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월급인데, 왜 나만 연말정산에서 0원일까. 절세계좌 3종 세트의 존재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꼭 이런 이야기가 돈다.
“나는 80만 원 돌려받았어.”
“나는 148만 원.”
같은 회사, 비슷한 연봉인데 환급액이 다르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절세계좌 3종 세트라는 걸 조합해보니 발견할 수 있었다.
연금저축, IRP, ISA.
이 세 계좌에 돈을 넣는 순서와 금액만 알면,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돈이 달라진다.
그런데 대부분은 계좌만 만들어놓고, 순서를 모른다.
여기에 모은 자료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왜 이런 제도가 존재하는 걸까. 정부가 말 못 하는 배경
이 절세 혜택이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현 제도하에서 국민연금 적립기금은 2055년경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KDI –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
2025년에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43% 조정이 이루어졌지만, 이것만으로는 기금 고갈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과기대신문)
보험연구원은 이 상황을 이렇게 분석했다.
다층 연금체계를 통해 청년 부담 완화 및 미래세대 신뢰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보험연구원)
풀어서 말하면 이렇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부족하니, 국민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도록 당근을 준 것이다.
그 당근이 바로 세액공제. 돈을 넣으면 세금을 돌려주는 구조.
그리고 2022년 세법개정으로 한도가 확 올랐다.
기존 연금저축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IRP 포함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방송작가 웹진)
이 결정을 설계한 곳은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다.
매년 7월에 세법개정안을 만들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12월에 통과시키는 구조다.
표면적 주체는 국회지만, 실질적 설계는 기획재정부가 한다.
숫자만 기억하면 된다. 600, 300, 그리고 순서
자료들을 모아보니,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순서가 있었다.
연금저축, IRP, ISA, 다시 연금저축.
이 순서를 아시아경제, 한국경제, 중앙일보 등 여러 매체에서 동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한국경제) (중앙일보)
STEP 1. 연금저축에 600만 원
연금저축이 1순위인 이유가 있다.
급할 때 돈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원금은 패널티 없이 인출 가능하다. (아하)
IRP는 이게 안 된다.
무주택 주택구입, 6개월 이상 요양 같은 법정 사유가 아니면 아예 못 뺀다.
그리고 연금저축은 주식형 ETF에 100% 투자가 가능하다.
IRP는 70%까지만 된다. 나머지 30%는 반드시 안전자산을 담아야 한다.
환급 계산을 보면 이렇다.
연봉 5,500만 원 이하일 때 600만 원 × 16.5% = 99만 원
연봉 5,500만 원 초과일 때 600만 원 × 13.2% = 79만 2천 원
STEP 2. IRP에 300만 원
연금저축 + IRP 합산 세액공제 한도가 900만 원이다.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넣었으니, 남은 300만 원을 IRP에 넣는다.
추가 환급을 보면 이렇다.
연봉 5,500만 원 이하일 때 300만 원 × 16.5% = 49만 5천 원
연봉 5,500만 원 초과일 때 300만 원 × 13.2% = 39만 6천 원
여기까지 합치면 최대 148만 5천 원 환급. (뱅크샐러드)
단, 기억해야 할 게 하나 있다.
IRP에는 30% 안전자산 룰이 있다.
예를 들어 300만 원을 넣으면, 90만 원은 채권형 ETF 같은 안전자산에 넣어야 한다.
STEP 3. ISA에 여유자금
ISA는 세액공제가 없다.
대신 투자 수익에 세금을 덜 내는 구조다.
수익 200만 원까지 비과세. 서민형은 400만 원.
그 이상은 9.9% 분리과세. 일반 계좌에서 15.4% 내는 것보다 낮다.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 원이고, 3년은 유지해야 혜택을 받는다. (한국경제)
STEP 4. ISA 만기 자금을 연금저축으로 옮기기
이 부분이 모아본 자료 중에서 가장 놓치기 쉬운 포인트였다.
ISA를 3년 유지한 뒤 해지하고, 60일 이내에 연금저축이나 IRP로 자금을 옮기면 추가 세액공제를 받는다.
이전 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 (미래에셋증권)
3,000만 원을 옮기면 300만 원 추가 세액공제.
그 해에 기존 900만 원 + 추가 300만 원 = 1,200만 원까지 공제 가능. (뉴스토마토)
이걸 ISA 풍차돌리기라고 부른다.
3년마다 해지, 연금계좌 전환, 새 ISA 재가입.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 매번 비과세 한도도 새로 생기고, 추가 세액공제도 받는다. (조선일보)
단, ISA에서 수익이 200만 원이 안 되면 굳이 해지할 필요 없다.
비과세 한도를 채웠을 때 해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경제)
맞벌이라면 각자 채우는 게 더 낫다
세액공제 한도는 개인 단위다.
부부가 한쪽에 몰아넣는 것보다, 각자 900만 원씩 채우는 게 환급이 더 크다.
부부 합산 최대 297만 원. (CPA뉴스)
배우자 명의 연금저축을 내가 공제받는 건 불가능하다.
반드시 본인 명의, 본인 납입이어야 한다.
여기서 발견한 함정. 이 전략이 안 먹히는 경우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이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 조건도 발견됐다.
하나. 내가 낼 세금이 0원일 때.
결정세액이 없으면, 더 깎아줄 게 없다.
이 경우 연금저축보다 ISA를 먼저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국경제)
둘. 55세 전에 큰돈이 필요할 때.
IRP는 못 뺀다. 연금저축도 세액공제 받은 금액 인출 시 16.5% 기타소득세가 붙는다. (보험연구원 PDF)
3에서 5년 안에 결혼자금, 전세금, 큰 지출이 예상된다면 신중해야 한다.
셋. 나중에 연금을 많이 받으면 세금이 올라간다.
사적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전체 금액에 종합과세(6.6%에서 49.5%) 또는 분리과세(16.5%)가 적용된다. (조선일보)
지금 절세한 돈이, 미래에 더 높은 세율로 과세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넷. 법이 바뀔 수 있다.
현재 연금소득에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지만, 이건 부과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는 상태라는 지적이 있다. 나중에 법이 바뀌면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블라인드)
2026년, 달라지고 있는 것. ISA 제도가 바뀌는 중이다
2026년 1월, 정부가 국민성장형 ISA를 발표했다.
납입 한도를 연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비과세 한도를 최대 1,000만 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조선비즈)
단, 기획재정부 차관은 최대한 확대할 계획이라고만 했고, 세부 수치는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된다. 아직 논의 단계인 부분이 있다. (프리즘)
흐름을 보면 방향은 읽힌다.
한도가 올라갔지, 한 번도 줄어든 적은 없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은 유지되거나 확대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한눈에 보는 정리. 내 상황에 맞춰 판단하면 된다
| 연금저축 | IRP | ISA | |
|---|---|---|---|
| 세액공제 | 연 600만 원 한도 | 합산 900만 원 한도 | 없음 |
| 수익 과세 | 연금 수령 시 3.3에서 5.5% | 동일 |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 9.9% |
| 급할 때 인출 | 세액공제 안 받은 원금은 가능 | 거의 불가 | 3년 전 해지 시 혜택 소멸 |
| 위험자산 비중 | 100% 가능 | 70%까지 | 제한 없음 |
| 납입한도 | 합산 연 1,800만 원 | 좌동 | 연 2,000만 원 |
연봉 5,500만 원 이하일 때 최대 환급 시나리오를 보면 이렇다.
연금저축 600만 원에서 99만 원
IRP 300만 원에서 49.5만 원
합계 148.5만 원
ISA 풍차돌리기 해에 추가 최대 49.5만 원
여기까지가 검색으로 모은 팩트들이다.
이 숫자들과 조건들을 자신의 연봉, 지출 계획, 자금이 묶여도 되는 기간에 대입해보면 판단이 가능하다.
148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가 있고, 그 구조에는 순서가 있다.
동시에, 그 구조가 안 맞는 상황도 분명히 존재한다.
두 가지 모두 확인한 뒤 움직이면, 불필요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