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지원금 받았는데 주유소 뺑뺑이 돌리는 사람들이 모르는 세 가지

고유가지원금 신청 시작됐는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

4월 27일, 드디어 고유가지원금 1차 신청이 시작됐다.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뚫고 올라가면서 정부가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256만 명에게 1인당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정책이다. 총 4조 8천억 원 규모.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는 시대에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기름값 때문에 주는 돈인데 정작 주유소에서 못 쓴다고?” 소셜미디어에서 터져 나온 첫 반응이었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 먹으라는 거냐”는 자조 섞인 댓글이 수천 개 달렸다.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52%, 반대 38%로 나왔지만, 체감 온도는 숫자와 완전히 달랐다.

전쟁이 터지고 기름길이 막히기까지, 한 달 반 만에 벌어진 일들

이 지원금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었다.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 3월 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가 막혔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60% 이상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돌파했고,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92원까지 뛰었다.

3월 13일 정부가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지만 체감 효과는 미미했다. 3월 31일 정부가 26.2조 원 규모 추경을 편성했고, 이 안에 고유가지원금이 포함됐다. 4월 10일 여야 추경 합의. 4월 17일 호르무즈 해협이 상선에 한해 일부 열렸지만 유가는 95달러대에서 안 내려왔다.

한 달 반 만에 전쟁 터지고, 기름길 막히고, 기름값 폭등하고, 추경까지 나온 거다.

(이란 전쟁의 전체 흐름이 궁금하면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유소 10곳 중 6곳이 사용 불가라니, 이게 고유가 지원금 맞나

가장 뜨거운 논란이었다.

고유가지원금 사용처는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으로 제한됐다. 전국 주유소 1만 752곳 중 이 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4,530곳. 전체의 42%뿐이었다. 나머지 58%는 사용 불가. 수도권은 더 심각했다. 경기도 8%, 인천 10%대, 서울 20%대 초반. 울산은 조례 문제로 259곳 전부 사용이 안 됐다.

주유소는 업종 특성상 세금 비중이 높아서 실제 마진이 적어도 매출 자체는 30억을 쉽게 넘긴다. 한국석유유통협회 관계자는 “도시에선 지원금을 쓸 수 있는 주유소를 찾기 힘들어 소비자 체감 활용도는 더 낮다”고 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한마디 했다. “국민들만 주유소 뺑뺑이를 돌리고 있다. 이건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아니라 국민 짜증 유발금이다.”

재작년 소득으로 줄을 세우는데 지금 폐업한 사람은 어쩌라고

두 번째 폭탄은 건강보험료 기준이었다.

소득 하위 70%를 가르는 기준이 건보료인데, 지금 부과되는 건보료가 2024년, 그러니까 재작년 소득을 반영하고 있었다. 건보료 체계상 작년 소득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거쳐 7월에 확정되고, 11월부터 반영된다. 결국 올해 내는 건보료에는 2년 전 벌어들인 돈이 찍혀 있는 거다.

“2년 전엔 장사가 됐는데 지금은 폐업했다. 그런데 건보료가 높으니까 탈락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 쏟아졌다. 작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때도 같은 문제로 이의신청이 16만 8천 건 쏟아졌고, 그중 79.2%가 구제됐다.

정부도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 알면서 또 같은 방식을 썼다.

(건보료 기준과 가구별 커트라인 숫자는 이 글에서 바로 비교할 수 있다)

수도권 10만 원이면 주유 딱 한 번 분량인데 이걸로 뭘 하라는 건가

금액도 논란이었다.

수도권 일반 대상자 1인당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 인구감소 우대지역 20만 원. 특별지역 25만 원. 기초수급자는 수도권 55만 원, 비수도권 최대 60만 원.

지금 휘발유 리터당 약 1,992원 기준, 50리터 한 번 넣으면 약 10만 원이다. 수도권 일반 대상자가 받는 금액이 딱 주유 1회분. 그런데 그 주유소에서 쓸 수도 없다. “10만 원으로 한 달 기름값도 안 되는데 이름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니” 같은 반응이 연일 화제였다.

20대와 30대에서 반대 의견이 특히 높았다. “지금 쓰는 추경이 미래세대 재화를 끌어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18~20대 반대가 57.7%로 찬성 32.8%를 압도했다.

이의신청은 5월 18일부터, 탈락했다고 그냥 넘기면 안 된다

건보료 때문에 탈락했는데 지금 소득이 줄었다면 구제받을 수 있다.

이의신청 기간은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대상은 세 가지다. 기준일(3월 30일) 이후 출생한 아이가 있는 경우, 해외 체류 후 귀국한 경우, 실직이나 폐업으로 소득이 줄어든 경우. 국민신문고 온라인 접수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오프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작년에도 대부분 구제됐으니 해당되면 반드시 넣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 더. 고유가 피해지원금 관련해서 URL 링크가 포함된 문자는 100% 사기다. 정부와 카드사는 링크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

(이의신청 절차와 대상 확인, 신청 방법은 이 글에 정리돼 있다)

결국 이건 이름값 못 하는 지원금이다

솔직히 말하면, 고유가지원금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원유 수입 의존도 70% 이상인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건 사실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류비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고, 서민 지갑이 얇아진다. 돈이 돌아야 사람들이 살 수 있다는 논리도 맞다.

문제는 “기름값 때문에 주는 돈”이라면서 기름을 넣을 수 없게 만든 설계 자체에 있다. 2년 전 소득으로 줄을 세우고, 주유소 58%에서 사용을 막고, 수도권은 주유 1회분을 주면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는 이름을 붙인 건 솔직히 무리가 있다. 2008년 유가환급금, 2020년 재난지원금, 2021년 4차 재난지원금 때마다 같은 논란이 반복됐다. 매번 “빠르게 뿌려야 한다”는 명분 아래 기준을 대충 긋고, 빠진 사람들이 들고일어나면 그때서야 이의신청 제도를 여는 수순.

이건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아니라 지역상품권 경기부양책에 “고유가”라는 이름표만 붙인 거 아닌가. 이름값을 하려면 그 이름에 맞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니 “기름 못 넣는 고유가 지원금”이라는 조롱이 나오는 거다.

Q&A

Q1. 고유가지원금 대상인지 가장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은?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앱에서 본인 건보료 납부액을 조회하면 된다. 직장가입자 기준 1인 가구 월 약 13만 8천 원 이하면 대상이다. 국민비서 사전알림을 신청하면 수령 가능 금액까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Q2. 주유소에서 정말 사용이 안 되나?
연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가맹 주유소에서만 가능하다. 전국 주유소의 58%가 이 기준을 넘기 때문에 대부분 사용이 안 된다. 수도권은 사용 가능 주유소가 12% 수준이다.

Q3. 건보료 기준이 재작년 소득이라 탈락했는데 구제받을 수 있나?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실직, 폐업 등 소득 변동 증빙을 제출하면 재심사를 받는다. 작년 이의신청 구제율이 79.2%였다.

Q4. 1차 신청 기간에 일반 대상자도 신청할 수 있나?
안 된다. 1차(4월 27일~5월 8일)는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전용이다. 일반 소득 하위 70% 국민은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2차 신청이다.

Q5. 지원금을 8월 31일까지 안 쓰면 어떻게 되나?
소멸된다. 환급이나 이월은 없다. 기한 내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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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고유가 지원금’인데 주유소에선 못 쓴다?…실효성 논란 (YTN) — 주유소 사용 제한 현황과 수도권 가맹률 실제 데이터가 담겨 있다.
  2. 고유가 지원금 52% “찬성”…20·30대는 “반대” 우세 (네이트뉴스) — 세대별, 정치 성향별 여론조사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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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시작, 온·오프라인 신청 안내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정부 공식 발표 자료로 신청 방법과 일정이 가장 정확하게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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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펌] 관련 더 많은 글 보기 : https://fineirean.com/category/blog/issue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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