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 확인했더니 주유소 88%가 사용 불가라는 충격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인데 기름 못 넣는 아이러니

4월 27일부터 드디어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이 시작된다.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577만 명에게 1인당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지급하는 정책이다. 총 사업비 6조 1,400억 원, 국비만 4조 8,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름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니까 당연히 주유소에서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전국 주유소의 60% 이상이 연매출 30억 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이 안 됐다. 수도권은 더 심각했다. 사용 가능한 주유소가 고작 12%밖에 안 됐다. 울산은 조례상 주유소 가맹점 등록 자체가 제한돼서 259곳 전부 사용 불가였다. 국회에서 천하람 원내대표가 “고유가 피해지원금인데 주유소에서 못 쓴다는 게 우스꽝스럽다”고 했는데, 솔직히 웃기다 못해 허탈한 상황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기름 못 넣는 고유가 지원금이라니 이게 코미디냐”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 먹으라는 거냐”는 자조 섞인 댓글이 수천 개 달렸다.

중동 전쟁에서 내 통장까지, 기름값 폭등 타임라인

이 지원금이 나오게 된 배경부터 짚어보자. 올해 일어난 일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흐름이 보인다.

2026년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 3월 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고, 세계 석유 수송의 약 20%가 막혔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했다. 3월 말 한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992원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휘발유 7%에서 15%, 경유 10%에서 25%로 확대했지만 체감 효과가 부족했다. 3월 31일 정부가 26.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이 안에 4.8조 원짜리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들어갔다. 4월 10일 여야가 추경안에 합의했고, 4월 17일 호르무즈 해협이 상선에 한해 일부 개방됐지만 유가는 여전히 95달러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한마디로, 전쟁이 터지고 기름길이 막히고 기름값이 폭등해서 정부가 돈을 풀기로 한 거다.

내가 대상자인지 건보료로 확인하는 법이 함정이라고?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은 소득 하위 70%다. 확인 방법은 건강보험료 납부액이다. 직장가입자 기준 1인 가구 월 건보료 약 13만 8천 원 이하, 4인 가구 약 36만 원 이하면 대상에 포함된다.

문제는 이 건보료가 2024년 소득을 기준으로 산출된 금액이라는 점이다. 작년에 장사가 망해서 소득이 반 토막 났어도 재작년 기준 건보료가 높으면 탈락한다. 반대로 재작년엔 소득이 낮았는데 지금은 잘 버는 사람이 받을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연봉 1억도 받을 수 있다는 게 실화냐”라는 반응이 나온 게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작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의신청이 16만 8,252건 쏟아졌고, 그중 79.2%가 구제됐다. 정부도 이 문제를 알고 있었다. 알면서 또 같은 방식을 썼다.

수도권 10만 원이면 주유 딱 한 번인데 이걸로 뭘 하라는 건가

지급 금액 구조를 보자. 수도권 일반 대상자는 1인당 10만 원이다. 비수도권은 15만 원, 인구감소 우대지역 49곳은 20만 원, 인구감소 특별지역 40곳은 25만 원이다. 기초수급자는 수도권 55만 원, 비수도권 60만 원까지 올라간다.

현재 휘발유 리터당 약 1,992원 기준, 50리터 한 번 주유하면 약 10만 원이다. 수도권 일반 대상자가 받는 금액이 딱 주유 1회분이다. 그런데 그 주유소에서 쓸 수도 없다. 소셜미디어에서 “10만 원으로 한 달 기름값도 안 되는데 이름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니”라는 반응이 연일 화제였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이 지원금 지급에 대해 “잘된 일”이라는 응답이 52%,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38%였다. 찬반이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결국 금액의 실효성보다 “내 편이 한 일이냐 아니냐”가 판단 기준이었던 셈이다.

1차 신청 놓치면 2차까지 두 달을 기다려야 한다

신청 일정도 꼼꼼히 봐야 한다. 1차 신청은 4월 27일부터 5월 8일까지인데, 이건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만 해당된다. 일반 소득 하위 70% 국민은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2차 신청이다. 카드사 앱이나 홈페이지, 지역사랑상품권 앱에서 온라인 신청이 되고, 주민센터나 은행 영업점에서 오프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중 선택할 수 있고,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 사용처는 본인 주소지의 매출액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이다. 유흥업종이나 사행업종은 제외된다.

한 가지 더, 스미싱 주의다. 정부는 고유가 피해지원금과 관련해 URL 링크가 포함된 문자는 100% 사기라고 공식 경고했다. 카드사나 정부 명의로 링크 문자는 절대 보내지 않는다.

2008년 유가환급금 때도 똑같았는데 왜 안 고치는 건가

사실 이 싸움은 처음이 아니었다. 2008년 유가환급금 때 경차 서민이 빠졌고, 2020년 재난지원금 때 건보료 기준 논란이 터졌고, 2021년 4차 재난지원금 때 자영업자가 폭발했다. 매번 “빠르게 뿌려야 한다”는 명분 아래 기준을 대충 긋고, 빠진 사람들이 들고일어나면 그때서야 이의신청 제도를 연다. 이번에도 똑같은 수순이었다.

편의점은 이번에도 수혜 업종이다. 작년 소비쿠폰 첫 주에 편의점 매출이 전년 대비 9% 올랐고, 대형마트는 전면 배제됐다. 기름값 때문에 주는 돈이 편의점으로 흘러가는 구조가 세 번째 반복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아니라 지역상품권 경기부양책에 “고유가”라는 이름표만 붙인 거 아닌가 싶다. 유가가 더 오르면 10만 원짜리 지원금은 한 달 기름값의 반도 안 된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유가가 170달러대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가 정말 기름값 부담을 줄이고 싶었다면 주유소 사용 제한부터 풀었어야 했다. 이름값을 하려면 그 이름에 맞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으니 “기름 못 넣는 고유가 지원금”이라는 조롱이 나오는 거다.

Q&A

Q1.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상인지 가장 빠르게 확인하는 방법은?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나 앱에서 본인 건보료 납부액을 조회하면 된다. 직장가입자 기준 1인 가구 월 13만 8천 원 이하면 대상이고, 5월 18일 2차 신청 시작 전 국민비서 사전알림을 신청하면 수령 가능 금액까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Q2. 주유소에서 정말 못 쓰는 건가?
연매출 30억 원 이하 주유소에서는 가능하다. 다만 전국 주유소의 60% 이상이 이 기준을 넘기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 주유소에서 사용이 제한된다. 본인 거주지역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목록에서 주유소가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Q3. 건보료 기준이 재작년 소득이라 탈락했는데 이의신청 되나?
된다.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국민신문고 또는 주민센터에서 이의신청이 가능하다. 작년 민생회복 소비쿠폰 때도 이의신청의 79.2%가 구제됐기 때문에 최근 소득이 줄었다면 반드시 신청하는 게 좋다.

Q4. 카드로 받으면 주유소에서 쓸 수 있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받으면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쓸 수 있는데, 주유소도 이 매출 기준을 충족하면 사용이 된다. 다만 대형 주유소 대부분이 30억 초과이므로 동네 소규모 주유소 위주로 확인해야 한다.

Q5. 1차 신청 기간(4월 27일~5월 8일)에 일반 대상자도 신청할 수 있나?
안 된다. 1차는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전용이다. 소득 하위 70% 일반 대상자는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2차 신청만 가능하다.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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