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드론쇼 당일, 불법 마라톤이 같은 시간에 뚫고 들어왔다
뚝섬 드론쇼가 열리는 날이었다. 2026년 5월 16일 토요일. 뚝섬한강공원에 3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테마는 “빛의 정원”. 1,200대 드론이 한강 위 밤하늘에 꽃밭을 그리는 공연이었다.
같은 날 오후 5시. 동대문구 장안1수변공원에서 1,500명이 출발하는 야간 울트라마라톤이 예정돼 있었다. 코스가 뚝섬한강공원을 관통했다.
서울시는 이틀 전 현장에 현수막을 걸었다. “승인되지 않은 불법 행사입니다.” 마라톤 주최 측은 “행정의 횡포”라며 강행 방침을 고수했다. 참가자들은 환불도 못 받고 붕 떴다. 소셜미디어에서는 “3만 명 사이로 1,500명이 달린다고?”라는 반응이 터졌다.
결국 대회 이틀 전, 동대문구가 출발지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마라톤은 잠정 연기됐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4년째 무허가 운영, 왜 이제야 터졌을까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은 2023년에 시작된 대회였다. 최장 100km 코스. 참가비 약 10만 원.
문제는 처음부터 있었다. 한강공원에서 5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마라톤을 열려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의 장소 사용 승인이 필요하다. 이 대회는 4년 동안 한 번도 이 절차를 밟지 않았다. 동대문구청에서 출발지 허가만 받고, 한강공원 전체 구간은 그냥 지나간 거다.
작년 3회 대회도 무허가로 치러졌다. 서울시가 이번에야 제동을 건 이유는 하나였다. 드론쇼와 겹쳤기 때문이다.
드론 라이트쇼 관람객 3만 명이 밀집해 있는 뚝섬한강공원을 야간에 1,500명이 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서울시는 “시민 보행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고, 주최 측을 하천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했다.
주최 측 반응은 달랐다. “우회 주로를 안내했고, 안전 대책도 수립했다. 미래한강본부가 신청서 접수 자체를 거부했다.” 법정 공방이 예고된 상태다.
참가자 한 명이 환불을 요구하자 주최 측은 이렇게 답했다고 알려졌다. “3월 31일 이후 취소 불가. 말씀 가려서 하시기 바랍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분노가 확산됐다.
→ 관련글: 광화문 레고 축제 비 맞으며 2시간 줄 선 사람들이 몰랐던 진짜 속사정 –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무료 행사에서 반복되는 안전 문제의 패턴이 궁금하면 참고.
드론쇼를 보려면 왜 와이파이를 끊어야 할까
뚝섬 드론쇼를 보러 가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공연 당일 정오부터 밤 9시 30분까지 한강공원 내 공공 와이파이가 꺼진다.
이유는 2024년 1월 1일 부산 광안리에서 터진 사건 때문이었다. 새해 카운트다운 드론쇼. 8만에서 10만 명이 모였다. 자정이 됐는데 드론이 뜨지 않았다.
원인은 와이파이였다. 드론이 사용하는 5GHz 주파수 대역에 수만 명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통신이 먹통이 됐다. 드론 200대가 연결 자체를 못 했다. 공연은 통째로 취소됐다.
한파 속에서 7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이 있었다. “새해를 도둑맞은 기분”이라는 글이 소셜미디어를 뒤덮었다.
이후 부산 수영구는 드론쇼 전후 4시간 동안 공공 와이파이를 차단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도 같은 교훈을 가져갔다. 뚝섬 드론쇼 때 와이파이가 꺼지는 건 그래서였다. 관람객 편의가 아니라 드론 제어를 위한 조치다.
→ 관련글: 광안리 드론쇼 시간 놓치지 않는 법 일정 명당 교통 완벽 가이드 꿀팁 – 드론쇼 취소 이력과 안전 기준을 정리한 글. 한강 드론쇼 가기 전에 한 번 보면 헛걸음 방지에 도움 된다.
드론이 관객 위로 떨어진 적 있다는 사실
드론쇼가 화려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떨어진 적이 있다.
2022년 12월 31일, 부산 광안리 드론쇼 도중 드론 2대가 추락했다. 1대는 바다로, 1대는 관람객이 있는 테마거리로 떨어졌다. 발가락을 다친 사람이 1명. 2023년 8월에는 촬영용 드론이 밀집 구역으로 추락해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 3명의 관람객이 다쳤다. 드론쇼가 시작된 이후로.
2025년 3월, 항공안전기술원이 기준을 강화했다. 500대 이상 야간 비행 시 이착륙지와 관람석 거리 100m 이상 확보. 1,000대 이상이면 150m. 부산 광안리는 백사장과 관람 도로가 붙어 있어서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웠다. 이착륙지를 옮기라는 권고까지 나왔다.
서울 뚝섬은 상황이 다르다. 수변무대와 관람객 잔디광장 사이에 거리 여유가 있고, 한강 위로 드론이 뜨는 형태라 광안리보다는 안전한 배치다. 하지만 드론이 기계인 이상 추락 가능성은 0이 아니다.
무료 공연인데 10분짜리. 사람들이 몇 시간을 기다리는 이유
뚝섬 드론쇼는 무료다. 예약도 필요 없다. 한강공원에 아무 때나 가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된다. 드론 라이트쇼 자체는 약 15분. 미니 드론쇼까지 합쳐도 25분이면 끝난다.
그런데 사람들은 3~4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는다. 돗자리, 간식, 담요. 명당은 분수광장 앞 잔디밭. 일찍 안 가면 앞사람 머리 뒤에서 스마트폰 들고 찍는 게 전부다.
2026년 상반기 기준으로 뚝섬 드론쇼는 라인프렌즈, 스타워즈, BTS 등 IP 협업을 공연마다 바꾸며 진행됐다. 4월 25일에는 라인프렌즈 브라운과 조구만이 밤하늘에 떠다녔고, 5월 5일에는 스타워즈 2,000대 특별 공연이 잠실에서 열렸다.
15분짜리 무료 공연에 3만 명이 모이는 이유는 단순했다. 매번 다른 걸 보여줬다. 그리고 한강이었다.
→ 관련글: 서울가든페스티벌 예약 전쟁, 이무진 10CM 무료인데 왜 500석뿐? – 같은 시기 서울숲에서 열린 무료 축제도 비슷한 인파 문제를 겪었다. 5월 서울 무료 행사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1억 4천만 원짜리 10분, 서울시는 왜 계속 드론을 띄울까
2023년 서울시가 한강 드론쇼에 투입한 예산은 1억 4,000만 원이었다. 회당 평균 1억 원 수준. 2026년에는 상반기에만 5회, 규모도 1,200대에서 2,000대까지 확대됐다. 예산은 훨씬 더 커졌을 거다.
글로벌 드론 라이트쇼 시장은 2026년 5억 5천만 달러 규모에서 2035년 41억 5천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 25%. 한국도 2026년 2월 부산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에 23개국 318개 기업이 참가했고, 9,700억 원 상담 실적을 올렸다.
서울시 입장에서 드론쇼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야간 관광 콘텐츠의 핵심이고, 세계 불꽃축제를 대체할 카드였다. 실제로 2025년 서울시의회에서는 “세계불꽃축제 피해가 심각하다, 드론쇼로 대체하라”는 제안이 나왔다. 소음, 화재 위험, 미세먼지가 없는 드론쇼는 친환경 대안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10분짜리 빛쇼에 수억을 쓰는 게 낭비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3만 명이 무료로 모이고, 그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 뷰를 찍고, 외국인 관광객이 한강을 찾는 이유가 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관련글: 포켓몬 30주년, 카드 한 장 245억인데 서울숲은 무료라고? – 뚝섬한강공원 포켓몬 런부터 드론쇼까지, 5월 한강에서 벌어진 IP 이벤트들의 전체 그림이 보인다.
Q&A
Q1. 뚝섬 드론쇼 다음 일정은 언제인가?
2026년 상반기 마지막 회차는 6월 5일(목) 뚝섬한강공원에서 열린다. 테마는 “쉬엄쉬엄 한강 3종 축제” 연계 공연이다. 드론 라이트쇼는 오후 8시 30분부터 약 15분간 진행된다.
Q2. 뚝섬 드론쇼 명당 자리는 어디인가?
분수광장 앞 잔디밭이 가장 인기 있다. 자양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진입하면 수변무대 쪽으로 접근하기 수월하다. 최소 1시간 30분 전 도착을 권장한다.
Q3. 드론쇼 당일 한강공원 와이파이가 왜 안 되나?
드론이 5GHz 대역을 사용하는데, 관람객 스마트폰이 동시 접속하면 통신 간섭이 발생한다. 과거 광안리에서 이 문제로 공연이 통째로 취소된 적이 있어, 서울시는 당일 공공 와이파이를 끊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Q4. 서울한강울트라마라톤은 결국 어떻게 됐나?
2026년 5월 14일 연기가 확정됐다. 서울시는 주최 측을 하천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했고, 주최 측도 행정처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참가비 환불은 연기된 일정에 참가가 어려운 경우 전액 환불한다고 조직위가 밝혔다.
Q5. 뚝섬 드론쇼가 날씨 때문에 취소된 적 있나?
있다. 2023년 10월 20일 강풍으로 6회차가 취소됐고, 2025년 4월 19일에도 비 예보로 취소됐다. 드론은 강풍과 비에 취약하기 때문에, 기상 악화 시 당일 취소가 가능하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공식 채널에서 당일 확인이 필요하다.
참고 자료
- SBS – 드론쇼 3만 명 사이로 마라톤을? 무허가 논란 결국 연기 – 마라톤 연기 과정과 서울시-주최 측 갈등 전체 경위
- 주간조선 – 드론쇼 인파 속 1500명 마라톤 논란, 서울시 불법 대회에 주최측 반발 – 참가자 환불 논란과 조직위 대응 상세
- 한겨레 – 승인 없이 진행되는 울트라마라톤, 서울시 강행하면 형사고발 – 하천법 위반 고발 배경과 법적 쟁점
- KBS – 드론쇼 못 보나, 바뀐 기준에 날벼락 – 야간 드론 비행 안전기준 강화와 드론쇼 중단 위기
- 국제신문 – 광안리 드론쇼 돌연 취소, 10만 인파 허탈 분노 – 와이파이 통신장애로 인한 드론쇼 전격 취소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