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크로싱이 뭔데 갑자기 이렇게 뜨는 건지
전 세계 모르는 사람한테 엽서를 보내고, 또 다른 모르는 사람한테 엽서를 받는다. 이게 포스트크로싱이다. 2005년 포르투갈 대학생 Paulo Magalhães가 만들었고, 지금은 209개국 80만 명 넘는 회원이 쓰고 있다. 2025년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만 약 490만 장의 엽서가 오갔다.
MZ세대 사이에서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하면서 한국에서도 가입자가 늘고 있다. 한국은 국제우편 엽서 요금이 430원. 다른 나라에 비하면 말도 안 되게 싸다. 영국은 한 장 보내는 데 4,300원 넘게 든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하면 가성비가 좋은 취미인 건 맞다.
근데. 가입할 때 집 주소를 적어야 한다. 이름도 적어야 한다. 그게 지구 반대편 모르는 사람한테 전달된다.
이걸 의심 안 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왜 집 주소를 낯선 사람에게 줘야 하는 건지
포스트크로싱 시스템은 이렇다. 가입하면 내 주소가 랜덤으로 다른 회원에게 배정된다. 상대가 엽서를 보내고, 내가 받으면 등록한다. 그럼 나도 다른 사람한테 엽서를 받게 된다.
문제는 내 주소를 누가 받는지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25년 5월 Reddit에 올라온 게시글을 보면, “시작하고 싶은데 개인정보 공유가 무섭다”는 글에 댓글이 33개 달렸다. 대부분 “PO Box 쓰라”는 답이었다. 반대로 말하면, 집 주소를 그대로 쓰는 사람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뜻 아닌가?
포스트크로싱 측 공식 안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주소는 엽서를 보내는 한 사람에게만 공개된다.” 그런데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한 영국 블로거는 상대가 구글 어스로 자기 집을 찾아보고 “밭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곳이네”라고 메시지를 보낸 경험을 공개했다.
→ 관련글: 토스 페이스페이 개인정보 논란, 420만 명이 몰랐던 것 – 개인정보 공유의 경계가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무료 서비스인데 누가 돈을 벌고 있는 건지
포스트크로싱은 무료다. 가입비 없다. 그런데 운영은 된다. 직원도 있다. 서버도 돈다.
어디서 돈이 나올까? 후원(Donation)과 서포터 배지 시스템, 그리고 공식 쇼핑몰에서 엽서와 굿즈를 판다. 2025년에는 독일 도이체 포스트와 협력해 20주년 기념우표까지 발행했다. 추정 매출은 약 72만 달러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서 의심. 이 플랫폼이 돈을 벌려면 회원이 많아야 한다. 회원이 많으려면 가입 장벽이 낮아야 한다. 가입 장벽을 낮추려면 주소 공유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 그러니까 “안전합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거 아닌가?
이게 사실이라면 어떤 모순이 생기냐면, 안전을 강조하는 주체가 동시에 안전 문제가 드러나면 손해를 보는 주체라는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엽서 커뮤니티를 갈라놨다
2022년 2월 이후, 포스트크로싱 내부에서 러시아 회원 차단 요청이 쏟아졌다. 포스트크로싱 공식 포럼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주소를 배정하지 말라”는 글이 수백 개 올라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포스트크로싱은 러시아를 차단하지 않았다.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지, 적대하는 게 아니다”라는 게 운영진 입장이었다.
그런데 2025년 통계를 보면 러시아는 여전히 발송량 3위(29만 장)다. 벨라루스도 8위(15만 장). 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는 시스템이 연결을 끊었다.
연결을 안 끊은 건 정치적 중립인 걸까. 아니면 러시아 회원 수가 빠지면 플랫폼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인 걸까. 이건 단순 의심이다. 하지만 이익 구조를 보면, 최소한 질문은 해볼 만하다.
엽서가 분실되면 누가 책임지는 건지
포스트크로싱에는 “만료(expired)”라는 개념이 있다. 엽서를 보냈는데 60일이 지나도 상대가 등록하지 않으면 만료 처리된다. 한 한국 유저의 블로그를 보면, 대만, 우크라이나, 몰도바로 보낸 엽서 3통이 전부 만료됐다.
분실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체국 실수, 세관 지연, 수령인의 귀찮음. 그런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포스트크로싱은 “무료 서비스이며,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명시해놨다.
430원짜리 엽서 한 장이면 괜찮다고 느낄 수 있다. 근데 독일 기준으로는 국제 엽서 한 장에 1.25유로, 약 1,800원이 넘는다. 도이체 포스트의 2025년 요금 인상 이후 독일 발송량이 줄었다. 돈이 들면 떠나는 거다. 결국 취미의 지속성은 비용이 결정한다.
그래서 진짜 위험한 건가, 아닌 건가
포스트크로싱은 가입 시 실제 주소를 등록해야 하고, 그 주소는 랜덤 상대에게 전달된다. 구글 어스로 집을 검색당한 사례, 스토킹성 메시지를 받은 사례가 실제로 존재한다.
플랫폼은 회원 수 유지가 수익과 직결되니까, 안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부각할 동기가 약하지 않을까?
80만 명의 주소 데이터베이스가 해킹당하면 어떻게 될까?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지 않나?
→ 관련글: 전자문서지갑 자동파기 설정법 – 개인정보 유출 불안 해소 – 온라인에 남는 내 정보가 걱정된다면
결국 포스트크로싱은 “선의를 전제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선의가 깨지는 순간, 방어막이 없다. PO Box를 쓰면 되지 않냐고? 한국에서는 사서함 서비스가 비싸고 접근성도 떨어진다. 대부분 그냥 집 주소를 쓴다.
20년 넘게 큰 사고 없이 돌아간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건 운이 좋았던 건지, 시스템이 안전한 건지. 아직 아무도 증명 못 했다.
다음에 한국 우정사업본부가 국제우편 요금을 올리면, 이 취미를 계속할 사람이 얼마나 남을까?
Q&A
Q1. 포스트크로싱 가입하면 집 주소가 공개되나?
전체 공개는 아니다. 엽서를 보내는 한 사람에게만 전달된다. 하지만 그 한 사람이 누군지 내가 선택할 수 없다.
Q2. 포스트크로싱은 무료인가?
가입과 이용은 완전 무료다. 다만 엽서 구매비와 우편 요금은 본인 부담이다. 한국 기준 국제엽서 우편료는 430원.
Q3. 엽서가 분실되면 어떻게 되나?
60일 후 만료 처리된다. 보상이나 환불은 없다. 다시 보내는 것도 본인 선택이다.
Q4. 러시아 회원과도 엽서를 주고받을 수 있나?
2026년 현재 러시아는 차단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국가의 우편 서비스가 러시아행 배송을 중단한 경우가 있다.
Q5. 개인정보가 걱정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PO Box 사용, 이름 대신 이니셜 기재, 자국 내 배정 거부 설정 등이 있다. 프로필에 성별이나 나이를 밝히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참고 자료
- 토스 페이스페이 개인정보 논란 → 개인정보를 기업에 맡기는 것의 위험성이 궁금하다면
- 전자문서지갑 자동파기 설정법 → 온라인에 흩어진 내 개인정보 관리가 걱정된다면
- 토스 올리브영 이벤트 개인정보 논란 → 무료 서비스 뒤에 숨은 개인정보 수집 패턴을 알고 싶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