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5일.
이날 국세청에서 두 가지 뉴스가 동시에 나왔다.
하나는 청년 근속지원금(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의 대폭 개편 소식.
다른 하나는 연예인 가족법인 탈세 추징과 대형 베이커리카페 상속세 회피 실태조사 착수.
청년들은 지방에서 2년을 일해야 최대 720만 원을 받는다.
그런데 같은 시기, 연예인들은 수백억 원의 세금을 피해 왔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 두 이슈가 같은 날 터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이게 같은 나라 맞냐”는 반응이 폭발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시간순으로 따라가 본다.
청년 근속지원금, 2년 일해야 720만 원이라는 현실
2026년 1월 26일, 고용노동부는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제도를 개편해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비수도권에서 취업한 청년이 6개월 이상 근속하면 2년간 최대 72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 발표. 비수도권 기업 2년 근속 청년에 최대 720만원)
한 달에 60만 원씩, 꼬박 출근해야 받는 돈이다.
인구감소지역이면 조금 더 주고, 수도권이면 더 적다.
청년들 입장에서는 비수도권에서 버텨야 주는 돈이었다.
그런데 바로 같은 날.
국세청에서 전혀 다른 뉴스가 나왔다.
청년 근속지원금 720만 원 vs 차은우 200억 추징. 같은 날의 충격
2026년 1월 22일, 이데일리는 단독으로 보도했다.
가수 겸 배우 차은우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200억 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을 통보받았다고.
조사4국은 국세청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곳이다.
대기업, 고액 자산가, 고의적 탈세 혐의자를 다루는 특별조사 전담 부서.
차은우가 여기 걸렸다는 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스타뉴스. 저승사자 조사4국 투입, 탈세 작정했다는 뜻)
구조는 이랬다.
차은우의 어머니가 대표로 등재된 법인이 있었다.
차은우의 매니지먼트 용역을 이 법인이 맡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 49.5%를 피하고, 법인세 약 20%대를 적용받으려 한 것이다.
(대륜법률사무소 분석. 차은우 200억 원 추징 논란, 국세청은 무엇을 문제 삼았나)
국세청이 문제 삼은 건 딱 하나.
이 법인에 실체가 있느냐.
직원이 있는지, 사무실이 있는지, 실제 매니지먼트 업무를 했는지.
법인 주소지가 강화도 음식점으로 되어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페이퍼컴퍼니 의혹은 커졌다.

청년 근속지원금 받는 사이, 연예계는 줄줄이 터졌다
차은우만이 아니었다.
김선호도 같은 구조였다.
2024년 1월, 서울 용산구 자택 주소에 공연기획사 법인을 설립했다.
대표이사는 본인, 사내이사는 아버지, 감사는 어머니.
외부 인사 없이 가족만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1인 법인이었다.
판타지오로 이적하기 약 1년 전이라, 20억 원대 계약금이 이 법인을 통해 처리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선일보. 김선호도 가족 법인 탈세? 폐업 절차 진행 중이라고 부인)
판타지오는 탈세 목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며칠 뒤, 해당 법인에 정산금이 실제로 입금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처음엔 사실무근이라더니, 뒤집힌 것이다.
(매일경제. 김선호, 가족 법인으로 정산금 수령. 판타지오 측은 일시적으로 받았다고 해명)
박나래는 더 일찍 터졌다.
2022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이 박나래 개인과 1인 기획사 엔파크를 세무조사했다.
어머니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지만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연간 8천만 원에 가까운 급여를 받았다.
남자친구에게도 급여가 지급된 정황이 있었다.
20억 원대 탈루 정황이 포착됐는데 추징은 3억 원에 그쳐 봐주기 의혹까지 일었다.

(조세일보. 박나래 세무조사 의혹. 20억 탈루 정황에도 추징 3억?)
전종서는 연인 이충현 감독과 함께 2022년 6월 법인 썸머를 설립했다.
그런데 3년 8개월 동안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을 하지 않았다.
현행법 위반이다.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해당한다.
소속사는 별도 등록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매일경제. 전종서, 1인 기획사 법인 늦장 등록 논란)
이하늬 60억, 조진웅 11억, 이준기 9억.
지난해부터 연예인 세금 추징은 이미 줄줄이 나오고 있었다.

(여성조선. 절세냐, 탈세냐. 연예인 가족법인과 1인 기획사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
청년 근속지원금 제도 옆에서, 부자들은 빵집으로 상속세를 피했다
같은 날인 1월 25일.
국세청은 또 다른 발표를 했다.
대형 베이커리카페의 가업상속공제 편법 활용 실태조사에 착수한다는 것이었다.
서울 근교 300억 원짜리 땅을 그냥 상속하면 136억 원의 세금이 나온다.
그런데 그 땅에 베이커리카페를 열고 10년 운영한 뒤 자녀에게 물려주면?
자녀가 5년만 유지하면 상속세가 0원이다.
가업상속공제 300억 원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부자들, 대형 베이커리카페 차려 수백억 탈세 정황. 국세청, 칼 빼든다)
이재명 대통령은 1월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
편법 상속 실태를 점검하라고 지시했고, 10일 만에 국세청이 움직였다.
(JTBC. 상속세 0원 꼼수 빵집. 이 대통령 지시에 국세청 전격 조사)
꼼수는 업종 코드에 숨어 있었다.
커피전문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제과점업, 즉 베이커리카페는 대상이다.
실제로는 커피 매출이 대부분인데 빵집으로 사업자등록을 해놓는 것이다.
100평 이상 대형 베이커리카페가 2014년 27곳에서 2024년 137곳으로 5배 늘었다.
(한겨레. 대형 베이커리 카페 실태 조사 받는다. 국세청, 상속세 회피 수단 점검)
청년 근속지원금과 탈세 논란이 동시에 터진 진짜 이유
왜 하필 같은 시기였을까.
국세청의 두 발표,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시행과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는 1월 25일 같은 날 나왔다.
차은우 탈세 보도는 1월 22일, 김선호 의혹은 2월 1일.
박나래 세무조사 특혜 의혹은 이미 1월 5일에 보도됐다.
2026년 초, 국세청은 조세 정의를 전면에 내걸었다.
한쪽에서는 연예인 1인 기획사의 소득 우회를 추징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액 자산가의 베이커리카페 편법 상속을 조사하고,
동시에 청년들에게는 지방에서 일하면 근속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다.
세 개의 뉴스가 겹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비교했다.
청년은 2년 일해야 720만 원인데, 연예인은 200억을 탈세하고, 부자는 빵집으로 수백억 상속세를 0원으로 만든다.
청년 근속지원금 시대, 앞으로 벌어질 일들
2월 27일, 국회에서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주제는 연예인 1인 기획사의 탈세 논란, 그 대안은.
박민규, 정태호, 임오경, 이기헌 의원이 주최했고, 국세청과 문체부,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배당간주제도, 법인추가과세 등 제도적 해법이 논의됐다.

(연합뉴스. 연예인 1인 기획사 논란, 탈세 낙인보다 과세기준 마련해야)
국세청은 전수조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인 기획사 설립 자체가 불법이 아닌데 잠재적 탈세범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이데일리. 전수조사 못하는 1인 기획사 탈세. 사전안내 강화해 막아야)
하지만 흐름은 분명하다.
차은우 사건 이후, 연예인 가족법인에 대한 국세청의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하늬, 조진웅 때만 해도 절세냐 탈세냐 논쟁이었지만, 이제는 법인의 실체가 없으면 무조건 탈세로 본다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
국회까지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과세 기준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청년 근속지원금은 확대 기조다.
비수도권 우대, 인구감소지역 특별 지원, 전남도의 4년간 최대 2천만 원 근속장려금까지.
정부는 지방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더 많이 주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내고 있다.
결국 이 두 흐름은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세금을 피하는 쪽은 조이고, 성실하게 일하는 쪽은 밀어주겠다.
청년 근속지원금 720만 원과 연예인 탈세 200억 원이 같은 날 뉴스에 나온 건, 우연이 아니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