 때 은행인 수탁자에게 금전이나 부동산을 맡기고, 생전에는 본인이 수익자로 재산을 관리한다. 사망 후에는 미리 지정한 사람에게 계약대로 자산이 승계된다. 유언장 없이도 상속 설계가 가능하다.
발견된 장점은 이렇다. 유언장과 달리 공증이나 증인 없이 은행 계약만으로 효력이 발생한다. 치매 등으로 판단능력을 잃었을 때도 사전 계약대로 병원비와 간병비 집행이 가능하다. 한국의 치매 환자 보유 자산, 이른바 치매머니가 약 172조 원에 달하는데, 이 자산이 묶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조선일보, 154조원 치매 머니로 안 묶이려면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5/05/26/NBIBTTIBPVAS3MOCD56ELLWGLI/)
발견된 단점과 리스크도 있다. 수수료가 발생한다. 계약 체결 시 기본보수로 재산 규모에 따라 1에서 3%, 연간 운용보수로 0.2에서 1%가 붙는다. 다만 최근 신한은행이나 KB국민은행 등이 기본보수 없는 간편형 상품을 출시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1000만 원부터 가입 가능한 상품도 등장했다. (매일경제, 치매 대비하고 상속까지 해결 유언대용신탁 5년새 4배 쑥 https://www.mk.co.kr/news/economy/11588774)
가장 중요한 리스크는 유류분 문제다. 대법원은 2024년 판결에서 유언대용신탁 재산도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확인했다. 즉, 유언대용신탁을 했더라도 법정상속인의 유류분 청구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 (법률신문, 상속재산의 승계를 위한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의 관계 https://www.law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776)
또한 금융기관 파산이나 금융위기 시 신탁재산 손실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신문, 유언공정증서와 유언대용신탁 어떤 게 더 좋을까 https://www.유언공증.com/자료실/12626961)
장점만 이야기하면 솔직하지 못한 거다.
리스크도 같이 봐야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다.
좋은 것만 말해주는 건 진짜 친절이 아니니까.
상속 준비 루틴, 왜 순서가 중요한가
여러 전문가 자료와 체크리스트를 조합해보니, 상속 사전 준비에도 순서가 있었다.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비용이 이중으로 들거나, 법적 효력이 없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1단계는 재산 목록 정리다. 부동산, 금융자산, 디지털 자산인 암호화폐나 온라인 계정 등까지 전부 리스트업한다. 국세청 홈택스에서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를 일괄 조회할 수 있다.
2단계는 무료 법률 상담 활용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번 또는 법률홈닥터를 통해 상속 순위, 유류분, 세금 구조를 먼저 파악한다. 이 단계에서 비용은 0원이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무료 법률 상담 및 소송 지원 https://www.easylaw.go.kr/CSP/OnhunqueansInfoRetrieve.laf?onhunqnaAstSeq=97&onhunqueSeq=6571)
3단계는 유언장 작성 또는 유언대용신탁 검토다. 자필증서유언은 본인이 직접 전문, 날짜, 주소, 성명을 쓰고 날인하면 된다. 유언대용신탁은 은행 방문 후 계약으로 체결한다. 둘 다 인지능력이 정상일 때 해야 법적 효력이 있다. 치매 진단 후에는 계약 자체가 불가능하다. (네이트뉴스, 은행이 지킨다 유언대용신탁 https://news.nate.com/view/20260128n26056)
4단계는 가족과 공유다. 유언장이 있다는 사실, 신탁 계약이 있다는 사실을 최소 1명의 가족에게 알려둔다. 일본은 법무국에서 유언장을 공적 보관해주는 제도를 2020년부터 운영 중이다. 보관료 3만7000원.
이 루틴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순서가 뒤바뀌면 돈이 새거나 법적 하자가 생긴다. 예를 들어 재산 목록을 정리하지 않은 채 유언대용신탁에 가입하면, 누락된 자산을 두고 분쟁이 다시 발생한다. 무료 상담 없이 바로 유료 변호사를 선임하면 불필요한 비용이 생긴다.
급한 마음에 순서를 건너뛰면 오히려 꼬인다.
천천히, 하나씩.
그게 결국 가장 빠른 길이다.
판단을 위한 팩트 정리
여기까지 조사한 내용을 한눈에 정리한다. 판단은 읽는 분의 몫이다.
상속 분쟁 현황을 보면 연간 약 4만6000건 이상이고, 10년간 53% 증가했다. 유언장 작성률은 통계조차 없을 만큼 낮다. 노인의 80%가 장례 준비에만 집중하고, 상속재산처리를 논의하는 비율은 12.4%에 불과하다. (중앙일보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25551)
무료 상담 채널로는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번, 법률홈닥터, 노인복지관 무료 법률상담이 있다. 모두 상속 관련 상담 가능하고, 비용 0원이다.
유언대용신탁 시장을 보면 4대 은행 잔액 4조4947억 원이고 이는 2025년 말 기준이다. 가입 최소 금액 1000만 원부터 가능한 상품이 등장했다. 수수료는 기본보수 0에서 3%, 운용보수 연 0.2에서 1%다. (매일경제 기사 https://www.mk.co.kr/news/economy/11588774)
법적 리스크를 보면 유언대용신탁도 유류분 반환 청구 대상이며 대법원이 2024년에 확인했다. 치매 후 계약은 불가능하다. 금융기관 리스크도 존재한다.
구하라법은 2026년 1월 1일에 시행됐다. 양육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 박탈이 가능해졌다. 공정증서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 의사를 남길 수 있다. (매일경제, 구하라법 시행 https://www.mk.co.kr/news/society/11919901)
마지막으로 발견한 것
이 조사를 하면서 계속 마주친 문장이 하나 있었다.
“유언장을 남겼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상속 분쟁 기사마다 반복되는 이 문장이, 결국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준비한 집과 준비하지 않은 집.
그 차이가 가족을 지키느냐, 가족을 잃느냐를 갈랐다.
복지관 무료 상담은 전화 한 통 132번이면 시작된다.
유언대용신탁은 1000만 원이면 가입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시작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분이라면, 이미 마음이 움직인 거다.
부모님한테, 혹은 내 가족한테 한마디만 꺼내보자.
“우리도 한번 정리해볼까?”
그 한마디가 가족을 지키는 첫 번째 문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