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익 유등제 수능특강에 실린 불편한 이유 하나

이수익 유등제, 시인은 진짜 무엇을 보고 싶었던 걸까

이수익 유등제를 2027 수능특강에서 처음 접한 학생들은 대부분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이라는 해설에서 멈춘다. 그런데 이 시를 둘러싼 실제 이야기들을 파고들면, 교과서에 적힌 한 줄짜리 주제 너머에 훨씬 이상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82세 시인이 등불에 실은 건 정말 ‘해탈’이었을까

이수익은 1942년 경남 함안 출생이다. 196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60년 넘게 시를 썼다. 인터뷰에서 그는 “비애는 모든 슬픔의 어머니이자 나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는 거룩한 신성”이라 말했다. 그가 평생 천착한 건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슬픔을 어떻게 포장해야 사람들이 읽어줄까, 라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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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심해보자. 시인이 “유등제를 한번 보고 싶다”고 쓸 때, 정말 그가 원한 건 불교식 해탈이었을까. 인터뷰를 보면 더 솔직한 대목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한 번쯤은, 누군가 떠나는 제 곁에서 차마 돌아서지 못하고 서 있어 주었으면 합니다.” 이건 깨달음이 아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심, 즉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왜 자기 역사를 부풀렸나

시의 배경인 유등제는 진주남강유등축제에서 구체적 형태를 갖는다. 그런데 이 축제의 공식 유래 자체가 학계에서 문제 제기를 받아왔다. 경상국립대 박용식 교수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남강을 건넜다는 기록은 조선왕조실록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 놀라운 건 “유등(流燈)이라는 단어 자체가 20세기 이전 한국 기록에 존재하지 않으며, 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라는 주장이었다.

진주시는 왜 검증되지 않은 역사를 공식 홈페이지에 올렸을까. 답은 단순하다. 축제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600억 원이었다. “역사성”이라는 포장지가 관광객 280만 명을 불러왔다. 고증보다 수익이 먼저였던 것이다.

수능특강에 실린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

2027학년도 수능특강 문학에 이수익 유등제가 실렸다. 이 시인의 작품이 수능 관련 교재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학년도에도 방울 소리가 수록됐었다. EBS는 수능 연계율 5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이기심의 형태가 보인다. EBS 입장에서 “출제하기 좋은 시”란 무엇인가. 역설적 표현이 있고, 비교 감상이 가능하며, 함정 선지를 만들기 쉬운 작품이다. 유등제는 “눈물의 제의”가 “축복의 제의”로 바뀌는 수미상관이 있어 선지 꼬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시가 아름다워서 실린 게 아니라, 시험 문제를 만들기에 편리해서 실렸을 가능성이 크다.

시인도 축제도 학생도, 결국 원하는 건 하나였다

정리하면 이런 형태가 된다. 시인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지 않기 위해” 비애를 미학으로 포장했다. 진주시는 “관광 수익을 위해” 검증 안 된 역사를 유래로 만들었다. EBS는 “연계 출제 시스템 유지를 위해” 시험에 편리한 작품을 골랐다. 학생들은 “합격을 위해” 이 시의 감동 따위는 무시하고 선지 패턴만 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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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을 강에 띄워 보내는 행위의 본질은 뭐였나. 원래 그건 “보내야 할 것을 보내는” 의식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자기가 얻고 싶은 것을 위해 이 등불을 붙잡고 있다. 시인은 기억되고 싶고, 도시는 돈을 벌고 싶고, 출판사는 시스템을 돌리고 싶고, 학생은 점수를 얻고 싶다.

이수익이 “불귀의 하늘이어도 나는 좋으리”라 썼을 때, 그 문장이 진짜 아름다운 이유는 깨달음 때문이 아니었다. 인간이 평생 놓지 못하는 욕심을 단 한 줄로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Q&A

Q1. 이수익 유등제는 어떤 시인가요?
강물에 등불을 띄워 보내는 전통 의식을 소재로,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화자의 소망을 담은 서정시다. 시집 아득한 봄(1991)에 수록됐다.

Q2. 유등제가 2027 수능특강에 실린 이유는?
역설적 표현(눈물의 제의→축복의 제의)과 수미상관 형태가 비교 감상 문제 출제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Q3. 진주남강유등축제와 시의 관계는?
시의 소재인 유등제(流燈祭)는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원형 의식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임진왜란 진주성 전투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Q4. 진주남강유등축제 역사 고증 논란은 뭔가요?
“왜군이 남강을 건넜다”는 공식 유래에 대해 조선왕조실록에 관련 기록이 없다는 학계 반론이 제기됐다. “유등”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Q5. 이수익 시인은 현재 활동 중인가요?
1942년생으로 등단 60년을 넘긴 원로 시인이다. 부정맥 등 건강 문제로 활동이 제한적이지만 청탁이 있을 때 집필한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참고 자료

  1. 이수익 시인 인터뷰 전문 (전비담) — 시인이 직접 밝힌 유미주의 시론과 삶의 태도
  2. 진주남강유등축제 역사 고증 논란 (경남뉴스) — 박용식 교수의 역사적 고증 문제 제기 원문
  3. 이수익 유등제 해설과 감상 (브런치) — 시 전문과 연별 해석
  4. 진주남강유등축제 공식 유래 페이지 — 축제측이 주장하는 임진왜란 기원 설명
  5. 2027 수능특강 문학 현대시 7강 해설 (김은광) — 조지훈 눈 오는 날에와의 비교 분석 자료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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