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1489회가 다시 이 사건을 꺼냈다. 2024년 9월, 인천 부평의 한 식당에서 30대 여성이 숯불 위에 결박돼 죽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나왔던 사건이다. 그런데 2심에서 징역 7년으로 줄었다. 공범 6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같은 사건인데 판결이 완전히 뒤집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산 사람을 숯불 위에 올린 3시간, 그날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4년 9월 18일 새벽, 인천의 한 식당 2층. 30대 여성 B씨가 철제 앵글 위에 엎드려 결박됐다. 그 아래에는 불붙은 숯이 들어간 대야가 놓였다. B씨의 이모이자 무속인인 심씨(80대)가 지휘했다. 악귀를 쫓는다는 퇴마 의식이었다.
B씨가 비명을 지르고 울고 발버둥 쳤다. 심씨는 B씨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았다. 입에 숯을 넣고 재갈을 물렸다. 옷을 벗겨 맨몸에 열기를 직접 쬐게 했다. 이게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B씨 몸의 25%가 3도 화상을 입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대 법의학 교수는 “신경도 모세혈관도 다 타서 증발된 상태”라고 했다.
B씨가 완전히 의식을 잃은 뒤에야 범행이 멈췄다. 그런데 119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다. 2시간 동안 앵글을 해체하고 현장을 정리했다. 구급대원에게는 “숯을 쏟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모든 과정이 CCTV에 찍혀 있었다.

가해자가 가족이라는 게 왜 더 소름 끼치는가
가해자는 전부 피해자의 가족이었다. 주범 심씨는 B씨의 친이모. 공범은 심씨의 자녀 4명과 신도 1명. 그리고 B씨의 친오빠도 방조범으로 기소됐다.
심씨는 1986년부터 무당 행세를 해왔다. 전남 함평의 신당에서 공양비를 받았고, 자기 가족 전체를 신도로 만들었다. B씨의 어머니에게는 “네 딸이 전생에 아빠와 연인이었다, 엄마를 죽이려 한다”며 수천만 원의 공양비를 뜯어냈다.
2023년부터 심씨의 빚이 불어났다. 제주도 식당 실패로 대출 원금이 16억을 넘겼고, 이자만 월 800만 원이었다. 심씨는 B씨 어머니의 인천 식당을 빼앗았다. B씨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요리와 서빙을 시켰다. 수익은 자기 계좌로 보내게 했다. B씨가 이 틀에서 벗어나려 하자, “퇴마 의식”이 시작됐다.
1심 무기징역에서 2심 7년, 재판부는 왜 판단을 바꿨나
1심 재판부는 분명했다. 심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공범 4명에게 징역 20~25년, 방조범 2명에게 징역 10년. “피해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2026년 4월 2심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봤다. 죄명이 살인에서 상해치사로 바뀌면서 심씨는 징역 7년, 공범 6명은 집행유예.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2심은 세 가지를 근거로 들었다. 피해자가 퇴마 의식에 동의했다는 것, 심씨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아 착취 동기가 약하다는 것, 그리고 나머지 공범들은 퇴마를 진짜 믿었다는 것.
그런데 이상한 지점이 있다. 심씨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았다면, 왜 자녀들과 신도들이 심씨의 빚을 대신 갚느라 허덕이고 있었을까.
피해자 부모가 가해자를 용서한 이유, 세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장 충격적인 건 피해자 부모의 태도다. 딸이 숯불 위에서 3시간 고문당해 죽었는데, 부모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피고인들은 딸을 도와주려다 안타깝게 됐다. 벌을 줄 거면 우리에게 달라.” 심씨를 위한 선처 탄원서까지 썼다.
이게 감형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유족과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 거다.
전문가들은 이 부모도 여전히 심씨의 정신적 지배 아래 있다고 본다. 1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했다. “공범들과 피해자 모친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를 보면 여전히 정신적 지배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명시했다. 40년 가까이 이어진 가스라이팅이 딸의 죽음 앞에서도 깨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 가스라이팅으로 가족 전체가 무너지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그것이 알고싶다가 연달아 터뜨린 사건들, 대체 왜 지금일까?
2심 판결이 위험한 이유, “이 정도 해도 상해치사”라는 선례
네이트뉴스에 따르면 법률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 정도 행위를 하더라도 상해치사라고 한 게 너무 위험한 지점이다.” 3시간 동안 사람을 묶어놓고 숯불로 태웠는데 “죽일 생각은 없었다”가 통한다면, 앞으로 비슷한 사건에서 가해자들이 똑같은 논리를 쓸 수 있다.
독일이라면 어떨까. 독일 형법은 살인을 두 가지로 나눈다. 일반 살인(고살)과 가중 살인(모살). 범행이 잔혹하거나 피해자의 고통이 극심했거나, 범행을 은폐하려 했거나, 탐욕이 동기라면 모살로 분류돼 무기징역이 거의 확정된다. 이 사건은 네 가지 가중 요소를 전부 충족한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대법원이 2심 판단을 유지할지, 파기환송할지. 이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살인의 고의”를 증명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아직 답이 안 나온 질문들
그것이 알고싶다 1489회는 미공개 부검감정서와 사건 현장 CCTV 일부를 새로 확보했다.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아직 전부 공개되진 않았다.
B씨가 정말 “자발적으로” 퇴마 의식에 동의한 걸까. 40년간 세뇌당한 가족 안에서 “동의”라는 게 성립할 수 있는 걸까. 심씨가 B씨 사망 직후 울릉도로 여행을 떠나 기념사진을 찍은 건 뭘 의미하는 걸까. 그리고 제작진이 피해자 부모를 만나려 했을 때, 부모는 왜 대화를 거부했을까.
대법원 선고가 남아 있다. 이 사건의 결말은, 아직 안 끝났다.

Q&A
Q1. 인천 숯불 퇴마 살인 사건은 언제 발생했나?
2024년 9월 18일, 인천 부평구의 한 식당 2층에서 발생했다. 30대 여성이 철제 앵글에 결박된 채 약 3시간 동안 숯불 열기에 노출돼 사망했다.
Q2.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는?
주범 심씨는 피해자의 친이모이자 무속인이다. 공범은 심씨의 자녀 4명과 신도 1명이며, 피해자의 친오빠도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Q3. 1심과 2심 판결은 어떻게 달라졌나?
1심에서는 살인죄가 적용돼 주범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2심에서는 상해치사죄로 변경돼 주범 징역 7년, 공범 6명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Q4. 2심에서 감형된 핵심 이유는?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동의, 심씨의 경제 상태, 공범들이 퇴마를 실제로 믿었다는 점, 피해자 유족의 선처 탄원 등이 근거가 됐다.
Q5. 현재 사건 진행 상황은?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최종 형량과 죄명이 확정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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