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탱크데이, 5월 18일에 하필 그 단어를 꺼낸 회사의 속사정
2026년 5월 18일, 스타벅스 탱크데이라는 단어가 앱에 떴다.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이었다. 텀블러 할인 행사 이름이 하필 ‘탱크데이’였고, 홍보 문구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붙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은폐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조합이었다.
대중은 분노했다. 스타벅스는 문구를 바꿨다가, 행사를 중단했다가, 대표이사가 해임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냈고, 미국 본사까지 사과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남았다. 이게 정말 단순한 실수였을까. 아니면, 누군가에게는 이 상황 자체가 필요했던 걸까.
222개 행사를 돌리는 회사에서 실수가 가능한가
스타벅스코리아는 2025년 한 해 동안 222개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틀에 한 번꼴이었다. 지난달에만 16건의 이벤트가 동시에 돌아갔다. 이 속도에서 개별 문구를 전부 검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내부 설명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의심이 시작된다.
222개의 이벤트를 운영할 수 있는 조직이, 5월 18일이라는 날짜를 몰랐을 리 없다. 대한민국에서 5·18은 달력에 빨간 글씨로 찍혀 있다. 그 날짜에 ‘탱크’라는 단어를 배치한 건, 아무도 안 걸러냈다는 뜻이 된다. 검수 시스템이 있었는데도.
내부 관계자는 “설마 문제되겠어라는 안일함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진짜 안일함이었을까, 아니면 그 안일함을 만들어낸 조직의 속도가 문제였을까. 스타벅스 빙수 27년 동안 안 팔던 브랜드가 결국 무릎 꿇은 이유 – 프로모션 남발의 배경이 되는 매출 압박 상황을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월 16일에도 같은 행사를 했었다는 사실
5월 18일 논란이 터진 뒤, 사람들이 과거를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했다. 스타벅스는 4월 16일에도 ‘미니 탱크데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한 형태의 텀블러 할인 행사를 했었다.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추념일이었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제품 입고 일정에 맞춘 것일 뿐 특정 날짜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본사에서 정해진 제품명이 ‘Tank Tumbler’이고, 국내에서 임의로 만든 이름이 아니라는 해명이었다.
여기서 인간의 이기심을 기준으로 의심해보면 이렇다. 4월 16일에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갔으니, 5월 18일에도 괜찮을 거라고 판단한 사람이 분명 있었다. 한 번 통과된 성공 경험이 다음 판단을 느슨하게 만든 거다. 문제는, 이 느슨함의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과 이익을 보는 사람이 달랐다는 점이었다.
대표가 해임당했는데 정용진은 무사한 이유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논란 당일 해임됐다. 담당 임원도 해임됐다. 실무자들은 직무배제 후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사과문을 내고, 대표를 자르고, 그걸로 끝이었다.
여기서 가장 큰 의심이 생긴다. 이정재 임세령 데이트, 12년째 결혼 안 하는 커플이 트럼프 장남 옆에 선 이유 – 정용진 회장의 인맥과 행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글이다.
정용진 회장은 2022년 ‘멸공’이라는 단어를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을 만들었었다.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 보수 진영에서는 환호했고, 진보 진영에서는 불매 조짐이 일었다. 2023년에는 보수 개신교계 행사에 축사 영상을 보냈다. 이런 행보가 쌓인 사람의 회사에서, 5·18 기념일에 ‘탱크데이’가 나온 거다.
소비자들이 “정용진이 정말 몰랐을까”라고 의심하는 건, 과거의 패턴이 현재의 사건과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회사는 “세부 문구까지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대중은 이미 총수의 성향과 사건을 하나로 엮어 읽고 있었다.
정용진이 대표를 당일 잘라야 했던 진짜 이유
대표 해임이 빨랐다. 논란이 터진 5월 18일 당일, 손정현 대표에게 해임이 통보됐다. 일반적인 기업 위기 대응 속도가 아니었다. 이 속도의 배경에는 콜옵션이 있었다.
2021년 신세계(이마트)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가 보유하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4,742억 원에 인수했다. 총 67.5%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 거래에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미국 본사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경우, 지분을 35% 할인된 가격에 되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라는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에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고, 불매운동이 번지면, 미국 본사가 콜옵션을 행사할 명분이 생긴다. 정용진 회장이 그날 밤 대표를 잘라야 했던 건, 단순한 사과가 아니라 수조 원짜리 계약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코스트코 할인 뒤에 숨은 2500억의 행방 – 글로벌 유통 기업이 한국에서 돈을 버는 형태가 궁금하다면 참고할 글이다.
대통령까지 나서야 했던 건 선거 때문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논란 당일 소셜미디어에 “분노”,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도덕적, 행정적, 법적, 정치적 책임이 주어져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한 기업의 마케팅 실수에 이 정도로 강한 어조를 쓴 건 이례적이었다.
그런데 이 시점은 6월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시기였다. 5·18은 민주당의 상징적 역사 자산이다. 여기에 정용진이라는 보수 성향의 재벌이 연루된 사건이 터졌다.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 완벽한 소재였고, 실제로 여론은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반대편에서는 국민의힘 충북도당이 “스벅 가야지”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양쪽 모두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소비하고 있었다. 스타벅스의 실수는, 선거를 앞둔 양 진영 모두에게 필요한 재료가 된 셈이었다.
불매운동은 누구를 위한 건가
망치로 스타벅스 머그컵을 깨는 영상이 돌았다. 회원탈퇴 인증이 올라왔다. 하지만 동시에, 논란 직후 스타벅스 탱크 텀블러는 중고 시장에서 품절됐다. 스타벅스 푸드백 품절대란, 사기 전에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 스타벅스 한정판이 논란 후 오히려 가격이 뛰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의 분노는 진짜다. 하지만 동시에, 그 분노를 이용해 희소성이 올라간 제품을 되파는 사람도 존재했다. 분노와 이익이 같은 사건 안에서 공존하고 있었다.
이마트 주가는 19일 장중 9% 가까이 빠졌다. 신세계 주가도 하락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마케팅 담당자 몇 명의 실수로 수천억 원이 증발한 셈이었다. 해임당한 대표는 책임을 졌고, 주가 하락의 손실은 주주가 떠안았다. 그리고 정용진 회장은 사과문 한 장으로 자리를 지켰다.
결국 이 사건에서 각자가 원했던 것은 달랐다. 소비자는 분노의 표출을 원했고, 대통령은 정치적 명분을 원했고, 정용진은 콜옵션 방어를 원했고, 중고 리셀러는 품절 텀블러의 프리미엄을 원했다. 하나의 사건이 모든 사람의 이기심을 동시에 만족시킨 드문 경우였다. 블랙아이클럽, 일론 머스크 눈 멍 하나로 다시 터진 미스터리 – 불매운동이 실제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의 한계를 다룬 글이다.
Q&A
Q1. 스타벅스 탱크데이가 뭔가?
2026년 5월 18일 스타벅스코리아가 ‘탱크 시리즈’ 텀블러 할인 행사를 ‘탱크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사건이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겹치면서 역사를 조롱한다는 비판이 터졌다.
Q2. 스타벅스 대표는 왜 해임됐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논란 당일 손정현 대표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미국 본사의 콜옵션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초고속 대응이라는 분석이 있다.
Q3. 미국 스타벅스 본사도 관련이 있나?
미국 본사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관련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 훼손 시 지분을 할인 가격에 되살 수 있는 권리다. 본사도 “용납할 수 없다”며 사과 성명을 냈다.
Q4. ‘책상에 탁’은 왜 문제가 됐나?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사인을 은폐하며 했던 말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5·18 기념일에 이 문구가 함께 사용돼 이중으로 논란이 됐다.
Q5. 스타벅스 불매운동은 실제 효과가 있었나?
이마트 주가가 장중 9% 가까이 하락했고, 신세계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다만 과거 불매운동 사례를 보면 장기적 매출 영향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다.
참고 자료
- ‘탱크데이’ 사건의 진짜 원인, 스타벅스 내부 목소리 – 비즈한국 – 내부 관계자 인터뷰와 222건 프로모션 실태가 담겨 있다.
- 정용진, 스타벅스 대표 전격 경질 담당 임원도 해임 – 연합뉴스 – 해임 과정과 신세계그룹 공식 입장 전문이 있다.
- 이 대통령 ‘스벅 탱크데이’에 “저질 장사치” – 한겨레 – 대통령 발언 전문과 정치권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 스타벅스 본사도 사과, 콜옵션 계약 부담 – YTN – 미국 본사 콜옵션과 지분 관계를 다룬 기사다.
- 5·18 탱크데이 파문, 4월 16일 세월호도 했다 – 대한일보 – 4월 16일 ‘미니 탱크데이’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