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모의고사 등급컷 불안할 때 입시 판도를 한눈에 파악하는 방법

3월 모의고사 등급컷이 공개됐다. 국어 133점, 수학 134점. 숫자만 보면 매년 비슷한 것 같은데, 올해 반응은 전혀 다르다. 응시생 70.9%가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이 시험장에서 멘탈이 흔들렸다는 뜻이다.

왜 이렇게 된 걸까. 이건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여러 사건들을 쭉 이어서 보니까 흥미로운 흐름이 보였다. 지금부터 시간을 되감아 본다.

3월 모의고사 등급컷 폭탄의 시작점. 2022년, 문과 이과 벽이 무너졌다

모든 건 2022학년도 통합수능에서 시작됐다.

그 전까지 문과는 문과끼리, 이과는 이과끼리 경쟁했다. 그런데 정부가 수능에서 문과 이과 구분을 없앴다. 국어와 수학에 공통 플러스 선택과목 구조가 도입됐고, 탐구도 사탐 과탐 상관없이 자유 선택이 가능해졌다. (연합뉴스, “2022대입 수학·사탐과탐 문이과 통합”)

이건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과생이 사탐을 골라도 됐다. 과탐보다 학습량이 적고, 점수 따기가 수월했다. 처음엔 소수였다. 하지만 한 명이 성공하면 열 명이 따라간다. 이게 사탐런의 씨앗이었다. (국제신문, “의대 지원자 9.3% 사탐런”)

3월 모의고사 등급컷을 뒤흔든 사건. 2023년, 킬러문항 없앤다

2023년 6월. 정부가 갑자기 선언했다.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초고난도 문항을 빼겠다는 취지였다.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명분이었다. (조선일보, “수능서 킬러문항 뺀다”)

그런데 현장 반응은 싸늘했다.

킬러문항이 정확히 뭔지 정의조차 불분명했다. 출제위원들은 킬러 없이 변별력을 어떻게 유지하냐며 기피 분위기가 번졌다. (동아일보,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 유지 부담에 출제위원 기피”)

결과적으로 킬러를 뺐는데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는 해가 반복됐다. 어떤 해는 너무 쉬웠고, 어떤 해는 킬러 아닌 척하는 준킬러가 등장했다. 수험생 입장에선 매년 룰이 바뀌는 게임이 된 셈이다. (중앙일보, “어려워서 킬러? 안 배워서 킬러? 오락가락 난이도에 수능 또 논란”)

전쟁의 도화선. 2024년, 의대 증원 2,000명과 전공의 이탈

2024년 2월. 정부가 의대 정원을 한 번에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의료계가 폭발했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냈다. 병원을 떠났다. 수술이 멈추고, 응급실이 마비됐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한순간에 흔들렸다. (한겨레, “의대 증원 반발 의사들 집단행동”)

이 사태는 입시판에 직격탄이 됐다.

의대 정원이 늘었다는 건, 상위권 학생들에게 나도 의대 갈 수 있다는 신호가 된 것이다. 문과 최상위권까지 의대에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사탐으로 의대 가는 길이 열려 있었으니까. (한국경제, “의대 지망생도 갈아탄다 고3 이과생 사탐런 가속”)

불수능이 만든 나비효과. 2025년 11월, 역대급 수능

2025년 11월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 결과는 충격이었다.

영어 1등급 비율 3.11%. 절대평가 도입 이후 역대 최저였다. 전년도 6.22%에서 반 토막이 났다. (SBS, “역대급 불수능 영어, 고작 3%만 1등급”)

국어도 참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 147점. 전년보다 8점이 뛰었다. 어려울수록 올라가는 게 표준점수다. 불국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중앙일보, “올해 수능은 불국어 불영어”)

N수생 24.7%는 영어 등급이 오히려 떨어졌다. 재수해서 더 떨어진 것이다. (뉴스1, “불수능에서 N수생 25% 등급 하락”)

만점자는 단 5명. 그중 4명이 재학생이었다. N수생의 경험치가 먹히지 않는 시험이었다. (에듀진, “불수능 뚫은 만점자 5명 중 4명 재학생”)

3월 모의고사 등급컷이 의미하는 것. 2026년 지금, 3중 폭탄이 터졌다

그리고 올해. 이 모든 게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

첫 번째, N수생 16만 명. 불수능에서 정시 탈락한 학생들이 재수를 선택했다. 여기에 의대 증원과 지역의사제라는 유인까지 겹쳤다. 2005학년도 이후 20년 만의 역대급 규모다. (중앙일보, “황금돼지 의대증원에 올해 수능 N수생 16만명”)

두 번째, 의대 증원 플러스 지역의사제. 2027학년도부터 서울 제외 32개 의대에서 490명을 추가 선발한다. 전원 지역의사제 전형이다. 졸업 후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의무 복무하는 조건이다. 39개 의대 중 수시 11곳, 정시 15곳이 사탐 응시자를 허용한다. (중앙일보, “내년 의대생 490명 더 뽑는다 전원 지역의사”)

세 번째, 사탐런 폭발. 2026학년도 수능에서 사탐 응시 비율이 77%를 넘었다. 과탐은 22%까지 쪼그라들었다. 이과생이 대거 사탐으로 넘어온 것이다. (오마이뉴스, “대입 사탐런, 생각보다 심각한 일”)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해에, 고3 학생들이 처음 본 시험이 바로 어제의 3월 모의고사다.

3월 모의고사 등급컷 뒤에 숨은 진짜 풍경. 시험장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수학 15번. 공통과목 앞부분인데 킬러급이 배치됐다. 시험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만난 이 문제가 전체 시간 배분을 무너뜨렸다. 미적분 28번도 풀이법을 알아도 계산이 끝나지 않는 유형이었다. (오르비, “3모 수학 난이도 총평, 킬러 문제의 공습 체감 난이도 급상승”)

영어는 작년 불수능 영어보다는 쉬웠다. 하지만 지문이 길고 어휘 수준이 높아서 첫 모의고사 치는 고3에겐 만만치 않았다. (동아일보, “고3 3모 영어, 작년 수능보다 쉬웠다 국어 수학은 평이”)

국어는 매우 어려웠다 응답이 45.5%. 첫 시험부터 불국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금강일보, “3월 첫 모의고사부터 불국어?”)

앞으로의 흐름. 여기서 발견한 것들

여러 기사를 조합해보니 몇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N수생 16만 명이 5월, 6월 모의고사부터 본격 합류한다. 3월 학평은 재학생 위주다. 진짜 경쟁은 6월 평가원 모의고사부터 시작된다. 등급컷이 지금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사탐런이 3월 모의에서 어떤 규모로 나타났는지 아직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 이 수치가 나오면 과탐 응시자의 등급컷과 유불리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종로학원은 과탐 응시자가 역대 최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의사제 490명은 전원 지방 의대에서 선발된다. 수도권 의대 지원자와 지방 의대 지원자 사이의 전략이 완전히 갈린다. 지역의사제 전형을 노리는 학생과 일반 전형을 노리는 학생의 준비 방식이 달라진다.

다음 시험은 5월 7일. 그 사이 8주. 이 기간 동안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갈린다.

정리하면 이렇다.

2022년 통합수능이 사탐런의 문을 열었다. 2023년 킬러문항 배제가 난이도 혼란을 만들었다. 2024년 의대 2,000명 증원이 최상위권 경쟁을 폭발시켰다. 2025년 역대급 불수능이 N수생 16만 명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모든 파도가 2026년 3월 24일, 어제 시험장 위에 동시에 내리꽂혔다.

이 흐름을 쭉 이어서 보니까 하나가 보였다. 올해 입시는 단순히 어려운 게 아니다. 5년 치 변수가 한 해에 겹친 것이다.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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