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의 씨앗은 IMF에서 시작됐다
지금 스마트폰으로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카카오톡 챗봇으로 우울증을 자가검진하고, 위험군이면 바로 상담까지 연결된다.
그런데 이게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시작점은 1997년이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한국의 자살률은 하루아침에 2배로 뛰었다.
1997년 인구 10만 명당 13명이던 자살률은 1998년 19.9명으로 급등했다.
(조선일보 보도, 자살률 IMF때의 두 배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9/09/2008090900776.html)
문제는 그 이후다.
위기가 끝나도 자살률은 내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2003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를 놓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 OECD 1위 굳건한 한국 자살사망률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301531001)
경제 위기는 끝났는데, 마음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것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F코드라는 낙인.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가 필요했던 진짜 이유
한국 사람은 아파도 정신과에 안 간다.
정확히 말하면, 못 간다.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으면 F코드가 찍힌다.
WHO 국제질병분류 기호로, 정신질환 진단 코드다.
이 F코드가 한 번 기록에 남으면 보험 가입이 거절된다.
어떤 보험사는 5년이 지나 완치가 돼도 가입이 안 된다.
(중앙일보 보도, 정신과 진료 한 번 받았을 뿐인데 무서운 F 낙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940453)
(경향신문 보도, 정신과 진단 이력 보험 가입 거절 차별 여전 https://www.khan.co.kr/article/202207172053005)
국민 10명 중 7명이 정신과 진료기록 때문에 불이익받을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라포르시안 보도, 국민 10명 중 7명 낙인과 차별 때문에 정신과 진료기록 공포감 https://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062)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한국의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
캐나다 46.5%. 호주 34.9%. 일본 20.0%.
(뉴스1 보도, 정신질환자 매년 증가하는데 서비스 이용률 12.1% https://www.news1.kr/society/general-society/5194516)
OECD 꼴찌 수준이다.
아픈 사람은 늘어나는데, 병원에 가는 사람은 없는 나라.
정부가 병원 안 가도 되는 검사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코로나가 터졌다.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를 앞당긴 결정적 사건
2020년, 코로나19가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고립됐다.
20대 여성의 자살 시도가 전년 대비 34% 급증했다.
(한겨레 보도, 응급실서 확인한 조용한 학살 20대 여성 자살 시도 34% 늘었다 https://v.daum.net/v/20210503141601351?f=p)
서울시민 절반이 코로나 이후 정신건강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한겨레 보도, 서울시민 절반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나빠졌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9296.html)
특히 20대 30대, 여성, 비정규직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양육부담 증가. 실업. 관계 단절.
(중앙일보 보도, 코로나 후 극단선택 늘 것 2030과 여성 특히 위험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35109)
바로 이 시기, 서울시가 움직였다.
2022년 9월, 마음건강 앱을 시범 도입한다.
스마트폰으로 우울감을 자가진단하고, 맞춤형 치료 콘텐츠까지 받는 구조.
청년 500명 대상으로 시작됐다.
(연합뉴스 보도, 청년 우울감 진단부터 맞춤관리까지 서울시 마음건강 앱 시범도입 https://www.yna.co.kr/view/AKR20220831011800004)
숫자가 폭발했다.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 전면 확대의 방아쇠
코로나 이후 숫자는 더 심각해졌다.
2020년 83만 명이던 우울증 환자가 2024년 110만 명을 돌파했다.
4년 만에 30% 증가.
20대 환자가 전체의 17.5%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다.
(헬스조선 보도, 취업난에 미래 불확실성까지 2030 우울증 4년간 급증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6031102363)
은둔형 청년은 54만 명으로 추산되며, 2년 사이 두 배 증가.
이들 중 75.4%가 자살을 생각했고, 26.7%는 실제로 시도한 적이 있다.
(청년일보 보도, 고립은 늘고 발견은 늦다 청년 정신건강에 경고 https://www.youthdaily.co.kr/news/article.html?no=205019)
그리고 2025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숫자.
2024년 자살률 29.1명. 13년 만에 역대 최고.
하루 평균 40.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연합뉴스 보도, 지난해 자살 13년만에 최다 40대서도 암 제치고 사망원인 1위 https://www.yna.co.kr/view/AKR20250925087200002)
정부는 더 이상 기존 시스템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선택.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 검진 주기 5배 단축이라는 결단
2024년 10월, 보건복지부가 결정적인 카드를 꺼냈다.
20세에서 34세 청년의 정신건강 검진 주기를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
기존 우울증 검사에 조현병과 조울증 등 조기정신증 선별검사도 추가.
(연합뉴스 보도, 내년부터 20세에서 34세 청년 2년마다 정신건강 검사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7144100530)
(한겨레 보도, 내년부터 20세에서 34살 2년마다 정신건강검사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163122.html)
2024년 8월에는 카카오톡 챗봇으로 우울증 자가검진 서비스를 개시.
카카오톡에서 국립정신건강센터 채널을 추가하면, 9개 문항에 답한 뒤 즉시 결과가 나온다.
위험군이면 카카오맵으로 근처 상담기관까지 바로 연결된다.
(정책뉴스 보도, 카카오톡으로 손쉽게 챙기는 내 마음건강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32778)
고립되고 은둔 중인 청년에게는 SNS 채팅 상담 마들랜이 열렸다.
예약제로 전문 상담사와 최대 13회기까지 비대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헬스조선 보도, 고립과 은둔 청년 대상 예약제 SNS 상담 서비스 시작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5102901082)
화성시는 아예 AI 기반 상담 시스템 점프 프렌즈를 도입했다.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되는 상담.
(연합뉴스 보도, 생성형 AI 기반 고립과 은둔 청년 상담서비스 시행 https://www.yna.co.kr/view/AKR20250616109400061)
지금 상황이 보여주는 것들.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 이후의 흐름
여기까지 기사들을 쭉 모아서 읽어봤다.
그랬더니 몇 가지가 보였다.
우울증 환자 110만 명 시대다.
그런데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여전히 12%대다.
마음건강 모바일 검사로 발견은 쉬워졌다.
그런데 발견된 사람이 실제로 치료까지 이어지는지, 아직 확인된 데이터가 없다.
F코드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012년에 첫 방문은 Z코드로 개선이 있었다.
그런데 약물 처방이 들어가면 여전히 F코드가 찍힌다.
보험 가입 거절 사례는 2022년에도 보도되고 있다.
2024년 자살률 29.1명은 역대급 경고등이다.
정부가 시스템을 바꾸는 속도와, 실제 위기가 확산되는 속도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비대면 상담이라는 새로운 통로가 열렸다.
그런데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
정부 보건 예산 중 정신건강 분야 비중은 1.9%.
정신과 전문의 수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디지털 시스템이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