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 꽃분이 추모. 멘트도 자막도 없이, 그래서 더 울었다
2026년 2월 27일 밤.
MBC ‘나 혼자 산다’ 636회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화면에 짧은 영상 하나가 떴다.
구성환과 꽃분이가 스쿠터를 타고 거리를 달리는 장면.
배경음악은 스탠딩에그의 ‘Little Star’.
딱 20초.
멘트도 없고, 자막도 없었다.
그것만으로 시청자들은 울었다.
배우 구성환의 반려견 꽃분이.
2026년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만 10살이었다.

시작은 이주승의 ‘아는 형’이었다
시간을 되돌려보자.
꽃분이와 구성환이 처음 대중 앞에 선 건 2021년 12월이다.
배우 이주승의 ‘절친 형’으로 나혼산에 잠깐 얼굴을 비췄다.
둘의 덤 앤 더머 같은 케미가 화제였다.

그러다 2024년 5월 17일.
시청자들의 출연 요청이 쇄도하면서 구성환이 ‘무지개 회원’으로 정식 합류했다.
이날 공개된 건 구성환의 소박한 일상.
그리고 그 일상 한가운데 있는 작고 하얀 말티즈, 꽃분이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해당 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7.4%.
금요일 예능 동시간대 1위.
유튜브 영상은 195만 조회수를 넘겼다.
(조선일보 2024.05.28)
꽃분이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급상승해 10만을 돌파했고, 실버버튼까지 받았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24.05.26)
꽃분이 방치 논란. “왜 목욕을 안 시키냐”
인기에는 늘 그림자가 따른다.
방송에 나온 꽃분이의 모습을 본 일부 시청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털 관리 상태가 엉망이라는 것.
‘방치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구성환은 2025년 2월 5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직접 입을 열었다.
“꽃분이가 하기 싫어하는 건 안 합니다.”
“목욕을 왜 안 시키냐, 털을 빗겨줘라 하시는데… 우리가 원하는 기준이 아니라 강아지 기준에 맞춰 키웁니다.”
“발바닥 보시면 깨끗하고, 눈물 자국도 하나 없어요.”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다.
“꽃분이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면, 과연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인터뷰 도중 눈시울이 붉어졌다.
(조선일보 2025.02.06)
이후 나혼산에서는 꽃분이를 검진시키고, 직접 미용하고, 반신욕까지 시켜주는 모습이 공개됐다.
방치 논란은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뉴센 2025.02.22)
꽃분이와 구성환, 전성기 한가운데서
논란을 넘긴 구성환과 꽃분이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2024년 8월, 유튜브 구독자 10만 돌파. 실버버튼 수령.
구성환은 이모를 짓으며 “꽃분이와 내가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고 했다.

2025년 12월, 2025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남자 우수상 수상.
시상대에 오른 구성환은 이렇게 말했다.
“제 인기는 꽃분이 덕분입니다. 지분은 9대1이에요.”
“꽃분이 덕분에 샴푸 모델까지 됐습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꽃분아 사랑한다!”
(스포티비뉴스 2025.12.29)
2025년 12월에는 헤어와 두피 브랜드 광고를 동반 촬영했다.
잡지 화보도, 치킨 광고도 함께였다.
(스포티비뉴스 2026.02.21)
2026년 1월 20일에는 꽃분이의 꼬수운 낭만티콘 이모티콘까지 출시.
수익금 일부는 유기견 보호센터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일간스포츠 2026.01.20)
모든 것이 순항이었다.
꽃분이 이모티콘이 나온 지 25일 후.
꽃분이가 떠났다.
꽃분이 마지막. “글을 몇 번이나 썼다 지웠다”
2026년 2월 21일.
구성환은 SNS에 긴 글을 올렸다.
“이 글을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인정하기 싫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내 딸이자 여동생, 내 짝궁 꽃분이가 2월 14일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이렇게 떠날 줄 알았으면 맛있는 거라도 더 많이 먹이고, 산책도 더 많이 시킬 걸.”
꽃분이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이모티콘 출시를 축하했고, 3달 전까지 광고를 찍었다.
(중앙일보 2026.02.21)
이 소식에 나혼산 멤버들이 하나둘 댓글을 남겼다.
이주승은 “내 작은 친구, 편하게 쉬어”라고 했다.
코드 쿤스트는 “사랑해 꽃분아”라고 남겼다.
이장우는 우는 이모티콘을 남겼다.
(스포티비뉴스 2026.02.21)
꽃분이 추모 영상. 전현무와의 첫 만남이 마지막 촬영이었다
6일 후인 2월 27일 방송.
전현무가 구성환 집을 방문하는 장면이 나왔다.
전현무는 꽃분이를 품에 안고 “요놈의 시키 나 좋아하네”라며 쓰다듬었다.
구성환은 꽃분이 오빠라고 쓰인 앞치마를 하고 있었다.
이것이 나혼산에 남은 꽃분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방송 끝에 제작진이 띄운 20초 추모 영상.
멘트 없이. 자막 없이.
그래서 더 무거웠다.

구성환의 지금, 그리고 앞으로
구성환은 유퀴즈에서 이렇게 말한 적 있다.
“꽃분이가 없으면 내가 어떻게 살까.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힘들 것 같다.”
그 말이 현실이 됐다.
꽃분이가 떠난 후, 구성환은 SNS 활동을 멈췄다.
“마음 잘 추스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라는 마지막 문장만 남긴 채.
MBC 연예대상에서 예고한 2026년 드라마 3편, 영화 3편.
2월부터 공개 예정이라고 했다.
작품 활동으로 복귀할 시점이 머지않았지만, 꽃분이 없는 일상에 적응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일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
구성환은 꽃분이가 떠난 날짜인 2월 14일과 비보를 공개한 날짜인 2월 21일 사이에 일주일의 공백을 뒀다.
감정을 추스르는 데도, 그 사실을 인정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오히려 그 일주일의 침묵이, 구성환에게 꽃분이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말해준다.
“꽃분아 사랑한다”고 연예대상 무대에서 외쳤던 사람.
“꽃분이가 없는 세상을 버틸 수 있을까”라고 말했던 사람.
지금, 그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