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킬, 반칙왕, 린샤오쥔, 강제추행 무죄, 나무위키 차단, 그리고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까지. 도대체 뭐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알 수가 없다. 2019년부터 2026년 4월까지, 확인된 사실만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황대헌 박지원, 이 악연은 어디에서 시작됐나
2024년 3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세계선수권대회.
이 대회가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폭발 지점이었다.
남자 1500m 결승.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황대헌이 추월하려다 충돌했다. 박지원은 넘어졌고, 황대헌은 페널티로 실격됐다. 다음 날 1000m 결승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또 황대헌이 뒤에서 추월하다 박지원과 부딪혔다. 박지원은 완주조차 못 했다. (중앙일보, 2024.3.17)

이틀 연속. 같은 선수한테. 같은 패턴으로.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금메달 2개를 놓쳤다. 국가대표 자동선발권도 날아갔다. 귀국할 때 목과 팔에 깁스를 하고 나타났다. (중앙일보, 2024.3.19)
사람들이 분노한 건 당연했다.
왜 사람들은 고의라고 의심했을까
한 번이면 실수다. 두 번이면 의심된다. 근데 이게 두 번이 아니었다.
2023-2024 시즌 월드컵에서도 황대헌과 박지원은 충돌한 전력이 있었다. 세계선수권까지 합치면 그 시즌만 세 번이었다. 그리고 2024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 500m 준결승. 또 부딪혔다. 네 번째. (국민일보, 2024.4.7)

“우연이 4번이면 고의 아니냐.” 댓글이 폭주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는 “고의성 없었다, 우발적 충돌”이었다. (조선일보, 2024.3.25)
황대헌은 한 달 뒤 박지원을 직접 만나 사과했다. “서로 합심해 노력하겠다”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해졌다. (MHN스포츠, 2024.4.23)
일단 수습은 된 것처럼 보였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논란 전에, 또 다른 사건이 있었다고?
황대헌을 둘러싼 논란은 사실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지원보다 훨씬 전이다.
2019년 6월, 황대헌은 같은 국가대표 선배인 임효준(현 린샤오쥔)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훈련 도중 임효준이 자신의 하의를 잡아당겼다는 게 이유였다. (조선일보, 2026.3.3)
같은 해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임효준에게 1년 자격정지를 내렸다. 12월에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그런데 2심에서 뒤집혔다. 무죄. 대법원도 무죄를 확정했다.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기 위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스타뉴스, 2026.3.3)
임효준은 재판이 끝나기 전인 2020년 6월, 이미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귀화했다. 지금은 ‘린샤오쥔’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위키백과)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한국에서 잃은 셈이다. 여론은 갈렸다.

올림픽에선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나
2026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황대헌은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또 반칙을 범했다.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다시 터져 나온 ‘반칙왕’ 비판.

그런데 다음 날이 달랐다.
남자 1500m 결승. 9명이 출전한 치열한 레이스에서, 황대헌은 후미에서 기회를 엿보다 막판 스퍼트로 치고 올라왔다. 2분 12초 304. 은메달.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시상대.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였다. (뉴시스, 2026.2.15)
5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개인 통산 올림픽 메달 5개. 이호석과 함께 남자 쇼트트랙 최다 메달 타이 기록이다.
야유가 박수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빙판 밖의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올림픽이 끝나고, 황대헌은 왜 침묵을 깼을까
2026년 3월 2일. 황대헌이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올림픽 이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겠다.”
(조선일보, 2026.3.2)
이게 끝이 아니었다.
3월 20일, 황대헌의 소속사 라이언앳이 움직였다. 나무위키에 등재된 ‘황대헌/논란 및 사건사고’ 문서와 ‘임효준 강제추행 누명 사건’ 문서에 대해 ‘허위사실 기재’를 이유로 임시조치를 요청했다. 두 문서 모두 열람과 편집이 차단됐다. (조선일보, 2026.3.23)
단순 수정 요청이 아니라, 문서 자체를 통째로 막은 거다. 이번이 5번째 임시조치 요청이었다. (다음뉴스, 2026.3.22)
소속사가 린샤오쥔 관련 문서를 콕 집어 막았다는 건, 황대헌이 예고한 ‘입장 발표’의 핵심이 그 사건에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리고 결국, 국가대표를 포기했다
2026년 4월 2일.
황대헌의 소속사는 “2026-2027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심신의 피로”. 한 시즌 동안 휴식과 개인 훈련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연합뉴스, 2026.4.2)
4월 7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선발전이 시작됐다. 황대헌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엑스포츠뉴스, 2026.4.2)
이로써 황대헌은 2026-2027 시즌 쇼트트랙 월드투어, 4대륙 대회, ISU 세계선수권대회에 모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황대헌이 국대 활동을 쉬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한 시즌을 빠졌다. 2024년엔 팀킬 논란의 여파로 선발전에서 11위에 그쳐 대표팀에 들지 못했다.
지금 흐름을 보면
팩트만 놓고 보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첫째, 황대헌은 SNS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아직 공식 입장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소속사가 나무위키 임시조치까지 걸며 사전 정리에 나선 상태다.
둘째, 임시조치의 핵심 타깃은 ‘임효준 강제추행 누명 사건’ 문서다. 황대헌 측이 이 사건의 서사 자체를 뒤집으려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셋째, 국가대표를 한 시즌 쉬기로 한 건, 단순히 몸이 피곤해서만은 아닐 수 있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 논란에 대한 입장 발표를 예고하고, 나무위키 문서를 차단하고, 선발전을 불참한 순서를 보면, 경기 바깥에서 할 일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넷째, 황대헌이 입장 발표를 하면, 린샤오쥔(임효준) 측의 반응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 양쪽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일보, 202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