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통장에 돈이 꽂히는데, 세금은 거의 안 낸다고요?”
요즘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ISA 계좌에 커버드콜 ETF 넣었더니 분배금에 세금이 거의 안 붙어.”
“연금저축에 넣으면 세금을 나중에, 그것도 절반도 안 되는 세율로 낸대.”
매달 현금이 들어오면서, 세금까지 아낄 수 있다니.
솔깃하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조합해서 들여다보니, 단순하지 않은 구조가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유리한 구조이고,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되는 구조였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실들을 모아봤다.
판단은 이 글을 읽는 분이 직접 하시면 된다.
커버드콜 ETF 절세, 도대체 왜 이렇게 난리인가
돈이 폭발적으로 몰리고 있다
2023년 말, 국내 커버드콜 ETF에 들어가 있는 돈은 7,748억 원이었다.
2025년 말, 이 숫자가 14조 5,938억 원이 됐다.
2년 만에 약 19배.
(에너지경제 2025.12.30)
상품 수도 34개에서 50개 넘게 늘었다.
은퇴를 앞둔 5060세대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매달 배당 받는 ETF에 꽂혔다.
(한국경제 2025.3.26)
왜 하필 지금?
2025년 1월, 세법이 하나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절세계좌(ISA, 연금저축)에서 해외 ETF 배당을 받으면, 미국에서 뗀 세금(15%)을 정부가 먼저 돌려줬다.
덕분에 배당금 전액을 재투자할 수 있었다.
2025년 1월부터 이 선환급이 사라졌다.
미국에서 15% 떼고, 나중에 국내에서도 세금을 내는 이중과세 논란이 터졌다.
(조선일보 2025.2.5)
그때 갑자기 주목받은 게 커버드콜 ETF였다.
이유는 하나.
커버드콜 ETF의 분배금은 대부분 옵션 프리미엄에서 나오는데, 이 부분은 이중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 블로그 2025.2.18)
그래서 세금이 정확히 어떻게 달라지는 건데?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을 것이다.
자료를 조합해보니 이런 그림이 나왔다.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의 비밀
국내 세법에 이런 규정이 있다.
국내 장내 파생상품 매매 수익에는 세금을 안 매긴다.
커버드콜 ETF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콜옵션을 파는 전략이다.
그래서 분배금이 두 가지로 나뉜다.
① 주식 배당에서 나온 부분은 15.4% 과세
② 옵션 프리미엄에서 나온 부분은 비과세
분배금의 대부분이 ②에서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은 “배당이 발생하지 않는 기간에는 비과세 분배금 비중이 100%가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Kodex 공지 2025.4.22)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국내 커버드콜 ETF 분배금 중 주식 배당금에만 15.4%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옵션 프리미엄 수익은 비과세”라고 명시했다.
(미래에셋 TIGER ETF)
여기에 절세계좌를 더하면
ISA 계좌에 넣으면 이렇게 된다.
운용 중 세금 없이 분배금 전액 재투자.
3년 후 해지 시 수익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도 9.9%만 낸다. 일반 계좌 15.4%와 비교하면 꽤 차이가 난다.
(매일경제 2025.9.25)
연금저축에 넣으면 이렇게 된다.
운용 중 세금 아예 없음. 과세이연이라고 부른다.
55세 이후 연금으로 꺼낼 때 3.3에서 5.5%만 낸다.
15.4% 낼 돈을 3.3%만 내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중앙일보 2025.5.6)
ISA 만기 후 연금저축으로 옮기면 이런 것도 가능하다.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추가 세액공제까지 받는다.
(조선일보 2024.5.27)
그런데, 아무도 크게 말 안 하는 것들이 있었다
자료를 더 파다 보니, 반대쪽 이야기도 꽤 나왔다.
① 분배금을 많이 받는다는 건, 오를 때 수익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파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주가가 많이 올라도 일정 이상은 못 먹는 구조다.
나스닥100 지수가 20% 넘게 올랐을 때도, 커버드콜 ETF의 주가 수익률은 한 자릿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즈워치 2025.3.6)
분배금으로 연 10%를 받았지만, 같은 기간 일반 지수 ETF는 20%를 벌었다면?
총수익에서 오히려 뒤처진다.
분배금은 공짜 보너스가 아니라, 상승을 포기한 대가라는 것이다.
② 하락장에서는 같이 빠진다
상승은 막혀 있는데, 하락은 뚫려 있다.
기초자산이 급락하면 옵션 프리미엄으로 약간 완충되지만, 원금 손실 자체는 피할 수 없다.
이 비대칭 구조가 장기적으로 쌓이면 원금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다수 있었다.
(네이버 블로그 2025.8.30 / 다음뉴스 2025.8.28)
③ 15년간 세금을 잘못 걷고 있었다는 사실
2025년 7월, 충격적인 뉴스가 나왔다.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15년간 커버드콜 ETF 옵션 프리미엄에 세금을 잘못 부과해왔다는 것이다.
비과세여야 할 옵션 매도 수익을 과세 유보된 이익으로 잘못 인식해서 매도 시 세금을 추가로 뗐다.
금감원 민원을 통해 발견됐다.
(한국경제 2025.7.8 / 연합인포맥스 2025.7.8)
비과세라는 구조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실제 실행 과정에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전례가 확인된 셈이다.
④ 금감원이 계속 경고하고 있다
2024년 7월, 소비자경보 발령.
2025년 2월, 과장 광고 주의보.
2026년 3월, ETF 광고 오인 사례 10건 적시.
금감원은 매달 1% 배당이나 월 150만 원 따박따박 같은 표현이 원금 보장 상품처럼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반복해서 경고하고 있다.
(데일리안 2026.3.5 / 금감원/스카이데일리 2026.3.5)
⑤ ISA에 커버드콜을 굳이 안 담아도 된다는 반론
한 투자 블로거는 이런 분석을 내놨다.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는 이미 일반 계좌에서도 옵션 프리미엄이 비과세다.
ISA의 비과세 한도(200만 원)를 이미 비과세인 상품에 쓰는 건 낭비다.
그 한도는 세금이 붙는 다른 상품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이었다.
(네이버 블로그 2026.2.5)
그렇다면 누가 이 판을 만든 건가
표면의 주체는 운용사들이다
미래에셋, 삼성, 한투, 신한.
이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커버드콜 ETF를 쏟아내고 있다.
이유가 있다.
일반 S&P500 ETF 보수는 연 0.006에서 0.09% 수준이다.
커버드콜 ETF 보수는 연 0.25에서 0.45% 수준이다.
같은 돈이 들어와도, 커버드콜 ETF에서 수 배에서 수십 배 더 많은 수수료를 번다.
(시사저널e 2026.2.4)
실제 결정권자는 기획재정부와 국회다
국내 파생상품 수익 비과세라는 세법.
ISA와 연금저축의 비과세, 과세이연 구조.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
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곳은 기획재정부(입안)와 국회(의결)다.
세법이 바뀌면, 지금의 절세 구조는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실제로 ISA 비과세 한도를 500만 원으로 올리는 법안이 2024년에도, 2025년에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부자 감세라는 비판 때문이다.
(다음뉴스 2025.7.22)
아직 아무도 크게 말하지 않는 시나리오
자료를 조합하다 보니, 한 가지 흐름이 보였다.
커버드콜 ETF 시장이 14조 원을 넘었다.
옵션 프리미엄 비과세 혜택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감원은 계속 경고하고 있다.
2025년에는 15년간의 과세 오류까지 드러났다.
이런 패턴이 과거에도 있었다.
ELS(주가연계증권)가 그랬다.
높은 수익률로 돈이 몰리고,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다가, 2024년 H지수 ELS 사태로 수조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커버드콜 ETF가 같은 길을 갈 거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대규모 자금 유입 이후 과장 광고가 이어지고, 규제 당국이 경고하고, 세법 또는 규제가 변경되는 패턴이 반복되는 구조가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파생상품 수익 비과세 규정은, 커버드콜 ETF가 이 정도 규모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다.
14조 원이 넘는 돈이 이 비과세 구조에 올라타 있다면, 세법을 손질하자는 논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스탁로드 2025.11.10)
내 상황에 맞는 판단을 위한 체크리스트
아래는 검색된 사실들을 상황별로 정리한 것이다.
나는 매달 생활비가 필요한 은퇴자(또는 예비 은퇴자)다
→ 커버드콜 ETF의 월 분배금은 현금 흐름을 만들어준다.
→ 일반 계좌에서 받으면 금융소득 연 2,000만 원 초과 시 종합과세에 건강보험료 폭탄 가능.
→ ISA나 연금저축 안에서 받으면 종합과세 합산 대상에서 제외된다.
→ 다만, 연금저축에서 연간 1,500만 원 초과 인출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나는 아직 30에서 40대고, 자산을 불리는 게 먼저다
→ 상승장에서 수익이 제한되는 커버드콜 ETF보다, 일반 인덱스 ETF가 총수익에서 앞서는 경향이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
→ 분배금을 받아서 재투자하는 것보다, 애초에 분배금 없이 자동으로 재투자되는 구조(일반 지수 ETF)가 복리 효과에 유리할 수 있다.
→ ISA의 비과세 한도(200만 원)는 세금이 붙는 해외 ETF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고 싶다
→ 금융소득(이자와 배당 합산) 연 2,000만 원 초과 시 피부양자 자격 박탈.
→ 일반 계좌에서 커버드콜 ETF 대량 보유 시 이 기준 넘을 수 있다.
→ ISA나 연금저축 안에서 운용하면 이 소득은 금융소득에 합산되지 않는다.
세법이 바뀔까 봐 걱정된다
→ 국내 파생상품 수익 비과세는 법률 사항이다. 국회가 바꾸면 사라진다.
→ 14조 원이 넘는 자금이 이 구조에 올라타 있어, 정부가 세법을 손질할 동기가 생길 수 있다.
→ ISA 비과세 한도 확대조차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 세법이 바뀌기 전에 이미 만들어둔 계좌와 기존 투자분에 대해 어떤 경과 조치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증권사를 믿어도 되나
→ 2025년 7월,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15년간 커버드콜 ETF에 세금을 잘못 걷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비과세여야 할 옵션 프리미엄에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 금감원 민원을 통해 발견됐다. 증권사가 스스로 고치지 않았다.
→ 본인 계좌의 과세 내역을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 사례다.
(한국경제 2025.7.8 / 이코노미스트 2025.7.11)
이 글에서 다룬 모든 내용은 검색으로 확인된 사실과, 그 사실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조합한 것이다.
커버드콜 ETF와 절세계좌의 조합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결국 각자의 나이, 소득, 투자 기간, 현금 흐름 필요 여부에 따라 다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같은 상품이라도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세금이 수배 차이 난다는 것은 구조적 사실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구조가 영원히 유지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