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생, 51세, 100억 쇼핑몰 CEO, 한남동 자택에 2층짜리 명품 드레스룸, 거기에 금고급 잠금장치. 2026년 4월 3일 채널A ‘집을 바꿀 순 없잖아?!’에 등장한 강희재의 드레스룸은, 방송 패널들조차 정리를 포기하고 “백화점 구경 모드”에 빠지게 만들었다.

(조선일보)
그런데 이 장면 하나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드레스룸이 만들어지기까지, 꽤 긴 이야기가 있다.
강희재 명품 드레스룸의 주인은 어디서 시작했을까?
1999년. 강희재는 25살이었다. 파시미나라는 최고급 캐시미어를 수입해서 갤러리아 명품관에 납품했다. 한 달 수입이 1억 원이었다고 한다. 20대 중반에.

(엑스포츠뉴스)
그런데 그 돈을 주식으로 날렸다. 본인이 직접 말했다. “그 돈을 주식으로 다 날렸다”고.
보통 여기서 이야기가 끝날 수도 있었다. 근데 이 사람은 달랐다.
프리챌 시대에 블라이스 인형 사진을 찍다가 온라인에서 유명해졌고, 싸이월드로 넘어가면서 하루 방문자 수만 명을 찍는 스타가 됐다. 사람들이 “그 옷 뭐야?” 물어보니까, 그냥 동대문 옷을 믹스매치해서 팔기 시작했다. 그게 2004년, 온라인 쇼핑몰 업타운걸(UTG)의 시작이다. (조선일보 머니)
한국 온라인 쇼핑몰의 1세대. 인플루언서라는 말도 없던 시절의 인플루언서. 그게 강희재다.
100억을 벌었는데, 왜 곤두박질쳤을까?
쇼핑몰이 커졌다. 연 매출 100억 원 언저리까지 찍었다. 그런데 가장 잘나갈 때, 믿었던 직원에게 횡령을 당한다. 금액이 12억 8천만 원. (뉴스1)
강희재는 장영란 유튜브에서 이렇게 말했다. “돈을 미친 듯이 벌 때 크게 횡령을 당했다. 그 사람은 배 째라 그러고 감옥 갔다.” 장영란은 욕이 나왔다고 한다. (스포츠조선)
12억을 날리고도, 쇼핑몰을 접지 않았다. 업타운걸은 2004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22년째 운영 중이다.
결혼도 했다는데, 왜 지금은 비혼주의자일까?
강희재는 2000년대 초반에 결혼한 적이 있다. 두바이에서 허니문까지 다녀왔다. 그런데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결혼은 오래가지 못했고, 이혼했다. (팬플러스 커뮤니티)
이후 강희재는 공개적으로 비혼주의자임을 선언했다. 19살 연하 남자친구(93년생, 산초 셰프)와 3년째 교제 중이지만, “결혼 생각은 없다. 나는 비혼주의자”라고 못 박았다. (트윅)
장영란이 “나이 들어도 감각을 유지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을 때, 강희재의 대답은 이랬다. “남편 없고 시댁 없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뉴스엔)
그래서 저 드레스룸은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한남동 자택은 35세에 구입했다. 그러니까 2010년쯤. 그 집에서 인테리어를 5번 바꿨다. 본인 말로는 “집값 오른 것보다 인테리어비가 더 많이 들었다.”
드레스룸은 2층 규모다. 문에 금고급 잠금장치가 걸려 있다. 안에는 명품 옷, 가방, 구두가 브랜드별, 색상별로 칼각 정리되어 있다. 정리 전문가 이정원이 “손 댈 곳이 없다”고 했을 정도.

(한국일보)
강희재는 이 공간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의 마일리지다. 한 번 사면 기본 20년은 쓴다. 죽을 때까지 쓴다.” 남들이 이상하다고 한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도 직접 골랐다. “이거 누가 사? 했던 거 담당이 저다.” (스포츠조선)
보려고 사는 구두도 있다고 했다. 수십 년간 모은 아이템들을 구두 형태 유지 도구까지 써가며 관리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20년 넘게 살아남은 비결은 뭘까?
조선일보 머니 인터뷰에서 강희재가 직접 밝힌 성공 원칙은 세 가지다. (조선일보 머니)
첫째, “내가 잡지다”라는 마음가짐. 게시물 하나를 올려도 똑똑한 이웃 언니처럼 정보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싸이월드 시절부터 플랫폼이 바뀔 때마다 방식만 바꿨을 뿐, 핵심은 같았다.
둘째, 3금(禁) 전략. 정치색 안 드러내고, 종교색 안 드러내고, 거짓말 안 한다. “거짓말을 유지하려면 머리를 너무 많이 써야 한다. 그러면 말을 편하게 못 한다”고 했다.
셋째, 죽도록 일한다. “새벽 3시에도 고객한테 연락 오면 답장한다. 자기 전 몸이 지치지 않으면 죄의식을 느낀다.” 놀면서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매니저 없이 24시간 긴장을 놓지 않는 삶이라고 했다.
김숙, 이은지, 박은영, 왜 그렇게 난리였을까?
방송에서 패널들의 반응은 그냥 리액션이 아니었다.
이은지는 “내가 좋아하는 걸 이렇게 화끈하게 해보는 삶, 진심으로 부럽다”고 했다. 박은영은 드레스룸 문을 열자마자 “웬일이야”라고 터뜨렸다. 김숙은 “티셔츠가 도대체 몇 장이냐”면서도 놀라움을 멈추지 못했다. (OSEN)
이정원은 옷 배치 방식을 보고 “도서관 배치”라고 이름 붙였다.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아이템을 수납하는 방식이다. 강희재는 옷 접기 판으로 3초 만에 칼각을 만드는 팁도 공개했다. (IS플러스)
그런데 반전도 있었다. 드레스룸은 완벽했지만, 샤워부스를 없애고 만든 팬트리에서는 정리 안 된 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SNS 이면에 숨겨진 현실적인 모습이었다.
지금 이 이야기가 화제인 진짜 이유는?
사실 강희재는 2025년에도 장영란 유튜브, 여성동아, 조선일보 머니, 도시탐구 등에 꾸준히 등장하며 집과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해왔다. 처음 나온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유독 화제가 된 건, 채널A라는 지상파급 플랫폼에서 정리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으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본 사람들은 “아, 그 집”이었지만, TV에서 처음 본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강희재의 이야기에는 사람들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전부 들어 있다. 빈손에서 시작해 100억 CEO가 된 자수성가 스토리, 주식 실패와 12억 횡령이라는 위기, 이혼 후 비혼을 선택한 삶의 방식, 51세에 19살 연하와의 연애, 30대로 보이는 외모 관리. 그 모든 과정의 결과물이 저 2층짜리 금고급 드레스룸에 압축되어 있다.
이은지의 말이 이 이야기를 가장 잘 요약한다. “리치언니가 예쁜 걸 사서 오래오래 잘 관리하는 것. 이런 게 가치 있는 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