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아동학대 사건의 시작, 여수에서 온 119 신고 한 통
2025년 10월 22일 낮 12시 30분.
전남 여수소방서에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기가 욕조에 빠져서 숨을 안 쉬어요.”
생후 4개월, 태어난 지 겨우 133일 된 아기였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아기의 입술은 이미 새파랬다.
그런데 구조사의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아기 몸 곳곳에 색깔이 다른 멍이 가득했다.
얼굴, 몸통, 머리까지.
단순한 익수 사고가 아니었다.

(관련 기사: 홈캠에 찍힌 4개월 영아 사망 끔찍한 진실, 노컷뉴스)
아기는 2시간 거리의 광주 상급 병원으로 이송됐다.
개복 수술을 하자 배에서 500cc의 피가 쏟아져 나왔다.
갈비뼈 23군데 골절. 뇌출혈.
두 번의 수술에도 아기는 나흘 만에 숨을 거뒀다.
아기의 이름은 해든이(가명).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출혈성 쇼크 및 장기부전.
물에 빠진 사고가 아니었다.
아동학대 사건의 결정적 증거, 홈캠이 기억한 11일
친모 양씨는 끝까지 주장했다.
“욕조에 잠깐 두고 나왔을 뿐이다.”
“멍은 심폐소생술 하다가 생긴 것이다.”
친부 서씨도 아내 편을 들었다.
“아기가 침대에서 떨어져 다친 것”이라며 홈캠 영상까지 직접 제출했다.
그런데 그 영상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영상에는 음성이 함께 녹음되어 있었다.

(관련 기사: 여수 영아 욕조 살해 사건, SBS 연예뉴스)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순간,
둔탁한 타격음이 반복됐다.
아기 울음소리 사이로 양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죽어. 죽어 죽어.”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죽여 버릴 거야.”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 홈캠 영상 4,800여 개를 확보했다.
첫 영상부터 학대 장면이 나왔다.
양씨는 아기를 발로 밟고 지나갔다.
아기를 거꾸로 들고 다녔다.
베개로 얼굴을 덮었다.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를 집어던졌다.
소아과 전문의는 영상을 보고 말을 잃었다.
“이 아기가 4개월까지 살아 있었다는 게 기적이다.”
(관련 기사: 4개월 아기 얼굴을 발로 밟는 괴물 엄마, 헤럴드경제)
아동학대 사건 속 아버지의 민낯, 이 정도는 다 하는 행동
처음엔 “전혀 몰랐다”고 했던 친부 서씨.
홈캠 영상이 발견되자 말을 바꿨다.
“이게 학대인 줄 몰랐다. 이 정도는 아이 키우면서 다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양씨가 아기를 때릴 때 서씨는 같은 집에 있었다.
아기가 처절하게 울어도 자리를 피할 뿐이었다.
그리고 아기가 생사의 기로에 서 있던 그 시각, 서씨는 성매매업소를 찾았다.
재판부는 서씨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첫째 아이에 대한 학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서씨는 학대를 신고한 지인에게 위협 전화를 걸었다.
응급구조사에게 고소를 협박했다.
보도한 언론사에도 고성을 질렀다.
증인 보복 혐의까지 추가됐다.
아동학대 사건, 3개월 전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천사 가수의 두 얼굴
여수 사건이 방송되기 약 3개월 전.
2025년 12월, 그것이 알고싶다 1466회.
또 다른 충격적 아동학대 사건이 다뤄졌다.
경남 남해에서 활동하던 40대 여성.
미인대회 우승 경력.
지역 트로트 가수이자 아나운서.
봉사활동으로 천사 가수라 불리던 사람이었다.
(관련 기사: 친딸 살해 혐의 40대 가수의 두 얼굴, 조선일보)
그런 그녀가 20세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딸의 시신에는 온몸의 멍과 심각한 2도 화상 흔적이 있었다.
법의학자는 “누군가 뜨거운 물을 머리에서부터 부은 것”이라 분석했다.
사망 전날, 딸은 중상을 입은 채 차 안에 25시간 동안 방치됐다.
딸은 총 9차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아프다,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다.
엄마의 대답은 이랬다.
“밖에 들리니 소리 내지 마라.”
딸이 남긴 마지막 말은 “엄마 미안해”였다.
(관련 기사: 천사 가수의 두 얼굴, 딸 학대 사망, 뉴시스)
대외적으로는 천사.
집 안에서는 딸을 각목으로 때리고 끓는 물을 붓는 가해자.
전문가는 자기애성 인격장애라고 분석했다.
“사이코패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타인의 고통에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는 구조, 정인이부터 해든이까지
이런 비극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0월, 서울 양천구.
생후 16개월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숨졌다.
3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온 국민이 분노했다.
그 결과 2021년 2월, 정인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아동학대살해죄가 신설됐다.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됐다.
(관련 기사: 최대 사형 아동학대살해죄 신설, 경향신문)
2023년 7월에는 영아살해죄가 70년 만에 폐지됐다.
이전까지 영아를 죽여도 최대 10년형이었다.
이제는 일반 살인죄와 동일하게 처벌받는다.
(관련 기사: 영아 살해 땐 최대 사형, 처벌 강화해도 비극 되풀이, 중앙일보)
법은 분명 강해졌다.
그런데 비극은 멈추지 않았다.
2025년 9월, 천사 가수의 친딸 살해.
2025년 10월, 여수 4개월 해든이 사망.
처벌이 강화되어도 사건 자체를 막지 못하는 현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만으로는 사건 해결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아동학대 사건의 공통점, 두 엄마가 보여준 같은 패턴
여수의 양씨와 남해의 천사 가수 김씨.
두 사건은 놀라울 정도로 겹친다.
첫째, 가해자는 친모였다.
보호해야 할 사람이 가장 위험한 사람이었다.
둘째, 외부 이미지와 실체가 정반대였다.
양씨는 첫째에게는 지극정성이면서 둘째 해든이에게는 잔혹했다.
김씨는 천사로 불리면서 딸을 각목으로 때렸다.
셋째, 주변 사람은 알고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양씨의 지인은 해든이 생후 50일 때 이미 멍을 발견했다.
김씨의 딸은 친구에게 “눈을 다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구해지지 않았다.
넷째, “학대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끝까지 이어졌다.
양씨는 “훈육 차원의 물리력”이라고 했다.
김씨는 “동거남이 때린 것”이라고 했다.
아동학대 사건, 지금 여전히 위태로운 것들
현재 여수 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친모 양씨는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양씨는 끝까지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친부 서씨는 아동학대 방임으로 기소됐다.
방임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아이가 죽었는데, 아이를 봤으면서 외면한 아버지의 최대 형량이 5년이다.
(관련 기사: 아동학대범 실형 4.6%에 불과, 동아일보)
법률 전문가는 이렇게 지적했다.
“영아일수록 부모에게 속한 존재라는 시각이 아직 남아 있다.”
“아이도 독립된 인격체라는 인식이 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양씨 부부에게는 첫째 아이가 있다.
전문가는 첫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동생이 학대받는 걸 계속 봤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공포를 느껴야 하는 상황에서 무감각한 것.
이미 정신의학적으로 심각하게 악화된 상태일 수 있다.”
아기 해든이는 이 세상에 133일 있었다.
엄마가 사라지면 울음을 그쳤다.
4개월밖에 안 된 아기도 알고 있었다.
엄마가 자신에게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이 기사에서 다룬 두 사건은 그것이 알고싶다 1466회(2025.12.6 방송)와 1477회(2026.2.28 방송)에서 각각 방영되었습니다.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 112 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1577-0199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