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리저우드 개미 사건, 4년간 뭘 먹였던 거야
조셉 리저우드라는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거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출신의 셰프로, 서울 강남 도산공원 근처에서 에빗(EVETT)이라는 파인다이닝을 운영하고 있다. 미쉐린 2스타를 받았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시즌1에도 백수저로 출연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2026년 5월 15일, 그가 검찰에 기소됐다. 혐의는 식품위생법 위반. 국내에서 식용이 허가되지 않은 개미를 디저트에 올려 4년 동안 1만 2200회 이상 팔았다. 벌어들인 수익만 1억 2000만 원이 넘었다. (동아일보)
한국 식품위생법상 식용 가능한 곤충은 메뚜기, 밀웜 등 딱 10종이다. 개미는 여기 포함되지 않았다. 알면서 한 건지, 정말 몰랐는지. 그 경계선에 이 사건의 핵심이 있었다.

설악산 개미라더니 태국산이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지점은 따로 있었다. 그동안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에빗 방문 후기에는 “셰프가 지리산에서 직접 채집한 개미”라는 문장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설악산이라고 적은 글도 있었다.
에빗의 개미 디저트는 식혜 소르베 위에 개미를 뿌려 먹는 방식이었고, 자연 속에서 직접 따온 재료라는 이미지가 이 메뉴의 매력이었다.

그런데 검찰 조사 결과, 그 개미는 미국산과 태국산이었다. 국제우편으로 건조 상태의 제품을 반입한 거였다. 더 충격적인 건 보건 당국이 해당 개미의 중금속 검출량이 다른 식용 곤충 대비 최대 55배라는 분석 결과를 검찰에 전달했다는 사실이다. (세계일보)
산에서 직접 잡아왔다는 이야기와 수입산 건조 개미 사이의 간극. 이걸 단순한 착오라고 보기엔 4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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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를 따라 한 건가, 영감을 받은 건가
이 사건의 뿌리를 따라가면 덴마크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노마(Noma)가 나온다. 르네 레드제피 셰프가 이끌었던 노마는 숲에서 개미를 직접 채집해 요리에 올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개미의 산미(신맛)를 레몬 대신 활용한다는 발상이었고, 이건 수십 년간 미식계에서 꽤 잘 알려진 이야기였다.

조셉 리저우드는 노마에서 실제로 일한 경력이 있었다. 그가 에빗에서 개미를 사용한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한국 인터뷰에서 노마의 이름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미식 전문 매체 DIN.ESSER는 이렇게 썼다. “누가 봐도 노마의 대표적인 개미 요리를 가져간 주제에, 한국어 인터뷰에서 노마는 찾아볼 수 없다.” (DIN.ESSER)
영감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한국의 식재료를 재해석한다”는 서사를 만들었던 셈이다. 창작과 모방의 경계, 그 어딘가에서 이 사건의 불편함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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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는 말, 믿어도 되는 걸까
에빗 측은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셰프가 미국과 유럽 근무 당시 개미 산미를 활용한 요리를 했고, 국내에서는 불법인지 몰랐다.” 이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노마에서 일했고, 미국에서도 요리했으니까. 해외에서는 개미가 식재료로 쓰이는 나라가 실제로 존재한다.
그런데 의심을 거두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2021년부터 2025년 1월까지 4년이다.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한국의 식품위생법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건 믿기 힘들었다.

더구나 2019년에 미쉐린 1스타를 받고, 그 이후 매년 수상 경력이 쌓이면서 공적 주목을 받아온 셰프였다. 식약처가 온라인 게시물을 보고 단속에 나선 것이 2025년이고, 검찰 송치가 같은 해 7월이었다. (중앙일보)
미쉐린 별을 달고 넷플릭스에 출연하는 동안, 그 디저트 메뉴는 계속 팔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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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을 사랑한 건가, 한식이 필요했던 건가
조셉 리저우드가 한국에 정착한 이야기는 꽤 아름다웠다. 2016년 아시아 순례 중 서울에 처음 왔고, 한국이 좋아서 눌러앉았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했고, 제주도 해녀와 함께 물질을 하며 식재료를 탐구했다. 태즈메이니아와 제주가 닮았다는 이야기도 자주 했다.

이 서사가 통했다. 파란 눈의 외국인 셰프가 한국 토종 재료로 요리한다는 스토리는 언론이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미쉐린 가이드도 그 서사 위에 별을 얹었다.
그런데 DIN.ESSER의 리뷰는 정반대의 시선을 던졌다. “기본은 서양 요리와 일본 요리이고, 그 위에 몇 가지의 낯선 감각을 수놓는 식의 방법론이다. 한식의 맛이나 조리법은 배제한다.”
한식을 진심으로 사랑한 셰프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심의 눈으로 보면, “한식을 재해석하는 외국인”이라는 포지션 자체가 한국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 무기 위에 노마의 개미를 올렸고, 그 위에 “지리산에서 직접 채집했다”는 이야기를 덧씌웠다. 의도가 어땠든, 결과적으로 완성된 형태는 하나였다. 팔리는 이야기였다.
미쉐린 별은 어디까지 보호해주는가
에빗은 2019년 미쉐린 1스타, 2025년부터 2스타를 받았다. 기소된 지금도 여전히 2스타 레스토랑이고, 영업도 계속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이 사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과거 해외에서는 위생 문제나 법적 문제가 불거진 레스토랑의 별이 박탈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 미쉐린은 조금 다른 관행을 보여왔다.
DIN.ESSER가 지적한 것처럼, “3스타에서 검증된 경력이 있는 셰프에게는 최소 1스타, 이후 몇 년 자리 잡으면 2스타”라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미쉐린의 권위가 이 사건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미쉐린 시스템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번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하나였다. 별이 많을수록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었고, 별이 많을수록 개미 위에 올라간 이야기도 더 잘 팔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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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1. 조셉 리저우드 개미 디저트는 어떤 메뉴였나?
식혜를 접목한 소르베(셔벗) 위에 건조 개미를 뿌려 먹는 방식이었다. 개미의 산미(신맛)를 레몬 대신 활용한다는 콘셉트로, 2021년부터 약 4년간 판매됐다.
Q2. 왜 불법이었나?
한국 식품위생법상 식용 가능한 곤충은 메뚜기, 밀웜 등 총 10종으로 제한된다. 개미는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었다.
Q3. 에빗 레스토랑은 지금도 영업하고 있나?
2026년 5월 기준, 불구속 기소 상태이며 레스토랑은 정상 영업 중이다. 미쉐린 2스타도 유지되고 있다.
Q4. 개미에서 중금속이 55배 검출됐다는 건 무슨 뜻인가?
보건 당국이 해당 개미의 중금속 검출량을 분석한 결과, 국내 허가된 다른 식용 곤충 대비 최대 55배 수준이었다는 의미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Q5. 노마(Noma)와 에빗의 개미 요리는 같은 건가?
덴마크 노마 레스토랑의 르네 레드제피 셰프는 직접 숲에서 채집한 개미를 사용해 산미를 표현하는 요리로 유명했다. 조셉 리저우드는 노마 출신이며, 에빗의 개미 디저트도 같은 콘셉트다. 다만 에빗의 개미는 직접 채집이 아닌 미국·태국에서 수입된 건조 제품이었다.
참고자료
- 동아일보 – ‘중금속 개미’를 디저트에 솔솔 뿌려 팔아…미슐랭 2스타 기소 – 기소 경위와 중금속 검출 수치를 다룬 단독 보도
- DIN.ESSER – 레스토랑 에빗을 거부한다 – 미식 전문 매체의 에빗 비판 리뷰와 노마 베끼기 지적
- 미쉐린 가이드 – 조셉 리저우드 셰프 인터뷰 – 흑백요리사 출연 이후 셰프 본인의 한식관 인터뷰
- 조선비즈 – 한국 식재료로만 요리하는 호주 셰프 조셉 – 흑백요리사 방송 이후 에빗의 인기 급등과 예약 전쟁 기사
- 세계일보 – 유명 미슐랭 셰프 재판행, 개미 올린 디저트 식용 불가였다 – 검찰 기소 내용과 식품위생법 위반 상세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