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사전투표 11.6%, 이 숫자가 왜 역대급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6월 3일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518만 명이 투표소에 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율 11.60%.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4년 전 8회 지선 첫날은 10.18%였고 그 전 7회 지선은 8.77%였다. 올해 1.42%포인트 더 올랐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지방선거는 원래 대선이나 총선보다 관심이 적다. 동네 구청장, 시의원 뽑는 선거니까. 그런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나왔을까.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북 19%, 대구 9%, 같은 나라 맞나 싶은 지역별 온도차
첫날 투표율을 지역별로 쪼개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충청뉴스에 따르면 전북은 19.39%로 전국 1위였다. 광주특별시 18.79%, 강원도 14.37%가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는 9.02%로 꼴찌. 경기도 9.78%, 인천 10.15%.
전북과 대구의 차이가 10%포인트 이상이다. 왜 이렇게 벌어졌을까. 여당 텃밭에서는 투표 열기가 높고, 야당 텃밭에서는 낮은 이 현상. MBC뉴스도 “영호남 온도차 뚜렷”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하나 더 봐야 할 게 있다. 보수 지지층 상당수는 사전투표 자체를 불신한다. 부정선거 음모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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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는 나쁜 놈들이야” 이 말이 나온 동네의 투표율
YTN 기획 보도가 재밌는 걸 파냈다. 2025년 대선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경기 일산 킨텍스원시티 주민 중 김문수 후보를 찍은 유권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안 하고 당일에 갔다.
기자가 현장에서 만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사전투표는 나쁜 놈들이야. 제도가 나빠. 간이투표 아냐, 그게.”
3년 만에 보수 후보의 사전투표율이 16%포인트 넘게 떨어졌다고 했다. 극우 세력이 퍼뜨린 음모론이 실제로 보수 지지층의 발을 묶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걸 뒤집어 읽으면 이렇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한 게 아니라, 보수 지지층이 사전투표를 거부하니까 결과적으로 진보 비율이 높아 보이는 거다.
선관위가 투표함을 투명하게 바꾸고 CCTV를 24시간 켜둔 진짜 이유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함 받침대를 투명 재질로 바꿨다. 투표함 보관소에 CCTV를 달고 24시간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공정선거참관단을 전국 13개 시·도 105명으로 3배 늘렸다.
문화일보는 이걸 “부정선거론 원천봉쇄”라고 표현했다. 선관위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투표지 외에 어떤 것도 투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근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선관위가 진짜 두려운 건 부정선거가 아니다. 부정선거를 믿는 사람들이 투표를 안 하는 것이 두렵다. 투표율이 떨어지면 선거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린다.
그래서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보세요,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라는 메시지.
모스 탄이라는 남자가 사전투표소에 나타난 이유
사전투표 첫날, 부정선거 음모론의 핵심 인물이 등장했다.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 이재명 대통령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이 출석을 요구했는데, 출석은 거부하고 사전투표소에 나타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가 찾은 곳은 평택의 한 투표소였다. 공교롭게도 또 다른 부정선거론자인 황교안 후보가 출마한 지역이다. “선거 감시를 위해 왔다”고 했다.
경찰 출석은 안 가면서 투표소에는 간다. 이 행동이 말해주는 건 뭘까. 그에게 중요한 건 법을 지키는 게 아니라 자기 존재감을 알리는 것 아닐까.
이 장면이 뉴스가 되는 순간, 부정선거 음모론은 또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온다. 증거가 아니라 분위기만으로 의혹을 키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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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기표소 밖으로 나온 순간 벌어진 일
사전투표 첫날 가장 큰 논란은 여기서 터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삼청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던 중 기표소 밖으로 나왔다. 투표용지를 들고서. 사무원에게 “동그라미가 반만 찍혔는데 괜찮나”고 물었다.
프레시안에 따르면, 사무원은 무효가 아니라고 답했고 대통령은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쳤다.
국민의힘은 폭발했다. “투표지 노출은 선거법 위반” “무효표 처리했어야 한다”고. 민주당은 “해프닝” “억지 공격”이라고 반박했다.
선관위는 “관리관이 투표지를 보지 않았으므로 유효표”라고 판단했다.
여기서 의심해야 할 건 두 가지다. 하나, 일반 시민이 똑같이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벌금 50~80만 원, 즉시 무효표 처리. 대통령이라서 넘어간 건 아닌가. 둘, 이 장면은 정말 실수였을까. “반만 찍혀도 괜찮다”는 정보가 전국에 퍼지면 투표 망설이는 사람이 줄어든다. 의도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투표 독려 효과가 생긴 셈이다.
대구에서 승합차 타고 내린 어르신들, 실어나르기 의혹
같은 날 대구에서 다른 종류의 논란이 터졌다. 요양시설 4곳에서 고령 유권자를 차량에 태워 투표소까지 데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김부겸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캠프가 이를 적발하고 고발했다. 선관위는 조사에 착수했다.
공직선거법상 유권자를 조직적으로 투표소까지 실어 나르는 건 위법이다. 최대 5년 징역 또는 3천만 원 벌금.
대구시장 선거는 김부겸(민주당)과 추경호(국민의힘)의 초접전이다.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경합한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그래서 양쪽 다 한 표가 절실했다.
누가 어르신들을 투표소에 태워 보냈는지, 어떤 후보를 찍으라고 했는지. 아직 조사 중이다.
여야가 같은 숫자를 보고 정반대로 해석하는 이유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오자 여야 반응이 완전히 갈렸다.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과거 주요 선거를 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고무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공보단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는 공식은 옛말”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견제하려는 유권자들”이라고 반박했다.
경향신문은 이걸 “동상이몽”이라 표현했다.
둘 다 맞고 둘 다 틀릴 수 있다. 진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투표함을 열어봐야 아는 거니까.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양쪽 다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하는 건 지지층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지, 분석이 아니다.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
2018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14%. 민주당 대승.
2022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 국민의힘 대승.
같은 수준의 사전투표율이었는데 결과는 정반대. 충청 지역 분석을 보면 최근 두 번 다 20% 안팎이었는데 한 번은 진보, 한 번은 보수가 이겼다.
그러니까 “사전투표율 높으면 진보 유리”는 옛말이 맞을 수도 있다. 2030 세대가 보수로 많이 이동했고, 사전투표 이용 패턴도 달라졌다.
이번 6.3 지선은 어떻게 될까. 그건 6월 3일 밤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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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선거가 뜨거운 건 “동네 일꾼”을 뽑아서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지방선거가 관심을 끄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차 중간평가. 14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동시 진행.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논란. 내란 사태 이후 첫 전국 선거.
“동네 일꾼 뽑는 선거”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다. 사전투표율이 역대급으로 나온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동네 구청장이 궁금해서 새벽 6시에 투표소 간 게 아니라, 이 정부에 대한 지지 또는 심판 의지가 사람들을 움직인 거다.
그래서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히 “누가 시장이 되느냐”를 넘어선다. 앞으로 4년간 이재명 정부가 속도를 낼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수 있다.
6월 3일 밤 개표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대급 사전투표율이 결국 누구의 손을 들어줬는지, 그걸 우리는 아직 모른다.
Q&A
Q1. 사전투표 안 하고 6월 3일 당일에 가도 되나?
된다. 6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기 주소지 지정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신분증만 가져가면 된다.
Q2.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 몇 장 받나?
대부분 7장이다. 시·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지역구와 비례, 기초의원 지역구와 비례. 재보궐선거 해당 지역은 8장.
Q3. 사전투표는 아무 투표소에서나 할 수 있나?
전국 어디서든 가능하다. 다만 주소지 관할 구역 밖에서 투표하면 회송용 봉투에 넣는 절차가 추가된다.
Q4. 투표 도장이 반만 찍히면 무효인가?
아니다. 선관위에 따르면 기표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유효표로 처리된다. 완벽한 동그라미가 아니어도 괜찮다.
Q5. 부정선거 의혹이 있으면 어디에 신고하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전화(1390), 또는 관할 선관위에 직접 신고할 수 있다. 사전투표함 보관 CCTV도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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