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연등축제가 수원화성을 점령한 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26년 5월 9일 토요일 저녁 6시. 수원 화성행궁 광장이 사람으로 가득 찼다.
수천 개의 연등이 일제히 불을 밝혔다. 행렬은 화성행궁 광장에서 출발해 팔달문을 지나 장안문까지 이어졌다. 3시간 동안 도심 한복판이 빛의 강으로 변했다. 불자뿐 아니라 시민, 가족, 연인까지 뒤섞여 걸었다.
교통은 완전히 마비됐다. 팔달문에서 장안문까지 전면 통제. 주변 주차장은 일찍 만차가 됐고, 갓길에 세운 차들은 단속 차량에 걸렸다. “남창역 유료주차장에 겨우 세웠다”는 후기가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수원특례시의회 의원들도 행렬에 합류했다. 이재식 의장은 시민들 사이에서 연등을 들고 걸었다. “연등의 따뜻한 빛처럼 시민 모두의 일상에도 희망과 평안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1,200년짜리 축제가 왜 수원에서 열리는 걸까
연등회는 신라시대인 9세기부터 시작됐다.
고려, 조선을 거쳐 1,200년 넘게 이어진 행사다.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심사 당시 평가기구는 “불교만의 행사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수원은 그 연등회를 도심 한복판에서 재현하는 몇 안 되는 도시다. 세계유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이라는 무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조합이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인 연등회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화성 위를 지나가는 장면. 이 조합은 한국에서 수원 말고는 볼 수 없다.
봉녕사를 비롯한 수원 관내 사찰들이 매년 합심해서 축제를 꾸린다. 템플스테이 35만 명이 절로 간 이유 같이 사찰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급증한 지금, 이 축제의 위상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4월 18일 점등식부터 5월 9일 행렬까지, 이 축제는 3주 전에 이미 시작됐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젯밤 행렬만 봤다. 하지만 축제는 이미 4월 18일에 시작됐다.
그날 화성행궁 광장에서 봉축 점등식이 열렸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국회의원 4명, 수원시 관내 주지 스님들이 함께 점등 버튼을 눌렀다.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라는 표어가 공개됐고, 불자와 시민들이 탑돌이를 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밝혀진 연등은 5월 9일 행렬 당일까지 3주간 화성행궁 일대를 계속 비췄다. 4월 29일에는 장안구 용광사에서 장엄등 최종 점검이 이뤄졌다.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그 현장을 보도했을 정도로, 준비 과정 자체가 뉴스였다.
같은 날 시작된 달빛화담, 연등축제랑 묶으면 수원 야간 코스가 완성된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5월 1일,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이 개막했다. 매주 금, 토, 일요일 저녁 6시부터 9시 30분까지 화성행궁을 관람할 수 있다. 입장은 무료다. 미디어아트, 무예24기 야간 특별공연 같은 콘텐츠가 11월 1일까지 이어진다.
연등축제 행렬이 끝나는 지점에서 달빛화담이 시작되는 셈이었다. 실제로 어젯밤 소셜미디어에는 “연등행렬 보고 바로 달빛화담 들어갔다”는 후기가 여럿 올라왔다. 창경궁 물빛연화 1,000원에 이런 걸 본다고? 같은 궁궐 야간 관람 열풍이 수원까지 번진 거다.
5월 수원 여행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가지를 하루에 묶는 게 가장 효율적인 코스다.
불교 축제인데 왜 비불교인도 열광하는 걸까
핵심은 “종교 행사”라는 프레임이 깨졌기 때문이다.
수원 연등축제 현장을 보면 불자보다 일반 시민이 더 많았다. 아이 손 잡은 부모, 사진 찍는 커플, 외국인 관광객. 연등 만들기 체험 부스에서는 줄이 끊기지 않았다. 풍물패 공연이 흥을 돋우고, 대형 장엄등이 볼거리를 제공했다.
2025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불교 호감도는 54.4%로 주요 종교 중 1위를 기록했다. “개인을 속박하는 느낌이 적고, 부담 없이 들러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휴식처 같은 이미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온별 옷차림 꿀팁 챙기고 편한 옷 입고 나가면 그만인 축제. 종교적 의무가 아니라 문화적 경험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뜻이다.
부처님오신날 5월 24일, 아직 남은 연등 일정이 있다
어젯밤이 끝이 아니다.
부처님오신날은 5월 24일이다. 서울에서는 5월 16~17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조계사까지 연등행렬이 진행된다. 전국 각지 사찰에서도 봉축 행사가 이어진다. 수원화성 일대에서도 점등된 연등은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다.
화성행궁 달빛화담은 11월까지다. 수원 야간 관광이 가장 화려해지는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Q&A
Q1. 수원 연등축제 2026은 언제 열렸어?
2026년 5월 9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화성행궁 광장과 장안문, 팔달문 일원에서 열렸다.
Q2. 교통통제 구간은 어디였어?
팔달문에서 장안문까지 전면 통제됐다. 주변 도로도 정체가 심했고,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됐다.
Q3. 수원 연등축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불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연등 만들기 체험, 풍물 공연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Q4. 달빛화담이랑 같이 볼 수 있어?
같은 화성행궁 일원에서 진행되므로 연등행렬 후 바로 야간개장 관람이 가능하다. 달빛화담은 매주 금토일 18시~21시30분 운영한다.
Q5. 부처님오신날 당일에도 수원에서 행사가 있어?
5월 24일 부처님오신날 당일에는 각 사찰별 봉축법요식이 진행된다. 화성행궁 일대 연등은 봉축 기간 동안 유지된다
참고 자료
- 2026년 수원연등축제 연등행렬 포토뉴스 (중부일보) – 9일 현장 사진 모음
- 수원의 밤 밝힌 연등길, 시의회도 시민과 함께 걸어 (전자신문) – 행사 당일 시의회 참석 기사
- 수원연등축제 개최, 9일 팔달문~장안문 구간 교통 통제 (한국사회복지저널) – 교통통제 안내
- “세상에 빛을” 2026 수원 연등회 봉축 점등식 포토뉴스 (경기일보) – 4월 18일 점등식 현장
- 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배경 (유네스코한국위원회) – 연등회 유산적 가치 설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