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폐쇄 검토, 대통령이 직접 꺼낸 이유와 숨겨진 이해관계

일베 폐쇄 검토가 갑자기 터진 게 아니었다

5월 23일,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그런데 그날 기념관 안에서 일베 이용자로 추정되는 청년 약 50명이 일베 티셔츠를 입고 상징 손가락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가 자신의 SNS에 “특정 사이트에서 챌린지를 올렸고, 그걸 수행하고 인증샷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이재명 대통령이 X(엑스)에 직접 글을 올렸다.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배상, 과징금 등 필요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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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특정 커뮤니티 이름을 직접 거론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그런데 이게 정말 봉하마을 사건 하나 때문이었을까.

왜 하필 이 시점인가

사실 일베 폐쇄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2018년에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23만 명이 동의한 적 있다. 2025년 10월에는 일베가 며칠간 접속이 안 되면서 “정부가 차단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결국 운영팀이 “보안 업데이트”라고 해명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런데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일주일 전 스타벅스코리아가 5월 18일에 ‘탱크 데이’ 이벤트를 열었다가 5.18 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안에도 “금수 같은 패륜 행위”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봉하마을 일베 인증샷, 그리고 일베 폐쇄 검토 지시. 이 세 가지가 일주일 안에 벌어졌다.

우연인가, 흐름인가. 대통령이 “혐오 표현 규제”라는 프레임을 연속으로 쌓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누가 무엇을 얻는가

여기서 의심해볼 게 있다. 각 주체가 이 상황에서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이재명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를 자임해온 인물이다. 봉하마을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읽었고, 바로 다음 날 일베를 저격했다. 지지층에게 이건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내가 지키겠다”는 신호. 정치적으로 손해 볼 게 거의 없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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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이용자들은 어떤가. 봉하마을에 50명이 조직적으로 찾아간 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그들은 “관심”을 원했고, 정확히 그걸 얻었다. 대통령이 직접 반응했으니까. 일베 입장에선 이게 오히려 홍보 효과가 된다는 게 아이러니다.

그러면 진짜 질문은 이거다. 폐쇄 검토가 실현 가능한 정책인가, 아니면 정치적 시그널인가.

현행법으로 일베를 닫을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법으로는 어렵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은 개별 게시물 삭제나 접속 차단은 가능하게 해놓았지만, 사이트 전체를 폐쇄하려면 “불법 정보 비율이 70%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2018년 청와대도 이 기준을 들어 일베 폐쇄는 곤란하다고 답변했었다.

2025년 12월에 정보통신망법이 개정되긴 했다. 혐오 조장 정보를 불법정보로 추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5배까지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 법은 2026년 7월 5일부터 시행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사이트 폐쇄” 조항은 없다.

그래서 대통령이 말한 “국무회의 검토”라는 건 결국 추가 입법을 의미한다. 현행법으론 안 되니까 법을 새로 만들겠다는 이야기인 건데, 그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 위헌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벌써 나왔다.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 진짜 누구를 위한 건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공권력으로 특정 사이트를 폐쇄하면 오히려 순교자 후광만 안겨준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일베가 차단되면 이용자들은 텔레그램이나 디스코드 같은 폐쇄형 플랫폼으로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모니터링은 더 어려워진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것도 있다. “표현의 자유”를 방패 삼아 17년간 고인을 조롱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비방하고, 5.18을 왜곡해온 커뮤니티를 왜 계속 방치해야 하는가. 이건 표현의 자유인가 아니면 조직적 혐오의 방치인가.

한 법조계 관계자 말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논리면 포털 뉴스 댓글에 혐오 표현 달릴 때 포털 자체를 닫아야 하냐는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맞는 말이긴 한데, 일베와 포털은 구조가 같은가. 일베는 혐오가 콘텐츠 그 자체인 플랫폼 아닌가. 이 구분을 법이 할 수 있을까.

정리해보면 이렇다. 봉하마을 인증샷 사건은 방아쇠였고, 스타벅스 탱크데이가 분위기를 만들었고, 대통령의 X 게시글이 공론화를 선언했다. 그리고 7월에 시행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제도적 배경으로 깔려 있다.

근데 한 발 물러서서 보면, 이건 “일베를 폐쇄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진짜 질문은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을 선별해서 닫을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게 맞느냐”는 거다. 일베가 먼저 닫히면, 다음은 어디인가. 그 기준을 누가 정하는가.

이 대통령이 “여러분 의견은?”이라고 물은 건, 어쩌면 답을 이미 정해놓고 던진 질문일 수도 있고, 진짜로 여론을 떠보는 중일 수도 있다. 확실한 건 하나다. 일베 폐쇄 검토라는 단어가 대통령 입에서 나온 순간, 이 논쟁은 더 이상 인터넷 커뮤니티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 관련글: 혐오표현 규제와 표현의 자유, 어디까지가 선인가


Q&A

Q1. 일베가 뭔가?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줄임말로,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다. 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 5.18 왜곡, 세월호 비하 등으로 꾸준히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왔다.

Q2. 이재명 대통령이 일베 폐쇄를 지시한 건가?
“폐쇄를 지시”한 건 아니고, 폐쇄를 포함한 제재 방안의 “공론화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거다. 국무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Q3. 현행법으로 일베를 닫을 수 있나?
현재로서는 어렵다. 정보통신망법상 사이트 전체 폐쇄는 불법정보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가능한데,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기존 정부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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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봉하마을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날, 일베 이용자 추정 청년 약 50명이 기념관에서 일베 티셔츠를 입고 상징 손가락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Q5. 일베가 폐쇄되면 혐오 표현이 사라지나?
전문가들은 이용자들이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 폐쇄형 플랫폼으로 이동해 오히려 모니터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참고 자료

  1. 중앙일보 – 李대통령 “일베 등 혐오방치 사이트 폐쇄·징벌적 배상 검토 지시”
  2. 위키트리 – 이재명 대통령, 일베 폐쇄 언급 이유…현실적으로 가능할까?
  3. 한국일보 – 이 대통령 “일베 폐쇄 검토”… 국무회의서 논의한다
  4. 뉴시스 – “봉하마을서 ‘일베 손가락’ 사진 찍어, 제정신인가”…노무현재단 이사 폭로
  5. 디지털타임스 – 李대통령이 쏘아올린 ‘일베 폐쇄’ 공론화… ‘표현의 자유’ 논란 불붙었다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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