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드남해, 19만 원짜리 풀빌라가 살아남은 진짜 이유

빌라드남해가 버틴 자리에서 옆집은 왜 폐업했을까

빌라드남해는 경남 남해군 서면 남서대로 1921-42에 있다. 바다 바로 앞, 히노끼 노천탕, 인피니티 풀, 개별 테라스 바베큐까지 갖춘 독채형 풀빌라다. 1박 19만 원대. 소셜미디어에서 “이 가격에 이 뷰가 가능하냐”는 반응이 터져 나왔던 곳이다.

그런데 이 숙소가 자리 잡은 남해군은 지금 펜션 폐업의 무덤이었다. 2만 가구밖에 안 되는 군에 한때 877개의 민박과 펜션이 있었다.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과밀 지역이었다. 그중 102곳이 폐업했고, 방치된 유령 건물들이 해안도로를 따라 흉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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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세 무서워서 가겠냐고, 결국 폭망하고 방치 중인 남해 풀빌라.” 소셜미디어에서 9만 회 넘게 조회된 콘텐츠 제목이다. 빌라드남해와 같은 서면에, 바로 옆 해안선에, 수억 원을 쏟아붓고 문을 닫은 풀빌라들이 즐비하다.

같은 바다를 보는데 누군가는 완판이고 누군가는 폐업이었다. 그 차이가 뭐였을까.

6억 날린 대령과 19만 원짜리 풀빌라 사이

남해 풀빌라 폐업 사례 중 가장 유명한 건 육군사관학교 출신 34년 복무 대령의 이야기다. 은퇴 후 꿈꿔왔던 펜션 사업에 6억을 투자했다. 코로나 시기 “1박 35만 원 완판”이라는 특수를 맛봤다. 그 뒤가 문제였다. 비수기 10개월의 현실은 잔인했다. 2024년 펜션 업계 폐업률 7.4%.

빌라드남해의 구조는 달랐다. 객실이 단 6개뿐이다. 풀빌라는 2개, 단층 4개. 규모를 키우지 않았다. 사장님은 거제도에서 다른 풀빌라도 운영하고 있었고, 남해 현장은 직원이 관리했다. “직원분 완전 천사”라는 후기가 반복적으로 올라왔다.

과잉 투자 대신 관리 품질에 집중한 거였다. 내집마련 지금 사야 할까, 불안 잠재우는 체크리스트에서 다룬 것처럼, 수익형 부동산은 타이밍보다 구조가 중요했다.

남해에 펜션 877개가 들어선 배경이 뭐길래

2000년대 초반부터 남해는 펜션의 천국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법의 허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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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농어촌 민박은 객실 7실 이하, 연면적 230㎡ 미만이면 건축허가 없이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했다. 단독주택을 지어놓고 “민박” 간판을 걸면 그만이었다. 펜션이라는 건축 허가 자체가 법에 없었다. 민박으로 신고하고 펜션으로 영업하는 구조가 전국에서 남해에 가장 집중됐다.

실제로 토박이가 운영하는 곳은 전체의 10%에 불과했다. 나머지 90%가 외지 자본이었다. 경남신문 보도에 따르면 “객실 요금 대부분이 현금 처리돼 탈세 의혹”까지 있었고, 성수기 하룻밤 55만 원을 받으면서도 연소득 2000만 원 미만 비과세 혜택을 누렸다.

200개 적발 그날, 남해 펜션계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18년 1월, 국무조정실 지침에 따라 전국 농어촌 민박 전수조사가 처음 실시됐다. 결과가 나왔을 때 남해군 관계자들은 경악했다.

203개 업소에서 281건 위반사항 적발. 전국 시군 중 적발 건수 1위였다. 남해군 전체 숙박업소의 36%가 걸렸다. 가장 많은 152건이 “미신고 숙박업 및 무단용도변경”이었다.

펜션 협회는 반발했다. “비가 들이쳐서 세운 비가림 시설까지 불법이라고 하면 섬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남해군은 “허가 절차를 밟지 않고 지은 것이니 원상복구가 기본”이라고 맞섰다.

여름 성수기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철거 명령이 떨어졌고, 일부 업소는 그해 여름을 넘기지 못했다.

텃세라는 단어가 남해에서 유독 무거운 이유

남해의 펜션 문제는 단순히 건물 이야기가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이었다.

가천마을은 다랭이논으로 유명한 남해의 명승지다. 2005년 국가 명승 지정 이후 이주민이 급증해 전체 가구의 40%를 차지하게 됐다. 그런데 원주민들은 이주민을 주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마을상수도 호스가 잘렸고, 이주민은 빗물을 받아 식수로 썼다. 소송과 경찰수사 의뢰까지 갔다.

남면 선구마을에서는 외지인이 마을 당산나무 옆에 펜션을 지으면서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하수 문제로 마을이 찬반으로 갈라졌다. 향촌전원마을에서는 부동산업자와 군 공무원 유착 의혹까지 터졌다.

빌라드남해가 위치한 서면은 상대적으로 펜션 밀집도가 낮은 지역이었다. 42곳. 상주면 252곳, 남면 159곳과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었다. 텃세의 화력이 집중되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은 것 자체가 생존 요인 중 하나였다.

농촌체류형 쉼터, 뛰어들기 전 반드시 확인할 5가지 리스크에서도 다뤘듯 외지인이 농촌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건물이 아니라 관계였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남해에 남은 것

코로나 시기 남해 풀빌라는 황금기였다. 해외여행이 막히자 국내 프라이빗 숙소로 수요가 폭발했다. 1박 35만 원짜리도 예약이 안 잡혔다. 그때 너도나도 풀빌라를 지었다.

그리고 2023년 해외여행이 풀렸다. 10개월짜리 비수기가 돌아왔다. 관리비는 매달 나가는데 손님은 성수기 2개월에 몰렸다. 수익형 부동산의 최후라는 제목이 붙은 콘텐츠가 4만 회를 넘겼다. 남해 해안도로에는 “유령 풀빌라”가 하나둘 늘어갔다.

빌라드남해는 이 시기에도 리뷰가 꾸준히 쌓였다. “재방문”이라는 단어가 후기에 반복됐다. 비결은 심플했다. 다이슨 드라이기 같은 세심한 비품, 깨끗한 관리 상태, 응답이 빠른 직원.

한마디로 남해 풀빌라 전쟁에서 살아남은 건 규모가 큰 곳이 아니었다. 작지만 한 번 온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든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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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이준영 별세에서도 봤듯이, 시골에서의 삶은 낭만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펜션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빌라드남해 다음 타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금 남해 서면에는 새 풀빌라가 계속 생기고 있다. 아모리스 풀빌라, 웨이포인트 풀빌라, 인갤러리 풀빌라. 남서대로를 따라 줄줄이 늘어서 있다. 빌라드남해의 성공을 보고 뛰어든 후발 주자들이다.

하지만 구조는 이미 달라져 있다. 남해군은 경관보전조례를 적용할 준비를 하고 있고, 무분별한 건축허가에 대한 여론도 바뀌었다. 펜션 협회와 지자체 사이의 줄다리기는 여전하고, 원주민과 이주민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귀촌 영농정착지원금 받으며 기초연금 지키는 방법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시골에서의 수익 구조가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다.

빌라드남해가 버틴 건 운이 아니었다. 적은 객실, 품질 관리, 텃세 사각지대, 재방문 유도. 이 네 가지가 맞물린 결과였다. 다음 타자들이 이걸 복제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Q&A

Q1. 빌라드남해가 뭔가?
경남 남해군 서면에 위치한 프리미엄 독채 풀빌라다. 바다 전망, 히노끼 노천탕, 인피니티 풀을 갖추고 있으며 1박 15만~19만 원대로 운영 중이다.

Q2. 남해에서 펜션이 왜 이렇게 많이 폐업했나?
코로나 특수 이후 해외여행 재개로 수요가 급감했고, 비수기 10개월이라는 구조적 문제, 불법 건축물 단속, 외지 자본 과잉 투자가 겹치면서 폐업이 속출했다.

Q3. 남해 텃세가 정말 심한가?
가천마을에서는 이주민의 상수도 호스가 잘리고 소송까지 간 사례가 있었다. 원주민이 마을 공유재산 수익을 독점하고 이주민을 주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갈등이 실재했다.

Q4. 빌라드남해는 누가 운영하나?
대표는 김상문, 백승근 2인 체제로 거제도에서 다른 풀빌라도 함께 운영한다. 남해 현장은 전담 직원이 관리한다.

Q5. 남해에서 펜션 사업을 시작해도 될까?
남해군 전체 숙박업소의 36%가 위반사항으로 적발된 이력이 있다. 법적 요건 확인, 지역 주민과의 관계, 비수기 대응 전략 없이는 진입 자체가 위험하다.

참고 자료

  1. 남해군 펜션 무더기 적발 보도 – 서경방송 – 2018년 전수조사 결과와 업계 반발 상세 내용
  2. 남해 가천마을 원주민·이주민 갈등 – 국제신문 – 상수도 분쟁과 소송까지 간 텃세 실태
  3. 남해 기업형 펜션 난립 실태 – 경남신문 – 외지 자본 유입과 탈세 구조 심층 보도
  4. 남해 관광업소 증가와 갈등 – 남해신문 – 경관 훼손과 토착민 반발 현장 취재
  5. 남해 향촌전원마을 특혜 논란 – 경남도민일보 – 부동산업자-공무원 유착 의혹 상세 보도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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