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이준영 별세, 마지막 영상 ‘안녕’ 뒤에 숨겨진 3년의 시간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그 채널은 원래 행복한 곳이었다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충남 부여 홍산면의 낡은 집 한 채에서 시작된 이야기였다.

2016년, 서울에서 게임음악을 만들던 이준영(당시 34세)과 의류업에 종사하던 추지현(당시 37세)이 시골로 내려갔다. 대책 없이, 무작정. 텃밭 일구고, 마을 어르신 챙기고, 강아지 고양이들이랑 뒹굴며 살았다.

구독자들은 그게 좋았다. 둘이 농사 서투르게 짓는 모습, 동네 어르신들과 밥 나눠 먹는 장면. KBS 6시 내고향에 출연했고, 한국경제 인터뷰도 했다. 채널은 꾸준히 커갔다.

그런데 2023년 1월, 마지막 영상이 올라왔다. “저희 부부는 이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거의 20년 가까이 살았는데 이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5월 4일. 이준영이 42세로 세상을 떠났다.

20년을 함께한 사람은 왜 혼자 떠났을까

동료 작곡가 왕정현이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렸다. “저의 친구이자 우리가 사랑하는 DJMAX의 작곡가 LeeZu님이 홀로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날 전처 추지현은 개인 채널 라이브 방송을 켰다. 반려견 보미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저께 연락을 받았다. 사는 것보다 힘들었나보다. 우울증이 심했던 것 같다. 본인이 견디기 힘들어서, 버티지 못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

“이혼했지만 20대 30대 20년을 같이 보냈다. 갑자기 공허해진다.”

20년이다. 연인이었다가 부부였다가, 함께 귀촌했다가, 채널까지 만들었다가, 이혼했다가, 결국 마지막 연락까지. 그 시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으면.

사망 하루 전, 보미를 부탁한다는 메시지

가장 마음이 무너지는 대목이 있었다.

이준영은 세상을 떠나기 딱 하루 전 전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혹시 나한테 문제가 생기면 보미를 부탁한다.”

추지현은 답했다. “당연히 데려오겠다. 혹시라도 건강 안 좋아지면 연락하라.”

그날, 그렇게 갔다.

추지현은 울먹이며 말했다. “보미가 아빠만 좋아했다. 보미를 두고 갈 수 있다니. 죽을 정도로 힘들었으면 나한테 연락을 하지.”

반려견 한 마리를 부탁하는 메시지가 유서였다. 아무도 몰랐다.

4월 25일, ‘안녕’이라는 노래 하나

이준영은 세상을 떠나기 9일 전인 4월 25일, 자신의 채널 ‘방랑백수’에 영상 하나를 올렸다.

제목은 ‘안녕’. 직접 작사, 작곡, 편곡, 노래, 연주,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전부 혼자 했다.

영상 설명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모든 분들 감사했고 미안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9일 전 마지막을 준비하신 듯한 노래 영상이 마지막이네요. 서울부부의 귀촌일기 때 생각하니 마음이 더 무너진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곡에 모든 역할을 담았다. 마지막이 될 걸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이혼 후 3년, 영상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

2023년 1월 이혼 발표 이후, 추지현은 하동에서 가게를 열고 채널을 따로 운영하며 부지런하게 살았다. 반려동물들과 일상을 공유했고, 강의도 다녔다.

이준영은 ‘방랑백수’라는 새 채널을 만들었다. 국내외 여행과 반려견 보미와의 일상을 올렸다. 2025년 초에는 여사친과 동남아 여행을 한 달째 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는 이미 단서가 있었다. “둘 다 우울증 약 먹는다던데 뭔가 보면 불안한 커플이에요.” “남편분이 우울증이 깊더라고요. 최근에 아내분이 많이 출연 안 한 게 이유가 있었구나 했음.”

추지현도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었다. 댓글과 악플에 상처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편집된 영상으로 한 사람의 일상을 다 안다고 판단할 수 없었다. 그건 처음부터 그랬다.

구독자들이 놓쳤던 균열의 순간들

돌이켜보면 징조는 있었다.

귀촌일기 후반부, 부부의 영상에서 연애감정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정으로 산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는 댓글이 달렸었다. 2022년 태국여행 영상에서 부부임에도 침대 두 개를 쓰는 장면이 포착됐다.

채널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구독자들은 알 수 없었다. 이혼 발표 때 한 커뮤니티에는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몇 주 동안 너무 재미없는 영상이 계속 올라왔었다. 그때 이미 뭔가 있었구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결혼과 귀촌과 채널이 하나의 유기체였기 때문에, 이혼은 모든 것의 해체였다.

DJMAX 작곡가 LeeZu, 그가 남긴 음악들

이준영의 본업은 게임음악 작곡가였다. 활동명 LeeZu, DEVA, P.레미, P’sycho-Remi. 리듬게임 DJMAX TECHNIKA 2에 참여해 ‘The Guilty’, ‘Burn it Down’ 같은 곡을 남겼다.

(관련 정보는 작곡가 이준영 별세 기사에서 확인 가능하다.)

음악 팬들 사이에서는 “리듬게임 황금기의 실력파”로 기억되고 있었다. 결혼 후 귀촌하면서 음악 활동은 줄었지만, 이혼 이후 다시 창작에 매달렸다. 마지막 곡 ‘안녕’은 그 모든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이었다.

왜 이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아픈 걸까

솔직히 말하면, 이건 남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울부부의 귀촌일기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나도 이런 삶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도시의 답답함을 버리고, 시골에서 조용히, 반려동물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 소박하게.

그 환상이 이혼으로 깨졌고, 사망으로 산산조각 났다.

한 블로거는 이렇게 적었다. “굳게 믿고 있다가 어딘가에 생겨있을 균열을 나혼자만 모르고 있을까봐 계속 솔직히 말해보자고 물었다.”

우리가 바라보던 화면 속 행복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 그게 가장 무서운 거였다.

Q&A

Q1. 서울부부의 귀촌일기가 뭔가?
2016년부터 충남 부여에서 귀촌 생활을 담은 유튜브 채널이다. 이준영, 추지현 부부가 운영했으며 KBS 미니다큐 오늘, 6시 내고향에도 출연했다.

Q2. 두 사람은 왜 이혼했나?
2023년 1월 이혼을 발표했다. 구체적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상 후반부부터 부부 사이에서 연애감정이 사라졌다는 구독자 반응이 있었고,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Q3. 이준영의 사망 원인은?
전처 추지현은 라이브 방송에서 “우울증이 심했던 것 같다. 스스로 버티지 못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Q4. 마지막 영상 ‘안녕’은 어디서 볼 수 있나?
유튜브 채널 ‘방랑백수’에 4월 25일 업로드되었다. 직접 작사, 작곡, 연주, 보컬까지 전부 본인이 작업한 곡이다.

Q5. 반려견 보미는 현재 어디에 있나?
전처 추지현이 인수해 함께 생활 중이다. 추지현은 기존에 키우던 반려동물들과 함께 보미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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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MK스포츠 – 故 이준영, 섬세했던 천재 작곡가의 비극…전처가 밝힌 사망 전후 – 전처 라이브 방송 내용 상세 보도
  2. 경향스포츠 – 작곡가 겸 유튜버 이준영(LeeZu) 별세, 전처 “우울증이 심했다” 눈물 – 귀촌일기부터 방랑백수까지의 타임라인 정리
  3. 한국경제 – 회사 때려치우고 시골간 유튜버 서울부부의 좌충우돌 귀촌 수다 – 2017년 귀촌 초기 인터뷰 원문
  4. 클리앙 – 오래전부터 자주 보던 귀촌 부부 이야기 채널이 있었는데 갑자기 이혼을 – 2023년 이혼 발표 당시 구독자 반응 원문
  5. 파이낸셜뉴스 – 가수 겸 작곡가 故이준영 별세, 전처 “20년 함께했는데 공허해” – 사망 하루 전 메시지 내용 상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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