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프롬프트 한 줄이 전 세계 800만 명 속인 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야구장 프롬프트로 만든 5초 영상이 세계를 뒤집었다

야구장 프롬프트 하나로 만든 5초짜리 영상이 조회수 811만 회를 찍었다.

5월 1일, 소셜미디어에 야구 중계 화면처럼 보이는 짧은 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흰색 오프숄더 상의에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보고 있었다. 입술을 깨물고, 한숨을 쉬고, 시선을 옮기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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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열광했다. “중계 카메라가 역대급 화면 잡았다”, “현실 미모 맞냐.” 해외에서는 “한국 야구장 여신”이라는 제목으로 퍼졌다. 레딧에서는 하루 만에 추천 1200개가 붙었다.

그런데 사흘 뒤, 전부 가짜였다는 게 밝혀졌다.

은퇴한 선수가 왜 타석에 서 있었을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잡아냈다.

영상 왼쪽 상단 점수판. 투수 김서현, 타자 조인성. 김서현은 2023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현역 선수다. 문제는 조인성이었다.

조인성은 1998년 LG 트윈스에 입단해서 2017년에 은퇴했다. 지금은 코치로 활동 중이다. 두산 베어스에서 뛴 적도 없다. 현역 투수와 은퇴 코치가 같은 경기에서 맞붙는 건 불가능하다.

AI가 “야구 중계 화면”이라는 프롬프트를 처리하면서 KBO 선수 이름 데이터를 무작위로 조합한 거였다. 야구를 모르면 절대 못 잡는 오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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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중계인데 왜 영어가 나왔을까

두 번째 단서는 소리였다.

화면 위로 “Wow, I can’t concentrate on the game!”이라는 영어 음성이 깔렸다. KBO 중계는 한국어다. 영어 중계가 나올 이유가 없었다.

응원 플래카드에는 “최강은 두산”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 슬로건은 “최강 두산”이다. “은”이 하나 더 붙은 어색한 문장. AI가 한국어 문맥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생긴 미세한 어색함이었다.

“올해는 물론 지난해에도 두산과 한화 경기에서 8회에 4대3이었던 적이 없다”고 지적한 사람도 있었다. 점수까지 확인한 거다.

왜 사람들은 3일 동안이나 속았을까

핵심은 여기다.

위에 열거한 오류들, 야구를 안 좋아하면 절대 발견 못 한다. 인물만 보면 구분이 안 된다. 피부 질감, 머리카락 움직임, 미세한 표정 변화. 전부 진짜 같았다.

구글 AI 제미나이에 이 영상을 분석시키니까 이렇게 답했다. “인물은 매우 선명한데 배경은 흐릿하다. AI 이미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일반인 눈에는 그 차이가 안 보였다. “댓글 보기 전까지 진짜인 줄 알았다”, “이제 사람 얼굴만 봐서는 구분 불가능하다.” 사람들 반응이 그랬다.

가짜를 가짜라고 판별하려면 야구 지식이 필요한 상황. 기술이 아니라 맥락으로만 구별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다.

영상 올린 계정은 뭐하는 곳이었나

해당 영상을 처음 올린 계정을 추적한 사람들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AI 영상만 올리는 전문 채널이었다. 이전 게시물을 보니 전부 AI 생성 콘텐츠였다. 의도적으로 “실제처럼 보이게” 만든 영상을 올려서 조회수를 끌어모으는 방식이었다.

영상 설명에는 “티비에 내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만 적혀 있었다. AI로 만들었다는 표시는 없었다. 이걸 본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실제 중계 화면이라고 믿었다.

논란 터지자 오히려 유행이 됐다

반전이 있었다.

가짜라는 게 밝혀지니까, 사람들이 오히려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로 방향이 바뀌었다. 소셜미디어에 “야구장 프롬프트 공유해주세요”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셀카 한 장이랑 챗GPT만 있으면 된다”, “팔로우하고 댓글에 ‘야구’라고 달면 프롬프트 보내줄게.” 수십 개 계정이 동시에 야구장 AI 이미지 만드는 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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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LG, 두산. 원하는 구단을 넣고 프롬프트를 돌리면 내가 야구장 전광판에 잡힌 것 같은 이미지가 나왔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AI 모델끼리 대결시키는 콘텐츠도 등장했다. “기아 타이거즈 야구여신을 그려줘”라는 같은 프롬프트를 그록과 챗GPT에 동시에 넣어서 결과를 비교하는 식이었다.

재밌다고 끝낼 수 있는 문제일까

한 달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대전 오월드에서 늑대 ‘늑구’가 탈출했을 때, 한 40대가 AI로 가짜 목격 사진을 만들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네거리에서 늑대가 활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과 소방이 그 사진을 보고 수색 방향을 바꿨다. 결국 포획 골든타임이 9일이나 지연됐다.

그 사람은 검거됐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본인은 “재미로 했다”고 했다.

야구장 영상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예쁜 여성 이미지니까 “재밌다”로 끝나지만, 같은 기술로 가짜 재난 영상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야구 안 좋아하면 오류 발견 불가능하다. 대부분 실제로 믿는다. 이거 보이스피싱에 쓰이면 끝이다.” 이런 반응이 나온 이유가 있었다.

AI 기본법이 있는데 왜 못 막았나

올해 1월부터 AI 기본법이 시행되고 있다. 생성형 AI 결과물에 워터마크를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법의 대상이 AI 모델 개발 기업이나 서비스 제공 사업자라는 점이었다. 개인이 챗GPT로 이미지 만들어서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건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서울과기대 이광석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AI 생성 데이터의 확산을 결정하는 매개 권력을 쥐고 있다. 플랫폼에 대한 처벌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업로드 시점에 AI 생성물이라는 디지털 표식을 강제하는 의무적 워터마킹제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100% 효과적인 장치는 아니더라도, 800만 명이 속는 상황은 막을 수 있다는 거다.

Q&A

Q1. 야구장 프롬프트로 만든 영상이 진짜처럼 보인 이유는?
AI 영상 생성 기술이 피부 질감, 머리카락 움직임, 표정 변화까지 재현하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배경 정보(선수 이름, 점수)에서만 오류가 발생했고 인물 자체는 구분이 불가능했다.

Q2. 가짜라는 걸 어떻게 알아냈나?
야구팬들이 점수판에 표기된 선수 정보의 모순을 발견했다. 2017년 은퇴한 조인성이 타석에 서 있었고, 그가 두산 소속이었던 적도 없었다.

Q3. AI로 야구장 이미지를 만드는 건 불법인가?
현행 AI 기본법은 기업과 서비스 제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개인이 AI 도구로 만든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 자체는 현재 직접적 규제 대상이 아니다. 다만 타인의 초상을 도용하거나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면 별도 법 적용이 가능하다.

Q4. 늑구 사건과 이번 사건의 차이는?
늑구 사건은 AI 가짜 사진이 공권력의 수색 활동을 방해해 형사 처벌로 이어졌다. 야구장 영상은 직접적 공익 침해가 없어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같은 기술이 악용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Q5. 앞으로 AI 영상을 어떻게 구별하나?
인물 외형만으로는 구별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맥락 정보(시간, 장소, 등장인물의 실제 활동 여부), 음성 언어의 적합성, 배경 텍스트의 정확도를 확인하는 게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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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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