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뮤직페스티벌 이름 바꾼 진짜 이유, 33억 적자 방송사의 생존 전략

울산뮤직페스티벌, 이름만 바꾼 건지 돈의 흐름이 바뀐 건지

울산뮤직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2026년 처음 등장했다. 23년간 ‘울산서머페스티벌’로 불리던 행사가 갑자기 간판을 바꿨다. 공식적으로는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과 관람 환경을 개선했다”는 게 이유였다. 8월에서 6월로 시기도 당겼고, 장소도 태화강국가정원 남구둔치로 옮겼다.

그런데 이 변화를 단순히 ‘리뉴얼’로만 볼 수 있을까.

Sponsored samssung

울산MBC는 연간 33억 원 적자를 내는 방송사다. 광고매출은 매년 15~20%씩 빠지고 있고, 전국 16개 지역MBC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낸 건 목포MBC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울산MBC에게 여름 축제는 ‘방송사업’이 아니라 ‘생존사업’에 해당한다. 이름을 바꾼다는 건, 단순한 브랜딩 전략이 아니라 수익 모델 자체를 재편하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

7일 무료 축제가 2일 유료 축제로 줄어든 진짜 속사정

울산서머페스티벌은 원래 7일간 무료 공연이었다. 울산 곳곳의 해수욕장과 경기장에서 매일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고, 누적 관객 110만 명을 넘긴 울산의 상징 같은 행사였다.

2026년부터는 이틀이다. 그리고 둘째 날 ‘쇼! 음악중심’ 특집은 멜론티켓을 통해 유료 예매를 받았다. 5월 22일 오픈된 티켓은 3일 만에 마감됐다. 무료였던 축제에 티켓이 붙었다는 건, 관객에서 소비자로 전환됐다는 뜻이다.

무대설치 및 운영 용역 입찰가는 2억 7천만 원이었다. 발주기관은 울산문화방송 주식회사. 이건 울산시가 낸 돈이 아니라, 울산MBC가 직접 발주한 용역이다. 그러니까 울산MBC 입장에서는 지출이 먼저 생긴 거고, 그 지출을 메울 수익원이 필요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티켓 수입, 협찬, 광고가 그 수익원이 된다.

→ 관련글: 한밭대 축제 예산 1억인데 학생회비 납부율 20%, 나머지 돈 누가 쓰나 – 축제 예산의 출처가 불투명할 때 벌어지는 일을 비교해볼 수 있다.

울산시가 같은 해에 별도로 3억 4천만 원짜리 음악축제를 또 만든 이유

여기서 이야기가 흥미로워진다. 울산시 문화예술과는 2026년 5월 13일, ‘울산형 음악축제’를 기획할 보조사업자를 공모했다. 총사업비 3억 4천만 원, 민간경상보조금이다. 장소도 태화강 일대. 하반기 개최 목표.

Sponsored

이미 울산MBC가 6월에 울산뮤직페스티벌을 여는데, 울산시가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음악축제를 만들겠다고 나선 거다. 왜 별도로?

공모 자격 조건을 보면 힌트가 있다. “최근 3년 이내 단일 건 3억 원 이상의 공연 또는 축제 수행 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 조건에 맞는 울산 내 단체는 극히 제한적이다. 울산MBC는 울산서머페스티벌을 23년 넘게 운영했으니 당연히 자격이 된다.

물론 이것만으로 “울산MBC가 받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산MBC가 이미 축제를 매개로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건 사실이다.

→ 관련글: 이천도자기축제 40주년, 올해만 다른 5가지 이유 총정리 – 지자체 축제의 예산 편성 방식과 변화를 다룬다.

적자 방송사가 축제를 포기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지역MBC들이 적자에 빠져도 축제를 포기 못하는 이유가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지역방송사들은 이미 “방송만 하는 회사가 아니라 방송도 하는 회사”가 된 상태다. JTV(전주방송)는 “지자체 축제를 기획해서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고 직접 밝혔고, TBC(대구방송)는 “공연사업, 입찰사업 등 방송 외 수익으로 보완한 결과”로 흑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울산MBC도 같은 상황일 수밖에 없다. 광고수익으로는 인건비도 못 내는 현실에서, 축제는 협찬을 끌어오는 가장 강력한 통로다. 무학그룹이 ‘좋은데이’ 1천만 병에 축제 홍보 문구를 넣어주는 식의 협찬이 이미 2013년부터 반복됐다. 축제가 사라지면 이 협찬 루트도 사라진다.

그러니까 울산뮤직페스티벌의 이름 변경은 감성적 리브랜딩이 아니었다. 적자 기업이 핵심 매출원을 살리기 위해 외형을 바꾼 생존 전략에 가까웠다.

울산 축제 예산이 언론사로 흘러가는 반복된 형태

울산에서 축제와 언론사의 관계는 울산뮤직페스티벌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올해 초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울산불꽃축제 예산은 2023년 7억에서 2026년 15억으로 두 배 넘게 뛰었고, 남구 태화강 빛 축제는 경상일보 주최로 시비와 구비 합산 2억 9천만 원이 투입됐다. 울산매일 주관 안전문화페스티벌에는 5억 원대 예산이 확인됐다.

이 모든 행사에 공통점이 있었다. 언론사가 주최하고, 행정이 돈을 대고, 그 언론사가 다시 행정을 보도하는 형태가 고착된 거다. 감시해야 할 주체가 수혜자가 되는 상황이었다.

울산MBC의 울산뮤직페스티벌도 이 흐름 안에 있는 건 분명하다. 다만 울산MBC가 현재 울산시로부터 직접 보조금을 받아 이 축제를 운영하는지, 아니면 순수 자체 사업비와 협찬으로 운영하는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무대 용역을 울산MBC가 직접 발주한 점으로 보면 자체 사업 성격이 강하지만, ‘울산형 음악축제’ 보조금 3억 4천만 원과의 연결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결론을 내리기 전에 남은 질문들

사실: 울산MBC는 연간 33억 적자 상태이며, 울산서머페스티벌을 울산뮤직페스티벌로 리브랜딩했다. 7일 무료에서 2일 일부 유료로 전환됐다. 무대 용역 2.7억은 울산MBC 자체 발주다. 울산시는 같은 해 별도로 3.4억 규모의 ‘울산형 음악축제’ 보조사업자를 공모했다.

가능성 높은 추론: 적자 방송사가 축제 이름을 바꾸고 유료화한 건, 시민 편의 개선이 아니라 수익 모델 전환의 필요 때문이 아닐까? 울산시의 별도 음악축제 공모가 결국 울산MBC로 귀결된다면, 보조금과 자체 사업의 경계가 흐려지는 것 아닌가?

단순 의심: 23년간 무료였던 축제에 처음 티켓을 붙이면서도, 시민 공청회나 의견 수렴 절차가 있었을까? ‘울산형 음악축제’와 ‘울산뮤직페스티벌’이 사실상 하나의 예산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을까?


Q&A

Q1. 울산뮤직페스티벌은 완전 유료인가?
전체가 유료는 아니다. 첫째 날(6월 14일) 공연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고, 둘째 날(6월 15일) 쇼! 음악중심 특집만 멜론티켓을 통해 유료 예매를 받았다.

Q2. 울산시가 공모한 ‘울산형 음악축제’와 울산뮤직페스티벌은 같은 행사인가?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별개의 사업이다. 울산뮤직페스티벌은 울산MBC 자체 주최 행사이고, ‘울산형 음악축제’는 울산시가 하반기에 별도로 개최하려는 신규 사업이다. 다만 공모 조건상 울산MBC가 보조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Sponsored

Q3. 울산MBC는 왜 적자인가?
지상파 방송 광고 매출이 매년 15~20%씩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OTT와 디지털 광고로 예산이 옮겨가면서 전국 16개 지역MBC 중 15개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Q4. 울산뮤직페스티벌 라인업은 누가 결정하나?
주최사인 울산MBC가 결정한다. 쇼! 음악중심 특집의 경우 서울 MBC 본사와 협의해 K-POP 아이돌 라인업을 구성한다.

Q5. 울산 축제 예산이 언론사로 흘러간다는 건 사실인가?
울산의 복수 축제에서 지역 언론사가 주최하고 시비/구비가 투입되는 형태가 반복 확인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울산뮤직페스티벌 자체가 직접 시비 보조를 받는지 여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참고 자료

  1. 지역방송 광고수입 -7%, 대부분 적자… 사업 다각화에도 악화일로 – 울산MBC를 포함한 지역MBC 적자 현황 전수 데이터
  2. 울산 축제예산, 또 언론사로 흘렀다… 커지는 사업비에 홍보비 의혹까지 – 울산 축제 예산이 언론사로 배분되는 형태를 추적한 보도
  3. 적자 늪에 빠진 지역언론… 전광판부터 임대사업까지 – 지역 방송사들의 사업 다각화 실태와 축제 기획 수익화 사례
  4. 울산시 ‘2026 울산형 음악 축제’ 이끌어갈 보조사업자 공모 – 울산시 별도 음악축제 보조금 3.4억 원 공모 원문
  5. 시민 참여형 울산대표 ‘국제음악축제’ 만든다 –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폐지 후 신규 축제 추진 배경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