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공 뜻, 사전에는 안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멸공 뜻을 검색하면 “공산주의를 멸한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자 그대로다. 滅(멸할 멸) + 共(공산 공). 근데 이 단어가 왜 2026년 5월에 다시 검색량이 터진 걸까.
한국전쟁 이후 정부가 만든 구호였다. 1950년대 “멸공전선에 총무장하자”는 플래카드가 거리마다 걸렸고, 1975년에는 육군 군가까지 만들어졌다. 국민학교에서 반공 포스터를 그리던 시대의 언어였다.
그런데 이 단어가 2022년에 갑자기 되살아났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고 올렸다. 인스타그램은 이걸 삭제했고, 정용진은 “이게 왜 폭력이냐”고 반발했다. 그리고 그 뒤로 정치인들이 멸치와 콩을 사서 인증하는 ‘멸공 챌린지’가 터졌다.
여기서 의심할 건 하나다. 왜 기업인이 이 단어를 꺼냈을까. 진짜 반공 신념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걸 얻으려 한 걸까.
정용진은 ‘멸공’으로 뭘 얻었나
2022년 당시 상황을 보면 이렇다. 대선이 코앞이었다. 보수 진영에서는 ‘멸공’이 일종의 정체성 표현이 되고 있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걸 밈처럼 소비하고 있었다.
정용진이 올린 글에 보수 성향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리스펙”, “진짜 사나이” 같은 댓글이 달렸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국 전 장관이 “달파멸콩, 일베놀이”라고 비판했고, 정용진은 “진짜 리스펙”이라고 응수했다.
클리앙에서는 “달파멸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달’은 달걀, ‘파’는 파, ‘멸’은 멸치, ‘콩’은 콩. 문재인 지지자를 뜻하는 ‘문파’를 멸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는 거였다. 단순한 반공이 아니라 국내 정치 진영을 겨냥한 암호였다는 의심이었다.
그가 얻은 건 뭐였을까. 보수 소비자의 충성도. 신세계, 이마트,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 중 보수 성향 소비자의 결속. 실제로 불매 움직임은 있었지만, 비즈워치 보도에 따르면 이마트 매출에 유의미한 타격은 없었다.
→ 스타벅스 탱크데이, 실수라기엔 너무 정확했던 타이밍의 진짜 배경 – 2022년 멸공 논란이 2026년 탱크데이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흐름을 볼 수 있다.
4년 뒤, 같은 회사에서 또 터진 게 우연이라고?
2026년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데이’ 행사를 열었다.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들어갔다. BBC 한국어 보도에 따르면 대중은 즉시 1980년 광주에 투입된 탱크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은폐 발언을 떠올렸다.
회사는 “미국 본사 제품명이 Tank Tumbler이고, 날짜와 무관하게 잡힌 일정”이라고 했다. 내부 조사에서는 “고의성을 입증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도 했다.
근데 사람들이 의심하는 건 단순하다. 2022년에 멸공을 외친 총수의 회사에서, 5·18에 ‘탱크’를 쓴 거다. 한 번이면 실수고, 두 번이면 패턴 아닌가. 4월 16일 세월호 추념일에도 같은 행사를 했다는 게 드러나면서 의심은 더 커졌다.
대표는 잘리고, 총수는 남은 이유
MBC 뉴스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5월 26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잘린 건 대표와 실무진이었다.
여기서 봐야 할 건 돈의 흐름이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지분 67.5%를 갖고 있다. 2021년에 미국 본사 지분까지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근데 미국 본사에는 콜옵션이 있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면 지분을 35% 할인 가격에 되살 수 있는 권리.
정용진이 당일에 대표를 잘라야 했던 건, 미안해서가 아니라 수조 원짜리 계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과가 진심인지 계산인지는 그의 이익 구조를 보면 보인다.
→ 일베 폐쇄 검토, 대통령이 직접 꺼낸 이유와 숨겨진 이해관계 – 멸공 문화의 온라인 뿌리와 정치적 이용 구조를 다룬 글이다.
멸공이라는 단어는 지금 누구에게 이득인가
정리해보면 이렇다.
2022년 ‘멸공’은 정용진에게 보수 소비자 결속이라는 이익을 줬다. 같은 시기 윤석열 후보에게는 밈 마케팅 소재가 됐다. 2025년 양궁 국대 장채환이 “멸공, CCP OUT”을 올렸을 때는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3개월 출전 정지로 끝났다.
2026년 스타벅스 사태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저질 장사치”라고 했고,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에는 완벽한 소재가 됐다. 국민의힘 측은 “정치적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멸공이라는 두 글자가 쓰일 때마다, 누군가는 반드시 뭔가를 얻고 있었다. 반공 신념 때문에 이 단어를 꺼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단어가 만들어내는 논란 자체를 원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는 거다.
그래서 하나만 묻고 싶다. 다음에 ‘멸공’이 다시 터질 때, 그때도 실수일까. 아니면 누군가 또 이 단어가 필요한 시점이 오는 걸까.
Q&A
Q1. 멸공 뜻이 정확히 뭔가?
한자 그대로 풀면 “공산주의를 멸(滅)한다”는 뜻이다. 한국전쟁 이후 정부가 만든 반공 구호에서 시작된 단어다.
Q2. 정용진 멸공 논란이 뭐였나?
2022년 1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인스타그램이 게시물을 삭제했고,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Q3. 멸공과 스타벅스 탱크데이는 무슨 관계인가?
2022년 멸공 논란을 일으킨 정용진 회장의 회사(신세계-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한다. 2026년 5·18에 ‘탱크데이’ 행사를 해서 과거 멸공 논란과 연결 지어 비판받았다.
Q4. 달파멸공이 뭔가?
달걀·파·멸치·콩을 사는 사진으로 ‘멸공’을 암시하는 챌린지를 말한다. 일부에서는 ‘문파(문재인 지지자)를 멸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고 해석했다.
Q5. 양궁 장채환 선수 멸공 논란은 뭐였나?
2025년 양궁 국대 장채환 선수가 SNS에 “멸공, CCP OUT”을 올리고 극우 계정을 팔로우한 사실이 드러나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참고 자료
→ 스타벅스 탱크데이, 실수라기엔 너무 정확했던 타이밍의 진짜 배경 – 탱크데이 사건의 타임라인과 내부 사정이 정리돼 있다.
→ 일베 폐쇄 검토, 대통령이 직접 꺼낸 이유와 숨겨진 이해관계 – 멸공 밈이 퍼진 온라인 커뮤니티 구조와 정치적 활용을 다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