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연등축제, 로봇 스님이 수계식까지 받고 종로를 걸은 진짜 이유

종로 연등축제, 로봇 스님이 종로 한복판을 걸은 진짜 이유

종로 연등축제가 2026년 5월 16일 밤, 10만 개의 등불로 서울 도심을 뒤덮었다. 50만 명이 모였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1,200년 역사의 행렬 맨 앞에 휴머노이드 로봇 4대가 걸어 나왔다. 법복 입은 130cm짜리 로봇이 합장하자 양쪽에 늘어선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로봇 스님이다!”

이건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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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인 5월 6일,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국내 최초 로봇 수계식이 열렸다.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가 한 달간 수행을 마치고 ‘가비’라는 법명을 받았다. 스스로 “생명을 해치지 않겠습니까?”라고 묻고, 스스로 “예!”라고 답했다. 그 옆에서 스님들이 합장으로 받았다. 팔에는 연등회 스티커가, 목에는 108염주가 걸렸다.

“로봇도 도반입니다.” 조계종이 공식적으로 한 말이었다.

1,200년 된 축제에 왜 갑자기 로봇이 나타났을까

이 장면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당연하다. 연등행렬은 통일신라 시대인 866년, 경문왕이 황룡사로 행차하며 등불을 밝힌 것이 시초였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사실이다. 고려시대에는 국가 행사였고, 조선시대에는 민속 행사로 변모했다.

지금 형태의 축제는 1976년에 시작됐다. 부처님오신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이듬해, 여의도에서 조계사까지 첫 연등행진이 이뤄졌다. 1996년에 출발지가 동대문으로 바뀌었고, 이후 종로가 축제의 중심이 됐다.

2020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심사기구의 평가가 인상적이었다. “불교만의 행사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

그런데 정작 불교 내부 상황은 심각했다. 지난 10년간 사찰 수가 4,590곳 줄었다. 약 31%. 스님 수는 1만 3,734명 감소. 39%가 사라졌다. 신도의 44%가 60세 이상이었고, 30대 이하는 1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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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오계라는 게 대체 뭔데, 불교가 AI 윤리까지 건드린 거야?

5월 6일 수계식에서 공개된 ‘로봇 오계’의 내용이 흥미로웠다.

생명을 해치지 않을 것. 사물을 훼손하지 않을 것. 인간을 존중할 것. 기만하지 않을 것. 에너지 과충전 하지 않을 것.

마지막 항목을 보고 웃은 사람이 많았다. 과충전 금지라니. 인간의 오계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에 해당하는 자리를 로봇 버전으로 바꾼 거였다.

하지만 갈마아사리를 맡은 성원스님의 말은 진지했다. “로봇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건 로봇을 만들고 프로그래밍하는 사람들이 지켜야 할 기본 계율이다.”

AI 윤리 논쟁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점이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 규제 법안을 두고 싸우고 있었고, 한국에서는 절에서 로봇에게 계율을 줬다. 전혀 다른 방식이었지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기계가 사람 곁에 있으려면 최소한 뭘 지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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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 명은 뭘 보러 온 거야, 종교 행사에 왜 이 난리야

뉴시스는 올해 연등회 관람객을 5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행렬 참가자만 5만 명, 손에 든 등은 10만 개.

그런데 이 사람들 전부가 불자는 아니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반응들을 보면 상황이 보인다. “부처님 생파 왔다.” “종로 2층 카페에 미리 자리 잡고 있는 분들 부러웠다.” “내년엔 참가자로 신청해봐야지.”

주한 쿠바대사 클라우디오 몬손은 가족과 함께 와서 “종교를 떠나 문화적으로 불교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온 엘리 포포바는 지나가다 행렬을 보고 연등 하나를 받아 들었다.

한국리서치 2025년 조사에서 불교 호감도는 54.4%. 주요 종교 중 1위였다. 하지만 실제 불교 신도 비율은 15~16%로 줄었다. 이 간극이 의미하는 건 하나다. 사람들은 불교를 좋아하지만, 불자가 되고 싶진 않다. 축제로 즐기고 싶을 뿐이다.

연등축제가 종교 행사의 껍데기를 벗고 시민 축제로 자리 잡은 건 바로 이 지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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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이 끝나고 난 뒤, 종로에서 벌어진 밤의 두 번째 장면

연등행렬은 밤 9시 30분쯤 조계사에서 끝났다. 하지만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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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각사거리 보신각 앞 특설무대에서 대동한마당이 시작됐다. 하늘에서 분홍색 꽃비가 쏟아졌다. 불자도, 관광객도, 외국인도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돌았다. 그리고 노라조가 등장했다. “카레! 카레! 카레!” “슈퍼맨!”

천년 넘은 불교 축제의 피날레가 노라조였다. 이 조합이 어색하지 않았던 건, 이미 연등회 자체가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7일에는 인사동에서 다시 한번 연등행렬이 이어졌다. 그 후 공평사거리에서 DJ 스매셔가 이끄는 EDM 공연으로 이틀간의 축제가 마무리됐다. 국악과 EDM이 한 무대 위에 올라간 밤이었다.

북한 전통등이 종로를 걸었다, 아무도 몰랐던 장면 하나

올해 행렬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장면이 하나 있었다.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 있는 8각 13층 석탑. 이걸 원형으로 복원한 탑등이 광화문 봉축점등식에서 밝혀졌다. 전통 한지로 만들어졌고, 좌대 포함 약 19미터 규모였다.

그리고 연등행렬 당일, 북한 문헌을 토대로 복원한 치자등, 호롱등, 사자등이 등장했다. 이 등을 든 사람들은 북향민들이었다. 탈북 이후 한국에 정착한 사람들이 북녘의 전통등을 직접 들고 종로를 걸었다.

“평화”와 “공존”이라는 단어가 올해 연등회의 봉축 표어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와 겹쳤다. 로봇 스님만 화제가 됐지만, 이 장면도 분명 올해 연등회의 일부였다.

결국 이 축제가 종로에서만 가능한 이유

흥인지문에서 출발해 종로5가, 4가, 3가를 지나 조계사까지. 이 경로는 1996년부터 30년째 같다.

올해는 도로 한가운데 있던 버스정류장이 처음으로 가장자리로 옮겨졌다. 그 덕분에 5만 명이 도로 한복판을 넓게 걸을 수 있었다. 오후 1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종로가 전면 통제됐다. 승용차는 청계천로와 율곡로, 을지로로 우회해야 했다.

매년 이 통제를 감수하면서도 축제가 이어지는 건, 종로라는 장소 자체가 연등회의 정체성이기 때문이었다. 조계사가 있고, 탑골공원이 있고, 보신각이 있다. 한국 불교의 중심과 서울의 역사가 겹치는 유일한 동선이다.

866년 황룡사에서 시작된 등불이, 1976년 여의도를 거쳐, 1996년부터 종로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2026년, 그 길 위에 로봇이 섰다. 1,200년의 시간이 한 도로 위에 압축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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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1. 2026 종로 연등축제 일정이 언제였어?
2026년 5월 16일(토) 오후 7시~9시 30분 연등행렬, 5월 17일(일) 오전 11시~오후 7시 전통문화마당. 흥인지문에서 조계사까지 진행됐다.

Q2. 로봇 스님이 진짜 수계식을 받은 거야?
5월 6일 조계사에서 국내 최초 로봇 수계식이 열렸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가비’라는 법명을 받았고, 로봇 오계를 서약했다. 조계종 공식 행사였다.

Q3. 연등축제는 불교 신자만 갈 수 있어?
아니다. 종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올해 관람객 50만 명 중 상당수가 비불교인이었고, 외국인도 다수 참여했다.

Q4. 교통통제는 어떻게 됐어?
5월 16일 오후 1시부터 17일 새벽 3시까지 흥인지문~종각 구간 양방향 전면 통제. 17일에는 우정국로(안국~종각)가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다시 통제됐다.

Q5. 내년에도 로봇 스님 나와?
조계종은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연등회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했다. 올해가 첫 시도였고, 반응이 폭발적이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참고 자료

  1. 연합뉴스 — “와 로봇 스님이다!” 서울 도심 수놓은 화합의 연등 물결 — 2026 연등행렬 현장 종합 보도, 로봇 스님과 시민 반응 상세.
  2. 동아일보 — 로봇, 스님됐다…조계종, 로봇 ‘가비’ 수계식 첫 진행 — 5월 6일 조계사 로봇 수계식 전 과정 상세 보도.
  3. 뉴시스 — 로봇 스님과 10만 연등 물결…서울 밤 밝힌 연등회(종합) — 50만 관람객 추산, 행사 전체 일정 및 참여 단체 종합 정리.
  4. 경향신문 — 이번 주말 서울 도심 연등으로 물든다…’로봇 스님’들도 함께 행진 — 교통통제 정보 및 시민 참여 방법 안내.
  5. 불교닷컴 — 2026 연등회는 ‘북한 문헌등’ 재현…로봇이 봉행위원단 ‘협시’ — 북한 전통등 복원과 북향민 참여 배경 보도.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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