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지그재그 할인 프로모션이 매달 반복되고 있다. 토스페이로 지그재그에서 결제하면 2.5% 적립, 7% 할인 쿠폰까지. 소비자는 “혜택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둘이 왜 이렇게까지 서로에게 매달리는지 물어본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한쪽은 카카오 자회사고, 다른 한쪽은 카카오를 업무방해로 고소한 회사다.
적이 만든 플랫폼에 왜 돈을 태우고 있을까
2025년 7월, 토스는 카카오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토스의 리워드 광고가 카카오톡에서 “신뢰할 수 없는 페이지”로 표시됐기 때문이었다. 카카오는 “이용자 신고 때문”이라고 반박했고, 분당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됐다.
그런데 같은 시기, 토스페이는 카카오의 자회사 지그재그에 매달 수억 원 규모의 할인 프로모션을 걸고 있었다. 고소장을 쓰면서 동시에 상대 계열사에 마케팅비를 쏟아붓는 상황.
이게 모순이 아닌 이유가 있다. 토스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은 13.2%에 불과했다. 네이버페이 51.5%, 카카오페이 25.1%에 한참 뒤처진 3위. 지그재그의 월 580만 활성 사용자는 토스페이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반드시 침투해야 할 시장이었던 것이다. 적의 영토라도 돈이 되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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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는 왜 경쟁자의 돈을 받아먹었나
카카오스타일은 지그재그를 2021년에 인수했다. 카카오페이라는 자체 결제 수단이 있는데, 왜 경쟁사 토스페이의 프로모션을 허용했을까.
답은 간단했다. 돈이 급했다. 카카오스타일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적자였다. 2023년 영업손실만 518억 원. 이런 상태에서 “우리 계열사 결제만 쓰게 하자”고 고집부릴 여유가 없었다.
2024년, 드디어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2004억 원, 영업이익 22억 원. 겨우 숨통이 트인 수준이었다. 이 흑자를 만들려면 결제 수단을 가리지 않고 거래액을 늘려야 했고, 토스페이가 뿌리는 할인 쿠폰은 지그재그 입장에서 “공짜로 고객을 데려다주는 도구”였다. 토스가 광고비를 내고, 지그재그는 거래액을 챙기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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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이미 갈라섰던 두 진영의 씨앗
사실 토스와 카카오의 결제 전쟁은 2020년에 시작됐다. 카카오페이가 토스페이먼츠(토스의 PG 자회사)에 제휴 계약 종료를 통보한 것이 첫 신호탄이었다. 당시 토스페이먼츠는 LG유플러스 PG사업부를 인수해 막 출범한 상태였고, 카카오페이는 “결제 후발주자를 키워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1년 반 뒤인 2022년 4월, 양사는 재결합했다. 하지만 이건 화해가 아니었다. 서로 필요한 것이 달랐을 뿐이었다. 카카오페이는 토스페이먼츠의 8만 가맹점 네트워크가 필요했고, 토스페이먼츠는 카카오페이라는 간편결제 트래픽이 필요했다.
지그재그에서의 토스페이 프로모션도 같은 논리다. 필요하면 붙고, 위협이 되면 끊는다. 비즈니스에서 적과 아군의 경계는 분기 실적 한 줄로 뒤집힌다.
토스가 진짜 원하는 건 지그재그 고객이 아니었다
토스는 2026년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었다. 기업가치 목표는 100억~150억 달러(약 13조~20조 원). 이 숫자를 만들려면 “금융 앱”이 아니라 “슈퍼앱”이라는 스토리가 필요했다.
2025년 상반기 토스 연결 매출 1조 2,355억 원 중 커머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다. 토스쇼핑 MAU 800만 명, 입점 셀러 7만 개. 이 숫자들은 상장 심사에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핵심 지표였다.
그런데 토스쇼핑은 아직 패션 카테고리가 약했다. 20~30대 여성 패션은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장악한 시장. 토스가 지그재그에 프로모션을 거는 건, 단순히 토스페이 결제 건수를 늘리려는 게 아니었다. “우리 플랫폼에서도 패션이 팔린다”는 데이터를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상장 전 몸집 불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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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입장에서 토스는 필요한 독이었다
카카오스타일 서정훈 대표는 2025년 “전 연령층 초개인화 플랫폼”을 선언했다. 기존 2030 여성 중심에서 4050까지 확장하겠다는 것. 하지만 2025년 9월 기준 지그재그 사용자 수는 409만 명으로, 에이블리 938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상황에서 토스페이 프로모션은 양날의 칼이었다. 단기적으로는 거래액이 올라가지만, 장기적으로는 토스쇼핑이 자체 패션 카테고리를 키우면 직접 경쟁자가 된다. 토스쇼핑 입점 셀러가 6개월 만에 90% 증가했고, 이승건 대표가 “패션 브랜드 입점 제안”을 직접 언급한 시점. 지그재그 셀러들이 토스쇼핑으로 이탈할 가능성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었다.
그래도 지그재그가 토스의 돈을 받는 이유는 하나. 지금 당장의 흑자가 미래의 경쟁보다 급했기 때문이었다.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해야 카카오스타일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IPO든 추가 투자든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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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누가 이기는 게임인가
이 관계를 의심하면 하나의 결론이 나온다. 둘 다 상대방을 이용하고 있지만, 시간은 토스 편이었다.
토스는 3,000만 가입자의 결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연령, 소득, 소비 패턴까지. 이 데이터로 “이 사람은 지그재그에서 원피스를 샀으니, 토스쇼핑에서 비슷한 걸 추천하자”가 가능하다. 지그재그에 돈을 태울수록, 토스는 패션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더 정밀하게 수집하게 된다.
반면 지그재그는 토스에게 줄 수 있는 데이터가 결제 건수뿐이다. 소비자의 자산, 투자 성향, 월 소득 같은 금융 정보는 토스만 가지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 이 비대칭이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면, 결국 토스쇼핑이 “지그재그 고객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더 싸게 파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돈을 뿌리는 쪽이 지는 게 아니라, 뿌리면서 배우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Q&A
Q1. 토스페이로 지그재그에서 결제하면 실제로 얼마나 할인되나?
2026년 5월 기준, 토스페이 계좌/머니 결제 시 2.5% 자동 적립이 적용된다. 추가로 토스 앱 내 쿠폰을 받으면 최대 7% 할인까지 가능하다. 단, 카드 결제는 해당 안 되고 토스머니나 연결 계좌로만 가능하다.
Q2. 토스쇼핑과 지그재그는 직접 경쟁 관계인가?
현재는 아니다. 토스쇼핑은 생활용품·식품 중심이고, 지그재그는 여성 패션 전문이다. 하지만 토스가 패션 브랜드 입점을 적극 유치하고 있어, 1~2년 내 직접 경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Q3. 카카오스타일은 왜 자사 카카오페이 대신 토스페이 프로모션을 허용하나?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서다. 결제 수단을 제한하면 구매 전환율이 떨어진다. 카카오스타일이 4년 적자 끝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배경에는 결제 수단 다양화로 거래액을 끌어올린 전략이 있었다.
Q4. 토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 지그재그에 미치는 영향은?
토스가 상장 후 커머스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면, 패션 셀러 유치 경쟁이 심해진다. 지그재그 입점 셀러들이 토스쇼핑으로 이중 입점하거나 이탈할 수 있고, 이는 지그재그의 상품 차별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Q5. 소비자 입장에서 이 프로모션은 언제까지 계속되나?
토스의 나스닥 상장이 완료될 때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상장 전까지 결제 건수와 MAU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 이후에는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프로모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참고 자료
- 커머스 시장 뛰어든 토스, 패션까지 잡는다 – 한국섬유신문 – 토스의 패션 카테고리 확장 전략 상세 분석
- 카카오스타일, 지난해 외형 성장 동시에 흑자 전환 성공 – 카카오스타일 공식 – 카카오스타일 2024년 실적 공식 발표
- 토스, 카카오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 – 전자신문 – 토스-카카오 법적 분쟁 경과
- 카카오페이, 토스와 결별 페이전쟁 불붙는다 – 서울경제 – 2020년 PG 제휴 종료 배경
- 토스, 2026년 2분기 미국 상장 목표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 Investing.com – 토스 IPO 일정과 밸류에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