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범인, 2화 만에 소름 돋는 떡밥 3개가 터졌다

허수아비 범인 추리가 이렇게 빨리 달아오를 줄 몰랐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가 첫 방송 이틀 만에 난리가 났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드라마는 4월 20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2.9%로 월화극 1위를 찍었고, 바로 다음 날 2화에서 4.1%까지 수직 상승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4.5%였다. 케이블 드라마에서 2회 만에 이 정도 상승폭은 이례적이었다.

그런데 시청률보다 더 뜨거운 게 있었다. 소셜미디어가 “허수아비 범인” 추리로 폭발한 거다.

“1화 보면 2화를 안 볼 수가 없다”, “실화라 더 소름 돋는다”, “범인이 허수아비처럼 서 있다는 거 알게 된 장면보는데 소름”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아직 2화밖에 안 방영됐는데 범인 추리 글이 벌써 수백 개가 올라왔다.

허수아비는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니었다. 살인의 추억이 “왜 범인을 못 잡았나”를 물었다면, 이 드라마는 “범인을 잡고 나서도 왜 이 사회는 달라지지 않았나”를 묻고 있었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드라마 속 타임라인은 1988년과 2019년을 교차한다.

2019년, 범죄학 프로파일러 강태주(박해수)는 강성 연쇄살인의 진범 이용우가 잡혔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이용우는 자백을 거부했고, 태주는 그를 무너뜨리기 위해 1988년 기억을 되짚기 시작한다.

1988년, 서울에서 좌천돼 고향 강성으로 돌아온 형사 태주는 스타킹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강압 자백을 한 가짜임을 눈치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담당 검사가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학폭 주범 차시영(이희준)이었다.

2화에서 사건이 급격하게 돌아갔다. 태주는 여경을 미끼로 한 함정 수사를 시도했고, 기자 서지원(곽선영)이 자원해서 미끼가 됐다. 밤안개 속에서 서지원은 길가에 서 있던 “허수아비”가 실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범인은 허수아비처럼 가만히 서서 피해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시각, 태주의 동생 강순영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터졌다. 태주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행범을 직접 때려눕혔고, 유치장에 갇혔다. 그리고 그 유치장에 담당 검사로 다시 차시영이 나타났다.

이기범이 범인이라는 떡밥, 대놓고 던진 건가 페이크인 건가

2화 방영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은 이기범(송건희)이었다. 서점 주인 이기환(정문성)의 동생이자 강선영(서지혜)의 연인으로 나오는 인물이다.

의심의 근거가 꽤 구체적이었다. 생존자가 “범인이 자기 가방을 가져갔다”고 말했는데, 그 가방과 연결되는 흐름이 기범 쪽으로 향했다.

실제 이춘재 사건에서도 “손이 고왔다”는 진술이 있었는데, 기범의 외형이 그 묘사와 맞아떨어졌다. “엄마가 허수아비 범인을 서점 잘생긴 오빠로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 무서워”라는 글이 퍼졌고, “기범이 웃는 이유가 뭐야?”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반면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허수아비 범인 이기범, 너무나도 뻔해서 가능성 없어 보임. 근데 내가 보고 싶음. 착한 사람 얼굴에 갑자기 쎄해지는 포인트를 보여주는데 오히려 맛있어서 더 봄”이라는 글처럼, 너무 대놓고 의심하게 만드는 게 오히려 페이크라는 분석이었다.

드라마 속 범인 이름이 이용우인데 기범의 성이 왜 하필 “이”씨인지를 파고드는 사람도 있었다. 이건 12부작이 끝날 때까지 안 풀릴 떡밥이다.

허수아비가 사람이었다는 설정은 어디서 나온 건가

제목 “허수아비”는 실제 이춘재 사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사건이 안 풀리자 경찰이 범인의 자수를 유도하려고 현장에 허수아비를 세워뒀었다. 초월적인 존재의 힘이라도 빌려보겠다는 간절함이었다.

드라마는 이 소재를 완전히 뒤집었다. 허수아비가 아니라 범인이 허수아비처럼 서 있었다는 거다. 피해자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몸을 숨긴 채 가만히 서 있다가 뒤에서 공격하는 수법이었다.

2화에서 서지원이 이걸 알아챈 장면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장면이었다.

동시에 “허수아비”는 또 다른 의미도 품고 있었다. 진범을 가리기 위해 세워진 가짜 범인들,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한 권력, 누군가에게 조종당한 공권력을 전부 상징했다.

살인의 추억이랑 뭐가 다른 건가

이 질문이 가장 많이 나왔다. 같은 이춘재 사건을 다루니까 당연한 비교였다.

결정적인 차이는 시작점이었다. 살인의 추억은 범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2003년 영화가 나올 때까지 진범은 미궁이었고, 송강호의 마지막 눈빛은 “우리는 끝내 알지 못했다”는 절망이었다.

허수아비는 반대였다. 2019년에 진범이 DNA로 특정됐고 자백까지 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은 “왜 33년이나 걸렸는가”, “그 세월 동안 누가 진실을 막았는가”였다. 형사와 형사 사이의 갈등을 그린 살인의 추억과 달리, 형사와 검사, 즉 수사권과 기소권 사이의 권력 역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피해자 가족의 서사도 달랐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세월을 보낸 사람들, 진범이 밝혀진 뒤에도 회복되지 않는 상처를 함께 조명했다. 이건 살인의 추억이 의도적으로 빠뜨린 영역이었고, 허수아비가 30년이라는 시간을 다루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것이 알고싶다 PD가 왜 범죄 드라마를 만들게 됐나

연출을 맡은 박준우 감독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 출신이었다. 모범택시와 크래시를 연출한 장르물 전문가이기도 했다.

이 경력이 허수아비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잔혹한 범행 장면을 직접 보여주는 대신, 그걸 목격한 인물들의 표정과 반응, 사건을 둘러싼 권력의 움직임으로 공포를 만들었다. 1988년의 황량한 시골 분위기와 밤길의 안개, 그리고 허수아비라는 상징물을 통한 시각적 공포가 압권이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박해수의 절제된 슬픔 vs 이희준의 소름 돋는 광기”라는 평가가 주류였다.

박해수는 동생의 비극 앞에서 무너지는 형과 냉철한 형사를 오갔고, 이희준은 “역대급 빌런 검사”의 탄생을 알렸다. “난 진짜 저 검사 악마로 보인다. 너무 악인으로만 나오니까 소름 끼친다. 이제 TV에 나오면 안 보고 싶다”는 댓글이 나올 정도였다.

30년 전 사건을 왜 지금 다시 꺼내는 건가

단순히 소재가 자극적이어서가 아니었다.

2019년 이춘재가 진범으로 특정된 뒤, 사회는 “드디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억울하게 감옥에 갔던 사람은 20년을 잃었고, 피해자 유족은 33년간 답을 못 받았고, 수사를 방해한 권력은 한 번도 심판받지 못했다.

허수아비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진범을 잡으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진짜 지옥은 범인을 잡고 나서 시작됐다”는 게 드라마의 전제였다.

이건 이춘재 사건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가 반복적으로 겪어온 “진실이 늦게 도착했을 때 이미 파괴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면, 이 드라마가 불편한 이유는 따로 있다. 범인보다 범인을 놓친 시스템이 더 무서웠다는 걸 정면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차시영 같은 인물이 드라마에만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권력을 위해 진실을 덮는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그래서 시청률이 오르는 거다. 그래서 범인 추리보다 “누가 진실을 막았는가”가 더 궁금해지는 거다.

허수아비는 매주 월요일, 화요일 밤 10시 ENA에서 방영 중이고, 12부작으로 예정돼 있다.

Q&A

Q1. 허수아비 드라마 몇 부작이고 어디서 볼 수 있어?
12부작이다. ENA에서 매주 월, 화 밤 10시에 본방송하고, OTT는 티빙에서 독점 스트리밍한다.

Q2. 이기범이 진짜 범인이야?
아직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가방 떡밥, 고운 손 묘사 등 의심 근거가 있지만, 너무 대놓고 의심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페이크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많다.

Q3. 살인의 추억 안 봐도 허수아비 이해 가능해?
가능하다. 같은 사건을 모티브로 했지만 시작점이 완전히 다르다. 살인의 추억은 범인을 모를 때 이야기고, 허수아비는 범인이 잡힌 뒤 이야기다.

Q4. 실제 이춘재 사건이랑 얼마나 비슷해?
모티브만 가져왔고 인물과 지명은 전부 허구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허수아비를 세웠던 실제 에피소드, 강압 수사로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 사실 등은 드라마에 반영됐다.

Q5. 박준우 감독 전작은 뭐가 있어?
모범택시, 크래시를 연출했고,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 출신이다. 실제 사건 기반 장르물에 강한 감독이다.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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