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올드머니룩, 에르메스 버킨백 하나에 담긴 10년의 이야기

이부진 올드머니룩이 다시 화제다. 2026년 2월 26일, 아들 임동현 군의 서울대 입학식에 등장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디올 재킷에 에르메스 버킨백. 로고 하나 없이, 소재와 실루엣만으로 완성한 그 모습이 실시간 검색어를 뒤흔들었다. 그런데 이 한 장의 사진 뒤에는 이혼, 스캔들, 경영 위기, 그리고 조용한 반격의 서사가 숨어 있다.

이부진 올드머니룩의 출발점, 재벌가 신데렐라의 끝

시계를 1999년으로 돌려보자. 이부진은 삼성 경호원 출신 임우재와 결혼했다. 재벌가 장녀와 평사원의 만남. 당시엔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로 불렸다.

하지만 2014년, 이부진이 이혼 조정 신청을 냈다. 사유는 성격 차이. 2015년, 조정은 결렬됐다. 최대 쟁점은 아들의 양육권이었다. 2016년 1월, 법원은 이부진에게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줬다. 재산분할로 141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함께 나왔고, 2020년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결혼 17년 만의 이혼. 삼성가의 사생활이 법정에 낱낱이 공개된 시간이었다. 이 시기 이부진의 공식 석상 패션은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채색 위주, 로고 없는 옷, 단정하고 절제된 실루엣. 지금 우리가 아는 이부진 스타일의 원형이 이때 만들어졌다.

이부진 올드머니룩, 프로포폴 의혹을 지나며

이혼이 마무리될 즈음, 또 다른 폭풍이 왔다. 2019년 3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이 터졌다. 뉴스타파가 제보자 증언과 성형외과 직원 단톡방 내용을 공개했고,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이부진 측은 화상 흉터 치료와 안검하수 수술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1년 넘는 수사 끝에, 2020년 4월 경찰은 불법 투약 증거가 없다며 내사를 종결했다. 법적으론 무혐의. 하지만 이미지에 남은 상처는 쉽게 지울 수 없었다.

이후 이부진은 더욱 조용해졌다.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공식 석상에서의 패션은 그 행동의 일부였다. 화려함을 빼고, 품격만 남기는 방식. 그것이 지금 모든 기사가 주목하는 이부진 올드머니룩의 본질이다.

이부진 올드머니룩과 세계적 트렌드의 만남

사실 이 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건 2023년이다. 계기는 뜻밖에도 법정이었다.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스키 사고 소송으로 유타주 법원에 출석했을 때, 단 5벌의 옷으로 법정 패션 신드롬을 일으켰다. 로고 없이, 소재와 핏만으로 완성한 그 차림. 전 세계 SNS에서 이것이 진짜 부자의 옷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이 흐름이 한국에 본격 상륙했다. 경기 침체와 부의 양극화 속에서, 로고로 과시하는 소비가 오히려 촌스러워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패션 전문가들은 불황기에 부의 과시를 자제하는 소비 의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이 트렌드의 아이콘으로 지목된 인물이 바로 이부진이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로고 없는 옷을 입어온 그녀는 유행을 따라간 것이 아니라 유행이 따라온 케이스였다.

이부진 올드머니룩을 완성한 셀럽들, 제니 고소영 정유미

이 흐름에 연예인들이 가세했다. 2024년 3월, MZ세대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브랜드 더로우가 한국에 상륙했다. 개장 첫날 60팀이 몰리며 4~5시간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더로우를 국내에 알린 건 블랙핑크 제니였다. 공항에서 들고 나온 900만원대 마고백 한 장면이 10~20대를 사로잡았다. 배우 고소영과 정유미도 사복 차림에서 더로우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며 브랜드의 격을 끌어올렸다. 한국경제는 이부진이 입고 제니가 든다는 표현으로 이 현상을 정리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이부진, 제니, 고소영, 정유미.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은 로고가 아닌 소재로 말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재벌가와 연예인이 같은 패션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올드머니룩은 하나의 계보가 됐다.

이부진 올드머니룩, 17만원 원피스부터 에르메스 버킨백까지

이부진의 패션이 매번 화제가 되는 진짜 이유가 있다. 가격대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4년 1월, 두을장학재단 장학증서 수여식. 이부진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딘트의 투피스를 입었다. 가격은 11만 9,700원. 2026년 같은 행사에서도 딘트의 원피스를 택했다. 이번엔 17만 7,000원. 뉴스1은 연봉 17억의 0.01% 가격이라고 보도했다. 두 번 다 관련 제품은 공개 직후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그런데 2026년 2월 9일 아들 휘문고 졸업식에선 랑방 코트에 폴렌느 70만원대 토트백. 2월 26일 서울대 입학식에선 디올 850만원 재킷에 에르메스 버킨백.

17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이 스펙트럼을 자유롭게 오가면서도 톤이 일관되다는 점이 사람들의 관심을 잡는다. 헤럴드경제는 이부진 패션이라 불리는 아이템은 착용 소식 이후 판매량이 급증하거나 품절되는 현상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이부진 올드머니룩 너머, 지금 그녀의 진짜 위치

서울대 입학식 패션 뒤에는 더 큰 맥락이 있다.

아들 임동현 군은 2025년 12월, 서울대 경제학부 수시에 합격했다. 외삼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39년 후배가 됐다. 재벌 3세 중 서울대에 진학한 사례는 이재용 이후 처음이라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경영 전선에서는 위기도 있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이 부진하면서 2025년 영업이익이 급감하고 적자 전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는 결정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축에서는 입지를 넓히고 있다. 2026년 2월 25일, 이부진은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에 참석했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으로서다. 바로 다음 날엔 아들 입학식, 그리고 위원장 연임이 확정됐다.

이부진 올드머니룩이 보여주는 것, 예측해 보면

이 모든 타임라인을 놓고 보면, 패턴이 보인다.

이부진은 지금 세 가지를 동시에 증명하고 있다. 첫째, 아들을 서울대까지 보낸 엄마. 둘째, 국가 관광 사업을 이끄는 공인. 셋째, 17만원 국내 브랜드부터 에르메스까지 자유롭게 소화하는 스타일 아이콘.

이혼 소송 10년, 프로포폴 의혹, 면세점 적자. 어느 하나 쉬운 국면이 없었다. 그 와중에 그녀가 선택한 건 말을 줄이고 등장 자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서울대 입학식에서 에르메스 버킨백을 든 건 단순한 패션 선택이 아니다. 버킨백은 구하기 어려운 가방으로 유명하다. 돈이 있어도 브랜드와의 관계가 없으면 살 수 없는 제품이다. 동시에 로고가 겉에 드러나지 않는다. 아는 사람만 안다. 이부진의 메시지도 같다. 보여주되 과시하지 않는다. 알 사람은 안다.

앞으로 주목할 지점은 이것이다. 아들 임동현 군이 서울대 경제학부에 입학했다는 건 삼성가 4세대의 공식적인 시작이다. 이부진의 공식 석상 등장 빈도와 톤은 앞으로 더 전략적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 엄마라는 이미지와 경영인이라는 이미지를 동시에 관리하면서, 패션은 계속해서 그 도구가 될 것이다.

이부진 올드머니룩. 그건 옷이 아니다. 10년에 걸친 이미지 재건의 결과물이다.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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