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보유 1주택 양도세 폐지 논란, 집 한 채인데 세금 폭탄? 장특공 폐지 진짜 되나

장기보유 1주택 양도세 폐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2026년 4월 8일,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10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핵심은 간단하다. 지금까지 집을 오래 갖고 있으면 팔 때 세금을 크게 깎아주던 제도, 이른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아예 없애겠다는 거다. 대신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 때 평생 딱 2억 원까지만 세금을 깎아준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 4월 16일 보도)

입법예고가 올라간 지 5일 만에 반대 의견이 1만 건을 넘었다. 16일 오후 기준 1만 2,300건. 대다수가 반대다.
(이데일리 4월 17일 보도)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지금까지는 어떤 혜택을 받고 있었을까?

현행법은 이렇다. 1가구 1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가액이 12억 원 이하면 양도소득세가 아예 없다. 12억을 넘는 집이라도 10년 동안 직접 살았으면 양도 차익의 최대 80%를 깎아준다.

쉽게 말하면, 서울에 아파트 한 채 사서 10년 넘게 살다가 팔면 세금을 거의 안 내도 됐다는 얘기다. 이 제도가 50년 넘게 유지됐다.
(뉴시스 1월 23일 보도)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 80% 공제가 사라진다. 평생 2억까지만 감면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12억인 시점에 서울 아파트 보유자 절반 이상이 사실상 과세 대상에 들어가게 된다.

왜 갑자기 이런 법안이 나온 걸까?

이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흐름이 있었다.

2026년 1월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투기용 다주택을 오래 보유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하다.” 이틀 뒤인 1월 23일에는 X(옛 트위터)에 직접 글을 올렸다. “비거주 1주택도 투자 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했다고 세금감면은 이상해 보인다. 장특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다.”
(뉴시스 1월 23일 보도)

2월에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겨레 인터뷰에서 더 구체적으로 말했다. “10억짜리 한 채도, 100억짜리 한 채도 똑같이 80%를 공제해준다. 이게 조세 형평에 맞는지 논의가 있다.”
(한겨레 3월 17일 보도)

그리고 3월, 이 대통령은 “세금은 핵폭탄 같은 것이지만 최후의 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분위기가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쪽의 논리는 뭘까?

찬성하는 쪽의 핵심 주장은 이거다. 장특공제가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

문재인 정부 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작됐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으로 다주택자 세금이 확 올라갔다. 그러자 사람들이 뭘 했냐면, 여러 채 대신 비싼 집 한 채에 올인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다.
(문화일보 1월 26일 보도)

이 현상이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를 극단적으로 키웠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서울 상위 20% 아파트 평균가는 34억 3,849만 원이고, 하위 20%는 4억 9,877만 원이다. 격차가 6.9배다.
(뉴시스 1월 23일 보도)

찬성 측은 이렇게 말한다. 장특공제가 고가주택일수록 더 큰 혜택을 주는 구조이고, 이게 자산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싼 집 한 채 사서 오래 버티면 세금을 거의 안 내는 건 공평하지 않다는 논리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까지 화가 난 걸까?

반대 측의 논리도 명확하다. 입법예고 게시판에 가장 많이 달린 의견은 이거였다. “투기가 아니라 한 집에서 오래 살았을 뿐인데, 집값이 올랐다고 과도한 세금을 매기는 건 부당하다.”
(이데일리 4월 17일 보도)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4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법안을 “반헌법적 입법”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박수영 의원은 “1주택자는 집값 상승에 기여한 적 없는데 세금 폭탄을 맞게 하면, 집을 아예 안 팔거나 상속이나 증여로 돌리면서 매물 잠김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시사저널 4월 17일 보도)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보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12억인데, 서울 아파트 보유자 절반 이상이 과세 표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연합인포맥스 4월 17일 보도)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다만 대부분 공통적으로 “신중해야 한다”는 톤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고가주택 절세 혜택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장특공은 주택 보유 안정성과 거래를 유도하는 장치였다”고 했다. 폐지하면 매도 시점 조정이나 증여, 법인 이전 같은 시장 왜곡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주택은 자산이면서 동시에 거주 비용”이라며,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같은 수준의 주거로 이동하기 어려워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더 직접적이다. “보유세를 이미 높인 상황에서 거래세까지 손질하면 매물 잠김이 심화될 수 있다.”
(이데일리 4월 17일 보도)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비슷한 맥락이다. “장특공 규모를 줄이는 것은 맞지만, 은퇴자 입장에서는 집을 내놓기보다 세를 주거나 증여를 택할 수 있어 오히려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뉴시스 1월 23일 보도)

과거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을까?

있었다. 2019년 6월, 기획재정부가 “1주택 비과세를 폐지할까요?”라는 설문을 올렸다. 결과는 91%가 반대. 기재부는 그 설문을 돌연 삭제했다.
(중앙일보 2019년 6월 12일 보도)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민주당이 거주기간 공제는 유지하되, 양도차익이 클수록 보유기간 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부동산 세금을 올리면 집값이 잡힐 거라는 기대, 그리고 그 반대 결과. 이 패턴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반복됐다. 2004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처음 도입됐고, 문재인 정부가 2017년 부활시켰다. 그런데 두 정부 모두 세금을 높일수록 집값은 더 올랐다는 게 수치로 확인된 사실이다.
(중앙일보 1월 26일 보도)

민주당은 정말 이 법안을 밀고 있는 걸까?

여기서 묘한 지점이 있다. 법안에 민주당 의원 2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당 차원에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 4월 16일 보도)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1월부터 꾸준히 장특공제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고, MBC는 2월 5일 단독 보도로 “장특 줄이고 세제 손 본다”는 내용을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 2월 5일 보도)

정부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적도 있다. 2월 3일, 정책브리핑을 통해 “1주택자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정책브리핑 2월 3일)

그런데 두 달 뒤 범여권에서 법안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정부는 말을 뒤집은 바 있다”고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월 지방선거 전, 이 법안은 어디로 갈까?

지금 시점에서 확인되는 팩트만 정리하면 이렇다.

법안은 입법예고 단계다. 아직 상임위원회 심사도 시작되지 않았다. 반대 의견이 1만 건을 넘긴 상태이고, 국민의힘 재경위 야당 간사 박수영 의원은 “조세소위원장으로서 논의 자체부터 반대하겠다”고 선언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다. 여권이 선거 전에 이 법안을 강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선거 끝나면 보유세까지 올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여권은 “아직 당 차원 논의 아니다”라고 한 발 빼고 있다.

서울경제는 2월 28일 보도에서 “강남 1주택도 안심 못한다”며 장특공 폐지 시 보유세가 60%까지 뛸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경제 2월 28일 보도)

이 법안이 통과될지, 수정될지, 폐기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논쟁이 단순히 세금 문제가 아니라, 내 집 한 채의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 살았으니 보상받아야 하는 건지, 집값이 올랐으니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건지. 이건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집 한 채가 앞으로 어떤 세금 구조 안에 놓이게 될지는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다.

Q&A

Q1.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뭔가요? 쉽게 설명해주세요.
집을 오래 갖고 있다가 팔 때, 오래 보유한 만큼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제도입니다.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고 거주하면 양도 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세금의 80%를 안 내도 되는 거예요.

Q2.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나한테 어떤 영향이 있나요?
서울에 12억 넘는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다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은 오래 살면 세금을 크게 깎아줬는데, 법안 통과 시 평생 2억까지만 감면됩니다. 예를 들어 5억 차익이 나는 집이라면, 지금은 대부분 공제됐지만 앞으로는 3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합니다.

Q3. 12억 이하 집도 영향받나요?
현행법상 12억 이하 1주택은 양도세 자체가 비과세입니다. 이 부분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향후 추가 세제 개편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Q4. 이 법안이 진짜 통과될 수 있나요?
현재 입법예고 단계이고, 반대 의견이 1만 2천 건을 넘겼습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논의 자체를 반대하겠다고 밝혔고, 민주당도 당 차원 논의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당장 통과 가능성은 낮지만, 지방선거 이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Q5. 장특공제를 없애면 집값이 내려갈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찬성 측은 고가주택 쏠림이 줄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반대 측은 매물 잠김이 심해져 오히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세금을 올렸을 때 집값이 더 올랐던 사례가 있어 신중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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