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강도살인 사건, 검은 테이프 하나가 25년을 뒤집었다

안산 강도살인 사건 그날 새벽, 신혼집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01년 9월 8일 새벽 3시. 경기도 안산 고잔동의 한 연립주택 2층이었다. 늦더위 탓에 창문을 열어둔 채 잠들어 있던 신혼부부의 집에 정체불명의 남자가 가스 배관을 타고 기어올라왔다.

침실에 들어온 괴한은 곧바로 흉기를 휘둘렀다. 남편은 목과 가슴 등을 20여 차례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아내는 옆구리를 한 차례 찔렸지만 살아남았다. 범인은 손과 발을 테이프로 묶고 현금 100만 원을 챙겨 사라졌다.

기억나는 건 정장에 구두를 신은 남자의 실루엣뿐이었다. CCTV도 드물던 시절이었다. 단서가 없었다. 사건은 그렇게 경찰서 캐비넷 속에 갇혔다. 19년 동안.

19년 잠들어 있던 검은 테이프가 갑자기 말을 했다

2020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증거물을 재감정했다. 범행 현장에 남아 있던 검은색 절연 테이프에서 DNA가 검출됐다. 주인은 전주에서 절도 전과가 있던 40대 남성 이씨였다.

이씨는 당시 특수강간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과학수사의 발전이 19년 전 테이프 위의 미세한 흔적까지 읽어낸 것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 33년 만에 풀린 것도 같은 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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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장기 미제가 해결됐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그런데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그것이 알고싶다 아동학대부터 연쇄살인까지, 반복되는 사건 — 같은 프로그램이 올해 연속으로 다룬 장기 미제 사건 흐름이 궁금하다면.

“맹세코 제가 안 했다” 편지 19통의 무게

이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19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 사건은 맹세코 제가 저지른 범죄가 아닙니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자신이 저지른 절도는 전부 전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안산에는 간 적조차 없다. 검찰이 3년 넘게 기소를 미루면서 검은 테이프를 사건 현장 증거물로 끼워 넣은 것이다. 한마디로 증거 조작이라는 얘기였다.

변호인도 증거 봉투 아랫부분이 뜯어져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년 동안 해결 못 한 사건을 갑자기 DNA 하나로 풀었다? 그 과정이 깨끗했는가?

그런데 재판부는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이씨가 과거 안산에서 인감증명을 발급받은 기록이 남아 있었다. “안산에 가본 적 없다”는 말부터 거짓이었던 것이다.

무기징역 선고, 그런데 왜 양쪽 다 항소했을까

2026년 2월 10일, 전주지법 형사12부는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며, “피고인은 다수의 강력범죄 전력이 있고 반성하지 않고 있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었다. 무기징역이 나오자 검찰도 항소했다. 이씨도 항소했다. 양쪽 다 불복한 상태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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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빠진 조각이 있었다. 재판부가 인정한 공소사실에는 “공범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그 공범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허수아비 범인, 2화 만에 소름 돋는 떡밥 3개가 터졌다 —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가 DNA 수사의 허점을 다루고 있다.

“소곤소곤 둘이 얘기했어요” 생존자가 기억한 두 번째 목소리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아내가 25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오랜 설득 끝에 만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소곤소곤 둘이 얘기했어요. ‘저 새끼 죽은 것 같다’고.”

범인은 혼자가 아니었다. 2인조였다. 그렇다면 검은 테이프의 DNA 주인인 이씨가 그중 한 명이라고 치자. 나머지 한 명은 누구인가. 아니면 이씨가 진짜 범인이 아니라면, 그 테이프에 그의 DNA가 묻은 이유는 무엇인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범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생존자의 귀에 남은 그 두 번째 목소리의 주인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시흥 J교회 사건 복잡한 의혹 한눈에 정리 — 증언 하나가 사건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또 다른 사례.

과학수사는 완벽한가,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은 건가

이 사건은 DNA 감정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DNA 감정만으로 충분한가를 묻는다. 경찰은 “유전자 감정 기술은 100%의 신뢰도가 있다”고 했다. DNA가 나왔다는 건 “그 사람이 거기에 갔다”는 말과 같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 논리대로라면 이씨는 분명히 현장에 있었다. 그런데 이씨는 특수강간으로 이미 13년형을 살고 있는 흉악범이기도 하다. 절도 전과도 있다. “과거 절도범이 강도살인까지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이미 다른 강력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25년 전에도 그랬을 가능성”으로 읽히는 순간 판단이 달라진다.

이춘재 사건 이후 DNA는 미제 사건 해결의 만능 열쇠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테이프 한 장이 20년간 보관되면서 오염 가능성은 진짜 없었을까. 봉투가 뜯어져 있었다는 건 뭘 의미할까. 과학수사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증거 관리 체계를 의심해야 하는 건 아닐까.

25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한 가지

정리하면 이렇다. DNA는 이씨를 가리킨다. 재판부도 유죄로 봤다. 그런데 공범은 아직 못 잡았다. 생존자는 분명히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씨가 범인이 맞다면, 나머지 한 명은 25년간 아무 일 없이 살고 있다는 뜻이다.

이씨가 끝까지 부인하는 이유가 정말 억울해서인지, 아니면 공범을 보호하기 위해서인지. 그 답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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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9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1486회는 사건 현장을 재현한 세트에서 프로파일링과 혈흔 분석을 진행했다. 새벽에 정장을 입고 타인의 집에 기어오른 남자, 검은 테이프에 새겨진 DNA, 그리고 어둠 속에서 속삭인 두 번째 목소리. 테이프는 말을 했는데 아직 다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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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1. 안산 강도살인 사건 범인은 누구인가?
검은 테이프에서 DNA가 검출된 이씨(45)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다만 이씨는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 중이다.

Q2. 검은 테이프 DNA 조작 의혹은 사실인가?
이씨 측은 증거 봉투가 훼손되어 있었다며 조작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국과수 감정 결과와 수사 경위를 검토해 증거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Q3. 공범은 잡혔나?
잡히지 않았다. 생존자가 두 남성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고 기소 내용에도 “공범과 함께”로 적혀 있지만, 공범의 신원은 미확인 상태다.

Q4. 이씨가 “안산에 간 적 없다”고 했는데 거짓이었나?
재판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씨는 과거 안산에서 인감증명을 발급받은 이력이 있었다. 이 점이 무죄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Q5.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나?
2015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강도살인죄의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25년이 지난 사건도 기소가 가능했다.

참고 자료

  1. 연합뉴스 – 테이프에 묻은 DNA, 25년 전 안산 강도살인 법원 판단은?
  2. 한겨레 – DNA가 밝힌 25년 전 안산 강도살인, 1심 무기징역 선고
  3. 연합뉴스 – 25년 전 강도살인 1심 무기징역에 피고인·검찰 쌍방 항소
  4. SBS 뉴스 – 19년 만에 검출된 DNA로 잡은 범인, 그런데 억울하다?
  5. ize – 그것이 알고싶다 안산 고잔동 강도살인 용의자의 편지 19통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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