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가 또 검색어에 올랐다. 이번엔 삼바 ADV 컬리지에이트 그린. 15만원대.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다. 그녀의 발끝에 삼바가 잡힐 때마다 기사가 쏟아진다. 왜 그럴까. 이 흐름을 추적하다 보니, 꽤 오래전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 이슈의 시작점. 74년 전, 독일의 작은 공장
1949년. 독일인 아돌프 다슬러가 형과 결별하고 만든 브랜드가 아디다스다. 형은 푸마를 만들었다. 동생이 야심차게 내놓은 첫 제품이 바로 삼바. 원래는 축구화였다. 얼어붙은 유럽 경기장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튼튼한 고무창을 붙였다. 양옆에 흰 가죽 세 줄을 박음질했다. 지금 우리가 아는 그 삼선이, 이때 태어났다.
1950년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브라질의 국민 춤 삼바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략은 적중했다. 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선 삼바를 신은 독일 대표팀이 우승했다. 이후 70~80년대 영국 청년들의 스트리트 패션 아이콘이 됐다. (중앙일보 비크닉)
그러다 잊혔다. 반스, 컨버스 같은 브랜드가 치고 올라오면서. 삼바는 아재 신발이 됐다.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가 뜨기 전. 제니 사진 한 장이 바꿔버린 것
2022년 8월. 블랙핑크 제니가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올린다. 발에 신긴 건 아디다스 삼바 ADV 블랙. 발매가 9만9천원.
그 한 장이 모든 걸 뒤집었다.

여성 사이즈는 순식간에 품절. 리셀가는 60만원대로 치솟았다. 3개월 만에 6배. 명동 아디다스 매장 앞에 새벽 오픈런이 벌어졌다. 나이키도 아닌 아디다스 앞에 줄이 생기는 건 이례적이라는 업계 반응이 나왔다. (한국경제)
해외에선 켄달 제너, 헤일리 비버가 함께 불을 붙였다.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 기준, 삼바 리셀 거래량은 전년 대비 485% 폭증했다.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의 배경. 웨일스 보너가 축구화를 작품으로 바꿨다
이 흐름을 파고들다 보니 결정적 인물이 보였다. 영국 디자이너 웨일스 보너. 2016년 LVMH 영 디자이너 어워즈 우승자. 디올과도 협업한 인물이다.
2020년, 그녀는 자신의 가을겨울 컬렉션에 70년대 영국 레게 음악 러버스 락에서 영감 받은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여기에 아디다스 삼바를 매치했다. 아디다스가 바로 협업을 제안했고, 웨일스 보너 x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컬렉션이 탄생했다.
기존 삼바의 형태는 유지하면서 삼선의 소재와 박음질을 바꾸고, 금빛으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했다.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를 고급스러운 예술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입비스트)
지금 채정안이 신어서 화제가 된 웨일스 보너 삼바 컬리지에이트 오렌지의 리셀가가 5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매 초기엔 정가 수준이었다. 지금은 물량이 줄면서, 부르는 게 값이다. (네이버 블로그)
왜 그녀인가. 33만 구독자가 지켜보는 발끝
여기서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 채정안은 단순한 배우가 아니었다.
유튜브 채정안TV 구독자 33만 명.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 시즌 사복 패션을 공개한다. 2025년엔 CJ온스타일과 손잡고 자신의 패션 브랜드 채컬렉티브를 론칭했다. 스타일 디렉터로 직접 참여했다. (CJ뉴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솔직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전 세대의 공감을 얻고 있다, 감각적인 스타일링으로 패션 카테고리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즉, 그녀가 신으면 기사가 되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다.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 지금 시점의 맥락. 전성기가 끝났다는 그 타이밍
이 부분을 들여다보니 재밌는 게 보였다.
아디다스는 삼바와 가젤 덕에 2024년 매출 12% 성장, 영업이익 10억 유로 이상 개선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2025년에도 매출 약 248억 유로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조선일보, 서울경제)
그런데 지금 삼바의 일반 모델들은 정가 이하로 떨어졌다. 아디다스 공식몰에서 아울렛 할인이 진행 중이고, 무신사에서 40% 할인, 쿠팡에서 3만원대 특가까지 나왔다. 리셀 프리미엄은 사라졌다. KREAM에서도 정가의 절반 가격에 거래되는 모델이 있다.
한마디로 유행의 정점은 지났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 기사가 다시 쏟아진다.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와 2026 스니커즈 트렌드. 납작해지는 발끝
트렌드 쪽을 살펴보니 또 하나가 겹쳤다. 2026년 봄, 스니커즈 시장의 키워드가 바뀌고 있다.
굽을 낮춘 플랫 실루엣이 중심이다. 하퍼스 바자는 2026 시즌 트렌드를 이렇게 정리했다. 투톤 컬러, 새틴 디테일, 브라운 스웨이드, 레오파드 패턴. 공통점은 하나. 납작하고 슬림한 로우 프로파일. (하퍼스 바자)
얼루어 코리아도 같은 진단을 내렸다. 2026년의 스니커즈들은 씬 피자 못지않은 얇은 두께를 자랑할 것. (얼루어 코리아)
채정안이 가장 최근 신어서 화제가 된 삼바 ADV 컬리지에이트 그린은 정확히 이 트렌드 위에 놓여 있다. 앞코가 슬림하고, 플랫한 실루엣. 기존 삼바 OG보다 더 날렵한 쉐입. 볼드 스니커즈 피로감이 쌓이는 요즘, 이 실루엣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는 게 화제가 된 포스팅의 핵심 메시지였다.

(네이버 블로그)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를 둘러싼 현재 상황. 숫자로 보는 흐름
여기까지 추적한 사실들을 한데 모아보니, 꽤 선명한 그림이 그려졌다.
아디다스 쪽. 삼바와 가젤로 2024에서 2025년까지 역대 최대 매출을 찍었다. 그런데 일반 삼바 모델의 리셀 프리미엄은 사라졌고, 공식몰에서 아울렛 할인과 추가 할인이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상태다.
채정안 쪽. 유튜브 33만 구독자, 자체 패션 브랜드 론칭, CJ온스타일 협업까지. 패션 영향력이 사업으로 직결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착용 사진 한 장이 만들어내는 파급력은 이미 검증됐다.
콘텐츠 쪽. 채정안 아디다스 운동화 관련 콘텐츠를 발행하는 주요 블로그 계정은 동일 채널에서 시즌마다 다른 컬러웨이를 소개하며 반복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제품별로 지금이 가장 저렴한 타이밍, 물량이 줄고 있어 더 지나면 부르는 게 값, 15만원대 리셀 없이 구매 가능 등 구매 긴급성을 자극하는 표현이 공통적으로 쓰인다.
트렌드 쪽. 2026년 스니커즈 트렌드는 플랫, 슬림, 로우로 전환 중이다. 삼바의 실루엣은 이 방향과 정확히 일치한다. 볼드 스니커즈 시대가 저물면서, 삼바가 다시 한번 트렌드 적합 제품으로 포지셔닝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앞으로 예상되는 흐름
이 사실들을 조합해보니, 몇 가지 흐름이 보였다.
첫째, 아디다스 삼바 일반 모델의 가격은 당분간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이미 공식몰 아울렛에 입점했고, 할인폭이 커지고 있다. 지금이 가장 저렴한 타이밍이라는 콘텐츠가 나오는 시점은, 뒤집어 보면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둘째, 반대로 웨일스 보너 같은 한정 콜라보 모델은 물량이 줄면서 리셀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같은 삼바라는 이름 아래, 일반 모델과 콜라보 모델의 가격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구조다.
셋째, 채정안의 패션 콘텐츠 영향력은 단순 착용을 넘어 자체 브랜드 사업과 연결돼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 착용 사진 한 장이 만들어내는 파급력은, 앞으로 더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다.
넷째, 2026년 스니커즈 트렌드 전환기에 삼바의 플랫 실루엣이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동시에 미우미우, 질샌더, 르메르 같은 하이엔드 플랫 스니커즈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삼바가 이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