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만기 연금전환하면 49만 원 돌려받는다는데, 진짜 그게 끝일까?”
3년.
꼬박 묶어둔 내 돈.
이제 드디어 만기가 왔다.
주변에서 다들 이야기한다.
“연금저축으로 옮기면 세액공제 추가로 받는다.”
“최대 300만 원 공제에, 49만 원 돌려받을 수 있다.”
그래서 옮기려고 했는데.
검색하면 할수록 궁금한 게 생긴다.
옮기면 그 돈, 언제 다시 쓸 수 있는 건지.
옮기고 나서 후회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왜 증권사들이 상품권까지 주면서 옮기라고 하는 건지.
이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모아서 조합해봤다.
발견한 것들을 정리한다.
ISA 만기 연금전환,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2026년 1월 기준, ISA 가입자 수는 807만 명.
가입 금액은 54조 7,000억 원을 넘겼다.
1월 한 달에만 42만 명이 새로 가입했고, 6조 4,000억 원이 불어났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전자신문 2026.2.26)
왜 이 시기에 난리일까.
2021년 출시된 중개형 ISA의 의무 가입 기간 3년이 순서대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백만 명의 만기가 한꺼번에 찾아오는 중이다.
이 돈을 잡기 위해 21개 증권사가 동시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은 최대 160만 원 규모의 리워드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수십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내걸었다.
(서울경제 2026.3.2 / 글로벌이코노믹 2026.3.4)
증권사가 상품권을 주면서까지 이 돈을 붙잡고 싶어 하는 이유.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것들이 보인다.
왜 이 제도가 만들어졌을까, 돈의 흐름을 따라가봤다
ISA 만기 연금전환 제도의 뼈대는 이렇다.
ISA 해지 후 60일 이내 연금계좌(연금저축 또는 IRP)에 입금하면
전환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 추가 세액공제.
(동아일보 2024.2.4)
기존 연금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 원인데,
ISA 전환분이 붙으면 그 해 1,200만 원까지 세액공제 가능.
그런데 이 혜택을 설계한 곳은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다.
2016년 영국 ISA를 본떠 만든 이 제도의 공식 취지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국민의 자산형성 지원.”
(금융위원회 2015.8.6)
여기서 하나 발견한 것이 있다.
이 제도가 만들어내는 자금의 방향이다.
단기 투자 자금인 ISA에서 장기 노후 자금인 연금으로.
그리고 자본시장에 오래 머무는 돈으로.
정부 입장에서는 국내 자본시장에 장기 체류하는 돈이 많아진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연금계좌에 들어온 돈이 55세까지 수십 년간 묶인다.
그 돈에서 운용 수수료가 나온다.
상품권을 주면서까지 잡으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아시아투데이 2026.1.4 / 조선비즈 2026.1.12)
내가 지금 당장 받는 것, 숫자로 확인한 혜택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시나리오를 조합해봤다.
ISA 만기 자금 3,000만 원을 연금계좌로 전환하는 경우.
첫해.
3,000만 원의 10%인 30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49만 5,000원 환급.
총급여 5,500만 원 초과라면 39만 6,000원 환급.
나머지 2,700만 원은 어떻게 되나.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이다.
연금저축 계좌에 넣은 경우, 이듬해부터 세금 없이 꺼낼 수 있다.
(뉴스토마토 관련 보도)
꺼내지 않고 남겨두는 선택도 있다.
매년 900만 원씩 세액공제 전환 신청을 하면,
3년에 걸쳐 추가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4년 합산 최대 약 496만 원 환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선일보 2024.5.27)
여기에 증권사 이벤트 보너스까지 더해진다.
전환 시 상품권 10만에서 7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추가로 받은 사례들이 보도됐다.
(조선일보 2024.9.27)
아무도 크게 말하지 않는 부분, 옮긴 뒤 생기는 조건들
혜택을 모으다 보니, 반대쪽 이야기도 발견됐다.
검색해서 나온 사실들만 정리한다.
55세 전에 꺼내면, 돌려받은 것보다 더 낸다
세액공제 받은 300만 원과 운용 수익을
만 55세 전에 인출하면 16.5% 기타소득세가 붙는다.
예를 들어, 49만 5,000원 돌려받았는데
55세 전에 300만 원을 꺼내면 세금 49만 5,000원 발생.
돌려받은 것과 거의 같은 금액을 다시 내게 된다.
(매일경제 2026.2.23 / 조선일보 2024.1.6)
연금저축 vs IRP, 돈을 꺼낼 수 있느냐 없느냐
연금저축으로 옮긴 경우.
세액공제 받지 않은 2,700만 원은 페널티 없이 중도 인출 가능.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꺼낼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프리즘 2026.2.2 / 불리오 ISA 총정리 2024.12.3)
IRP로 옮긴 경우.
원칙적으로 55세까지 중도 인출 불가.
법정 사유(3개월 이상 요양, 파산, 천재지변 등)가 아니면 돈을 뺄 수 없다.
이 차이가 나중에 꽤 크게 갈린다.
나중에 연금 탈 때, 1,500만 원의 벽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으면 세율이 3.3에서 5.5%로 낮다.
하지만 사적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 원을 넘기면
전액 종합소득세(6.6에서 49.5%) 또는 16.5%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ISA 전환 자금이 연금계좌에 쌓이면,
나중에 이 1,500만 원 한도를 넘기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
(조선일보 2025.2.3 / 중앙일보 2025.5.6)
해외 ETF 투자자라면, 이중과세 변수
2025년 초, 연금계좌와 ISA의 해외 배당 이중과세 논란이 터졌다.
해외에서 원천징수된 세금이, 연금 인출 시 다시 과세되는 구조.
ISA에는 크레딧 적립 방식으로 해결책이 나왔지만,
연금계좌는 아직 법 개정이 진행 중인 상태다.
(중앙일보 2025.2.10 / KB자산운용 2025.4.7)
보이지 않는 흐름, 제도 뒤에서 움직이는 것들
여러 기사를 모아서 보니, 하나의 패턴이 보였다.
패턴 1. 혜택 확대 약속이 나왔다가 무산되고, 다시 추진되는 반복.
2024년 초, 대통령이 ISA 비과세 한도 대폭 확대를 직접 언급.
납입한도 2배(연 4,000만 원), 비과세한도 2.5배(500만 원)로 추진했으나
2025년 2월 국회에서 법안 무산.
(Daum 2025.2.11)
2025년 말, 생산적 금융 ISA라는 이름으로 다시 추진 중.
비과세한도 1,000만 원 이상, 납입한도 2억 원까지 올리는 내용.
하지만 2026년 3월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
(매일경제 2025.12.4)
이 패턴 속에서 발견한 것이 있다.
현재 확정된 혜택만으로 판단해야지,
앞으로 더 좋아질 거야를 기대하고 결정하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점.
패턴 2. 이벤트 경쟁 과열 뒤에 규제 신호가 따라온다.
증권사 간 우대 수수료와 현물성 이벤트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
이미 보도가 나왔다.
(조선비즈 2026.1.12)
지금의 이벤트 혜택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실제로 어떻게 하면 되는지, 단계별 정리
기사와 금융사 안내를 조합해서 나온 실제 절차를 정리한다.
STEP 1. ISA 안의 모든 자산을 매도한다.
주식, ETF, 펀드 등 전부 현금화해야 한다.
만기일 기준 30일 이내에 매도하지 않은 수익은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네이버페이 머니스토리 2026.1.12)
STEP 2. ISA를 해지한다.
의무가입기간 3년이 지났다면 별도 불이익 없이 해지 가능.
STEP 3. 60일 이내에 연금계좌로 이체한다.
이때 반드시 금융사의 연금전환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일반 계좌이체로 보내면 전환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농민신문 2025.11.19 관련 보도)
STEP 4.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신청한다.
전환한 해의 연말정산에서만 추가 300만 원 공제가 적용된다.
잊으면 그냥 날아간다.
STEP 5. 해지 당일 ISA 재가입이 가능하다.
계좌 폐쇄 완료 후 바로 새 ISA를 개설할 수 있다.
납입한도, 비과세한도 모두 리셋.
이게 풍차돌리기의 시작점이다.
(미래에셋증권 2021.4.21 / 메일리 2024.5.30)
체크리스트, 내 상황에 대입해보는 5가지
여러 자료를 모아서 조합하니, 결국 이 다섯 가지가 갈림길이었다.
첫째. 나는 55세까지 이 돈을 안 쓸 수 있는가.
쓸 가능성이 있다면, 연금저축이 IRP보다 유리하다.
세액공제 안 받은 원금은 꺼낼 수 있으니까.
둘째. 내 연금계좌에 이미 얼마가 쌓여 있는가.
많이 쌓여 있으면, 나중에 연 1,500만 원을 넘겨서
세금이 확 올라가는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
셋째. ISA에서 지금 수익인가, 손실인가.
손실 중이면 해지하지 않고 만기 연장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ISA의 손익통산,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줄이는 기능을 살리는 게 낫다.
(동아일보 2025.11.23)
넷째. 이자와 배당 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긴 적이 있는가.
직전 3년 중 한 번이라도 넘겼다면,
ISA 재가입이 불가능하다. 풍차돌리기가 멈춘다.
(조선일보 2024.11.29)
다섯째. 연금계좌에서 해외 ETF에 투자할 계획인가.
이중과세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 변수를 알고 들어가는 것과 모르고 들어가는 것은 다르다.
이 이야기를 모아서 발견한 것
세액공제 49만 원.
4년 합산 최대 496만 원.
숫자만 보면 움직이고 싶어진다.
그런데 기사들을 쭉 모아보니,
이 혜택은 55세까지 안 꺼내겠습니다라는 약속과 교환하는 것이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에게는 확실한 이득이고,
지킬 수 없는 사람에게는 16.5%라는 숫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증권사가 상품권을 주면서까지 전환을 유도하는 건,
그 돈이 수십 년간 자기네 계좌에 머물러주기 때문이었다.
혜택의 숫자도 사실이고,
그 뒤의 조건도 사실이다.
어떤 쪽이 내 상황에 맞는지는,
내 나이, 내 소득, 내가 이 돈을 쓸 시점을 대입하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