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크 클로그, 재활의학과 의사가 진짜 만들었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바크 클로그. 이 이름을 처음 들으면 대부분 고개를 갸웃거린다. “크록스 비슷한 거 아니야?” 그런데 이 슬리퍼 하나가 2년 만에 매출 100억을 넘겼고, 투자금은 3배로 돌아왔고, 제약회사가 인수했고, 서울대병원이 납품을 받았다. 재활의학과 의사가 환자한테 추천할 신발이 없어서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게 여기까지 온 거다.
이건 단순한 슬리퍼 성공담이 아니었다. 족저근막염 환자가 매년 늘어나는 시대, 러닝 열풍, 리커버리 슈즈라는 새로운 시장, 그리고 “편한 신발 추천해주세요”라는 환자의 한마디가 전부 겹치면서 터진 결과였다. 처음부터 따라가 보면 의외의 지점에서 연결고리가 보인다.
환자가 물었고, 의사가 답을 못 했다
모든 건 진료실에서 시작됐다. 변희준 바크 대표는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전공의 출신이다. 골반, 허리, 무릎, 발목, 발 통증 환자를 매일 봤다. 진료가 끝나면 돌아오는 질문은 언제나 비슷했다. “선생님, 발 편한 신발 뭐 신으면 돼요?”
시중 제품을 직접 사서 신어봤다. 비싸면 기능은 괜찮은데 디자인이 투박했고, 예쁜 건 발에 안 맞았다. 환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물건이 없었다. 그게 2021년이었다.
같은 해 12월, 변희준은 아예 신발 회사를 차렸다. 브랜드 이름은 BARC. Balance(균형), Arch(아치), Rehabilitation(재활), Comfort(편안함)의 앞글자를 따왔다. 재활의학과 동료들과 머리를 맞댔다. 발의 하중 분포, 아치 지지, 충격 분산 같은 의학적 데이터를 신발 설계에 직접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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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저근막염 환자 29만 명, 이 숫자가 왜 슬리퍼 시장을 바꿨을까
바크가 등장한 시점과 딱 맞물리는 숫자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진료 환자는 2021년 26만 5,346명에서 2024년 28만 9,338명으로 늘었다.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아침에 첫발을 내딛을 때 찌르는 듯한 통증이 대표 증상이다. 오래 서서 일하는 사람, 갑자기 운동량을 늘린 사람, 발 아치가 무너진 사람에게 잘 생긴다.
여기에 러닝 붐이 겹쳤다.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달리는 문화가 확산됐다. 무신사에서 “리커버리” 검색량이 전년 대비 120% 이상 올랐고, 29CM에서는 “리커버리 슈즈” 관련 검색이 493% 증가했다. 달린 뒤 발을 쉬게 해주는 신발, 즉 리커버리 슈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타이밍이었다. 바크가 그 한복판에 서 있었다.
서울대병원이 이 슬리퍼를 왜 납품받았을까
바크의 성장 속도는 비정상적이었다. 매년 매출이 최소 2배씩 뛰었다. 2024년 매출 20억 원, 2025년 매출 103억 원. 2025년 5월에는 기업가치를 100억 원으로 평가받고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B2B 쪽이었다. 바크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병원용 실내화로 제품을 납품했다. 의사가 만든 신발을 다른 의사들이 먼저 알아본 셈이었다. 하루 종일 수술실과 병동을 뛰어다니는 의료진에게 발 피로 감소는 곧 업무 효율이었다.
포브스코리아는 바크를 2025 고객신뢰도 1위 프리미엄 브랜드 풋웨어 부문에 선정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크록스는 국민 신발인데 왜 바크로 갈아탔냐”는 질문에 “한번 신어보면 안다”는 답변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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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3배 회수, 제약회사가 슬리퍼 브랜드를 인수한 이유가 뭘까
2023년 12월,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가 바크에 약 2억 원을 투자했다. 국민체육진흥기금 스포츠 모태펀드가 재원이었다. 이후 IBK 창공 프로그램, 팁스(TIPS) 선정,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을 거치며 기업 역량을 키웠다.
2026년 1월, 전환점이 왔다. 씨엔티테크가 보유 지분을 유니온제약그룹 계열사인 강남약품에 매각했다. 투자 후 2년 만에 원금 대비 3배를 회수했다. 제약회사가 신발 브랜드를 산 거다. 얼핏 보면 이상하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꽤 논리적이었다. 강남약품은 제약 및 의료용품 유통 채널과 전국 병원 네트워크를 갖고 있었다. 바크가 이미 대형 병원 납품 레퍼런스를 쌓아놓은 상태에서, 강남약품의 유통망이 결합되면 전국 병원과 요양원으로 확장이 가능했다. 의료 기반 풋웨어라는 바크의 정체성과 제약 유통사의 채널이 만난 셈이었다.
현대백화점 팝업부터 TV 광고까지, 온라인 브랜드가 어떻게 오프라인을 뚫었을까
바크는 원래 온라인 중심 브랜드였다. 공식몰과 쿠팡, CJ온스타일 같은 플랫폼에서 판매했다. 전환은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현대백화점 천호점 팝업을 시작으로 목동점, 여의도 더현대 서울, 킨텍스점까지 팝업 스토어를 연달아 열었다. 더현대 팝업 때는 40% 할인을 걸었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 “온라인에서 팬덤을 구축하며 리커버리 신발 시장의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평가였다.
2025년 8월에는 TV 광고까지 집행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광고 소재를 JTBC와 유튜브에 동시 송출했다. 2026년 3월에는 서울마라톤과 연계된 2026 서울러닝엑스포에 참가해 러닝 커뮤니티와 직접 만났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브랜드가 오프라인과 매스미디어로 영역을 넓히는 전형적인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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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록스 대신 바크를 고르는 사람들, 진짜 이유가 뭘까
소셜미디어에서 바크 후기를 검색하면 거의 반드시 크록스가 같이 나온다. “크록스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거 맞아?” “365일 크록스만 신던 내가 바크로 갈아탔다.” 생김새가 비슷하니 비교는 자연스러웠다.
차이점은 안쪽에 있었다. 바크는 자체 특허 기술인 밸런스폼을 적용해 체중과 압력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앞꿈치와 뒤꿈치처럼 하중이 몰리는 부분에 별도의 완충 소재를 넣었고, 발바닥 중앙의 볼록한 부분(아치)을 받쳐주는 아치 서포트가 들어갔다.
크록스는 가볍고 저렴하고 어디서나 신기 좋은 국민 신발이었다. 바크는 거기에 발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얹었다. 가격은 C-2 클로그 기준 89,900원. 크록스 클래식 클로그보다 비쌌지만, 맞춤 깔창이 30만 원대인 걸 생각하면 부담이 적다는 게 구매자들의 논리였다. 소셜미디어에 “이 가격에 아치 서포트까지 되는 슬리퍼가 있었냐”는 반응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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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마블 에디션은 왜 품절이 반복됐을까
바크에도 대란템이 있었다. 마블 에디션이었다. 원료를 직접 배합해 제작하는 테일러 메이드 방식의 유니크한 패턴 클로그로, 블랙홀과 새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격은 109,900원. 일반 클로그보다 2만 원 비쌌다.
문제는 물량이었다. 한정 수량으로만 풀었고, 나오자마자 품절됐다. 소셜미디어에는 “작년 품절대란이라 구매 못하셨던 리미티드 블랙홀과 새턴”이라는 문구가 돌았고, “워낙 대란템이라 한정수량으로만 진행된다”는 공지가 반복됐다. 현재 공식몰에서도 마블 에디션 일부 모델은 품절 상태다.
한정판 품절은 바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리커버리 슈즈 시장 전체가 뜨거워지면서 뉴발란스, 크록스, 토앤토 같은 브랜드들도 한정판을 걸고 화제성을 만들었다. 바크가 다른 점은 의료진이 설계했다는 스토리가 희소성과 결합되면서 “편하면서 귀한 슬리퍼”라는 인식이 만들어졌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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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만든 슬리퍼, 다음 행선지는 어딜까
변희준 대표는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슬리퍼 외에 기능성 신발, 웨어러블 헬스케어 제품 등 조금 더 나은 제품, 조금 더 다양한 제품을 하나씩 개발해 나가겠다.” 실제로 팁스(TIPS) 과제에 선정되면서 센서와 EMS를 신발에 접목하는 R&D가 진행 중이다.
강남약품 인수 이후에는 유통 채널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병원, 요양원, 약국 네트워크를 통한 판매가 본격화되면 바크를 “의사가 만든 슬리퍼”가 아니라 “병원에서 파는 슬리퍼”로 만날 수도 있다.
한편 바크는 모교인 한세대학교에 발전기금 1,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변 대표는 “정부 지원을 통해 성장 동력을 얻은 만큼 사회 환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1년 진료실에서 환자의 질문 하나에서 시작된 브랜드가 5년 만에 100억 매출, 제약사 인수, TV 광고, 백화점 팝업, 대학 기부까지 온 셈이었다.
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바크가 한 일은 그 당연한 사실을 신발 한 켤레에 담은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아무도 안 하고 있었다.
Q&A
Q1. 바크 클로그 가격은 얼마야?
C-2 클로그 기준 정가 89,900원이다. 마블 에디션(블랙홀, 새턴)은 109,900원. 공식몰에서 20% 할인이 적용되면 71,920원에 구매 가능하고, CJ온스타일 등에서는 28% 할인도 진행된 적 있다.
Q2. 크록스랑 바크 뭐가 달라?
외형은 비슷하지만 내부 설계가 다르다. 바크는 재활의학과 의사들이 발의 하중 분포를 분석해 밸런스폼 특허 기술을 적용했다. 아치 서포트와 충격 분산 기능이 핵심이다. 크록스는 가벼운 EVA 소재 중심으로, 발 건강 목적보다는 범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Q3. 사이즈는 어떻게 골라야 해?
클로그 라인은 정사이즈 권장이다. 발볼이나 발등이 큰 경우 사이즈 업, 5단위 사이즈인 경우 딱 맞게 신고 싶으면 사이즈 다운을 추천한다. 후기에서는 “처음에 살짝 타이트하다가 며칠 신으면 발에 맞는다”는 평이 많다.
Q4. 족저근막염에 진짜 도움이 돼?
바크는 의료기기가 아니라 신발이다. 족저근막염 치료 목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발 아치를 지지하고 충격을 분산시키는 설계가 적용돼 발 피로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족저근막염 환자들 사이에서 “편하다”는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다만 심한 증상이면 병원 진료가 우선이다.
Q5. 어디서 사는 게 제일 저렴해?
공식몰(barc.co.kr)에서 상시 20%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고, 현대백화점 팝업이 열릴 때는 40%까지 할인된 적도 있다. 쿠팡, CJ온스타일에서도 판매하며 플랫폼별 쿠폰을 활용하면 추가 할인이 가능하다.
참고 자료
- 한국경제 – 발은 전신 건강의 출발점…인체공학 입힌 회복용 슬리퍼 개발 – 변희준 대표 인터뷰와 매출 성장 과정, 정부 지원 사업 참여 이력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 전자신문 – 씨엔티테크, 스포츠펀드 포트폴리오 바크 전략적 M&A 회수 – 강남약품 인수 배경과 투자 회수 과정, 바크의 B2B 납품 실적이 정리된 기사다
- 조선비즈 –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만든 신발 브랜드 바크 – 창업 배경부터 매출 목표, 제품군 확장 계획까지 변 대표가 직접 밝힌 성장 전략이 담겨 있다
- 한국경제 – 제니도 신고 다닌 이유 있었구나…요즘 2030 푹 빠진 신발 – 리커버리 슈즈 시장 전체의 성장 배경과 무신사, 29CM 검색량 데이터가 포함된 트렌드 분석 기사다
- 인베스트뉴스 – 레드오션 속 가치, 기능성 슬리퍼 브랜드 바크 – 투자 유치 전략, 보행 분석 기술, 수상 실적, 시장 전망까지 스타트업 관점의 심층 분석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