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세액공제 받으려면 혼인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 혼인신고가 문제였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합산 100만 원을 돌려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혼인신고 서두르지 마”라고 한다.
도대체 뭐가 맞는 걸까.
이 제도를 둘러싼 기사들을 모아서 조합해 봤더니,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가 보였다.
100만 원이라는 숫자 뒤에 숨어 있는 것들이 있었다.
결혼세액공제, 정확히 뭘 주는 건가
2024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조세특례제한법 제92조가 통과됐다.
내용은 단순하다.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 사이에 혼인신고를 하면,
1인당 50만 원. 부부 합산 최대 100만 원.
세금에서 바로 빼준다.
초혼이든 재혼이든 상관없다.
나이 제한도 없다.
생애 딱 1번, 혼인신고한 그 해에만 적용된다.
왜 갑자기 이 제도가 생겼을까
여러 기사들을 모아보니 하나의 흐름이 보였다.
한국의 혼인건수는 2015년 30만 건에서 2023년 19만 건까지 떨어졌다.
결혼이 줄면 출생이 줄고, 출생이 줄면 세금 낼 사람이 줄어든다.
연금도, 국방도, 경제도 흔들린다.
정부는 이걸 국가 비상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과 양육을 세트로 묶어 세제 혜택을 쏟아냈다.
결혼세액공제는 그 세트 중 하나였다.
(연합뉴스, 2024 세법개정안 상세 / 연말정산에 담긴 저출산 해법)
그런데 이 100만 원, 다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기사들을 더 파보니 함정이 보였다.
첫째,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은 받을 수 없다.
세액공제는 내야 할 세금에서 빼주는 것이다.
소득이 적어서 세금 자체가 0원이면 돌려받을 것도 0원이다.
근로소득자 하위 40%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둘째, 이월이 안 된다.
올해 산출세액이 30만 원인데 공제가 50만 원이면,
나머지 20만 원은 그냥 사라진다.
내년으로 넘길 수 없다.
셋째, 혼인신고를 한 그 해에만 적용된다.
2026년 7월에 혼인신고를 했으면, 2027년 연말정산 때 공제받는다.
하지만 2027년에 혼인신고를 하면 이 제도는 이미 끝나있다.
(국세청 공식 안내 PDF / 혼인신고 미루다 결혼세액공제 날린 신혼부부)
100만 원을 받으려고 혼인신고를 했더니, 집이 멀어졌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5년 통계를 보니 신혼부부 5쌍 중 1쌍이 혼인신고를 1년 넘게 미루고 있었다.
이유를 추적해 봤다.
혼인신고를 하면 생기는 일들이 있었다.
대출이 줄어든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디딤돌대출은 미혼이면 개인 소득 기준으로 최대 2억 원까지 가능하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소득을 합산한다.
맞벌이인 경우, 소득 기준을 넘겨서 대출 자격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청약 기회가 반으로 줄어든다.
미혼이면 각자 청약을 넣을 수 있다. 기회가 2번이다.
혼인신고를 하면 세대당 1번이다.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각자 집 1채씩 가지고 있었는데 혼인신고를 하면,
1가구 2주택이 된다.
조정대상지역 기준 취득세가 최대 8%로 뛴다.
(5쌍 중 1쌍 혼인신고 미룬다, 주택마련 불이익, 중앙일보 / 결혼하면 청약 기회 절반, 이투데이 / 日 매체까지 놀란 위장 미혼 확산)
그래서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5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 문제를 공식으로 인정했다.
결혼 페널티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며, 국토교통부에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의 부부합산 소득 기준을 완화하라고 권고했다.
부부 중 소득이 낮은 배우자의 소득 일부를 공제해 주거나, 합산 기준 자체를 개인 기준의 2배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혼인신고 하면 손해라는 구조를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는 건 확인됐다.
(국민권익위, 결혼 패널티 없앤다 / 주담대 혼인 패널티 손본다, 매일경제)
100만 원만 보면 안 되는 이유, 같이 받을 수 있는 것들
결혼세액공제만 따로 떼어놓으면 100만 원이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기점으로 같이 열리는 혜택들을 조합해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혼인과 출산 증여세 공제가 있다.
2024년부터 혼인신고 전후 2년, 총 4년 이내에 부모에게 증여받으면,
기본 5,000만 원에 혼인 추가 1억 원, 1인당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비과세다.
신랑과 신부 양쪽 다 받으면 부부 합산 최대 3억 원까지 세금 없이 받을 수 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이 열린다.
혼인신고 후 7년 이내의 무주택 부부만 신청할 수 있다.
예비 신혼부부도 가능하지만, 입주 전 혼인신고 증명이 필수다.
신생아 특례대출도 있다.
출산 시 연 1%대 금리로 주택 구입자금을 빌릴 수 있다.
(신혼부부에게 총 3억까지 세금 없이 증여, 조선일보 / 신혼부부 특별공급 정리, 토스뱅크)
그런데 이 제도, 진짜 결혼을 늘렸을까
2024년 혼인건수는 22만 2,412건. 전년 대비 14.8% 증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그런데 통계청의 분석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 증가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었다.
코로나 때 미뤄둔 결혼이 한꺼번에 터졌다.
30대 초반 인구가 일시적으로 늘었다.
지자체 결혼장려금이 파격적으로 풀렸다.
결혼세액공제 단독으로 혼인을 끌어올렸다는 근거는 없다고 통계청은 해석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더 직접적이었다.
저소득 청년에게는 세액공제보다 현금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냈다.
(2024년 혼인 통계, 통계청 / 결혼과 출산가구 세액공제 효과 미미, 한국경제 / 세금 깎아줄게 결혼하고 애 낳을래, 한겨레)
아직 말 안 한 것, 2027년 이후는 어떻게 될까
이 제도는 2026년 12월 31일에 끝난다.
오늘 기준으로 약 9개월 남았다.
2027년부터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다만 국회에는 이미 결혼세액공제를 300만 원으로 확대하고 기한을 2027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한 가지 참고할 패턴이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한시적 제도로 시작했지만 10번 넘게 연장됐다.
반면 일몰 예정대로 조용히 끝난 제도도 셀 수 없이 많다.
(혼인세액공제 300만원 확대와 연장 법안 / 신용카드 소득공제 11번째 연장, 머니투데이)
지금 할 수 있는 것, 체크리스트
여기까지의 사실들을 조합했을 때, 각자 상황에 따라 확인할 포인트들이 보였다.
혼인신고 전에 먼저 점검할 것들이다.
나와 상대방의 산출세액이 각각 50만 원 이상인지.
50만 원 미만이면 공제액 일부가 그냥 사라진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지.
혼인신고 시 1가구 2주택이 되면 취득세 중과 가능성이 있다.
청약 전략이 있는지.
미혼 상태면 각자 따로 청약 가능하다. 기회가 2배다.
부모님 증여 계획이 있는지.
혼인신고 전후 2년 이내 증여 시 추가 1억 원 비과세다.
디딤돌이나 버팀목 대출을 계획 중인지.
부부합산 소득 기준으로 바뀌면서 탈락할 수 있다. 단, 기준 완화가 권고 중이다.
신청 방법은 이렇다.
근로자는 연말정산 시 혼인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한다.
사업자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동일 서류를 제출한다.
서류 발급은 정부24 사이트 또는 주민센터에서 가능하다.
(신혼부부 연말정산 체크리스트, 국세청 / 대출 때문에 혼인신고 미루는 부부, 한국일보)
마지막으로,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결혼세액공제로 받는 돈은 부부 합산 최대 100만 원이다.
생애 1회이고 이월이 안 된다.
지방소득세 포함하면 약 110만 원이다.
혼인신고로 달라지는 돈은 이렇다.
디딤돌대출 한도 차이가 수천만 원이다.
청약 기회가 2번에서 1번으로 줄어든다.
1가구 2주택 취득세 중과 시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차이가 난다.
100만 원은 확실하다.
이건 법에 적혀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100만 원을 받기 위해 언제 혼인신고를 하느냐에 따라,
다른 숫자들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2026년 12월 31일이라는 마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마감을 향해 달려가기 전에,
내 상황에서 100만 원보다 큰 숫자가 움직이는 건 없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
그게 이 제도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라는 데이터들이 모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