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로보틱스 5일 만에 10배, 적자 기업에 6조가 몰린 진짜 이유

코스모로보틱스 상장 5일 만에 10배, 6000원짜리가 어떻게 6만원이 됐나

코스모로보틱스. 이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다.

5월 11일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는 공모가 6000원으로 시작해 5거래일 만에 주가가 6만원을 넘겼다. 공모주 청약에 몰린 돈만 6조 2981억원. 경쟁률 2013대 1.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찍고, 이후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걸을 수 없는 사람을 다시 걷게 만드는 로봇을 만든다는 회사다. 그런데 이 회사, 매출 88억원에 영업손실 81억원이었다. 돈을 벌기는커녕 매년 적자를 키워온 기업에 왜 6조가 몰렸을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공모주 열풍이 아니라는 게 보인다.

러시아에서 로봇 팔던 회사가 갑자기 주목받은 이유

코스모로보틱스의 전신은 ‘엑소아틀레트아시아’였다. 2016년 오주영 대표가 설립했고, 원래 러시아 기술 기반의 외골격 로봇을 아시아에 공급하는 사업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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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회사의 매출 뒷면을 뒤집으면 재밌는 게 나왔다. 2023년 기준 전체 판매량의 약 70%가 러시아에서 발생했고, 그 매출의 95% 이상이 러시아 연방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 러시아 정부가 예산을 풀면 매출이 생기고, 안 풀면 매출이 사라지는 형태였다. 실제로 2024년에 러시아 법인 판매량이 46대에서 13대로 뚝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런 회사가 갑자기 한국 증시에서 ‘6조 뭉칫돈’의 주인공이 된 건, 하나의 단어 때문이었다.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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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창업주 손자가 왜 재활로봇 회사 뒤에 있는 건지

코스모로보틱스의 최대주주는 창업자 오주영 대표가 아니었다. 코스모앤컴퍼니다. 오 대표의 개인 지분은 10.24%에 불과했다.

코스모앤컴퍼니를 이끄는 사람은 허경수 회장이다. LG그룹 공동창업주 허만정 회장의 손자이자, 고(故)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15년 GS그룹에서 독립해 코스모그룹을 세웠고, 양극재 소재 기업 코스모신소재를 핵심 계열사로 키워왔다.

이 사람이 왜 재활로봇 회사에 손을 댔을까. 코스모그룹은 2차전지 소재(양극재)로 외형을 키웠지만, 미래 먹거리가 필요했다. 반도체 다음은 AI, AI 다음은 로봇이라는 흐름 속에서 웨어러블 로봇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거였다.

재벌가 출신 회장이 배후에 있으면서 창업자 지분이 10%밖에 안 되는 상황.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회사 주인이 도대체 누구냐”라는 질문이 끊이질 않았다. 코스모그룹 측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 37.69% 물량에 대해 보호예수 기간을 법정 1년에서 3년으로 자진 확대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걷지 못하는 아이를 위한 로봇이 진짜 있다는 것

코스모로보틱스가 다른 로봇주와 결정적으로 달랐던 건, 영유아용 재활로봇 ‘밤비니 키즈(Bambini Kid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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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나 선천성 신경장애로 걸을 수 없는 미취학 아동(1~5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국내 최초였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임상이 진행됐고, 아이의 작은 몸에 맞춘 외골격이 다리를 잡아주면서 보행 훈련을 시키는 원리였다.

5~14세 유소년용 ‘밤비니 틴즈’, 성인용 ‘EA2 PRO’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는 라인업은 경쟁사에 없었다. 특히 재활로봇 치료에는 건강보험 선별급여가 적용되고 있어서, 기술만큼이나 제도적 뒷받침도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진짜 승부처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 미국에서는 보험사가 재활로봇 비용을 대는 형태라 대당 수천만원짜리 로봇을 환자 개인이 아닌 보험사가 구매한다. FDA 홈유즈 인증을 받으면 가정에서도 쓸 수 있게 되고, 미국 의료보험공단이 구매자에게 최대 80%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 코스모로보틱스가 공모자금의 70%를 연구개발에 쏟겠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업계 1위를 빼고 공모가를 산정한 이유가 뭔지

주가가 오를수록 불편한 사실 하나가 계속 따라다녔다.

코스모로보틱스의 공모가 6000원은 2028년 추정 순이익 91억원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유사기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54.40배를 적용했다. 문제는 이 ‘유사기업’ 선정 과정이었다.

국내 재활로봇 시장 점유율 1위인 엔젤로보틱스가 비교 대상에서 빠졌다. “적자 기업이라 PER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코스모로보틱스 자체도 적자 기업이었다. 적자인 회사가 적자라는 이유로 경쟁사를 빼고 공모가를 뽑은 셈이었다.

엔젤로보틱스는 상장 당시 2024년 매출 90억원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42억원에 그쳤다. 전망치의 절반도 못 채웠다. 코스모로보틱스가 내건 2028년 매출 373억원(현재의 5배), 미국 매출 218억원(현재의 32배)이라는 시나리오에 “엔젤로보틱스 데자뷔”라는 단어가 따라붙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5월 14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 52700원을 적용하면 PER은 329.4배까지 치솟았다. 분기 매출 약 17억원짜리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선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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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팔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함정

5거래일 연속 상한가의 비밀은 기술력이 아니라 수급에 있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의 32.06%였다. 숫자만 보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주식은 극히 적었다. 기관투자자들이 배정받은 물량의 97.63%가 15일에서 6개월까지 보호예수로 묶여 있었다. 즉시 팔 수 있는 기관 물량은 전체의 2.37%, 약 6만 9천주에 불과했다.

사겠다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팔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매일 상한가가 찍힌 거였다. 거래량도 첫날 4113만주에서 넷째날 630만주로 급감했다. 주가가 오르는데 거래량이 줄어드는 건, 아무도 안 팔고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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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잠긴 물량은 언젠가 풀린다. 6월 4일에는 전환가 2562원짜리 전환사채(CB) 33만주가 상장된다. 현재 주가 대비 시세차익이 20배 이상이다. 이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에 어떤 충격이 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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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를 모은 건 로봇이 아니라 시대의 분위기였다

코스모로보틱스에 6조가 몰린 건 우연이 아니었다.

같은 주에 상장한 폴레드 역시 따따상을 기록했다. 일반청약 경쟁률 3170대 1, 증거금 5조 2천억원. 두 종목 합산 11조원이 넘는 돈이 공모주 시장에 쏟아졌다.

2026년 5월, 코스피는 7500을 돌파하며 역사적 신고가를 찍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를 넘어 사상 최대였다. 서울머니쇼 2026에 1500명이 단일 강연 하나에 몰린 것도 같은 시기였다. 반도체 다음 타자로 로봇이 지목되면서, “로봇”이라는 단어만 붙으면 돈이 몰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웨어러블 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9조 5천억원에서 2026년 18조 5천억원으로 두 배 성장이 예상됐다.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에 수조원을 쏟아붓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터졌다. 이런 시대의 흐름 위에서 “걷지 못하는 사람을 걷게 만드는 로봇”이라는 서사가 올라탄 거였다.

다만, 시장이 가장 뜨거울 때 가장 많은 돈이 몰린다는 건 역사가 반복적으로 보여준 패턴이기도 했다.

코스모로보틱스가 진짜 증명해야 할 건 주가가 아니다

5월 15일 기준 코스모로보틱스 주가는 장중 6만 850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 6000원 대비 10배 이상이다.

하지만 이 회사가 진짜 증명해야 할 건 주가가 아니라 매출이다. 2027년까지 FDA 인증을 받아서 미국 가정에 로봇을 팔 수 있느냐. 4년 뒤 매출을 지금의 5배로 만들 수 있느냐. 러시아 보조금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느냐.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지금의 주가는 사상누각이 된다.

걸을 수 없는 아이를 다시 걷게 만드는 기술 자체는 진짜였다. 그 가치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다만 기술이 좋은 것과 투자로 돈을 버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것도, 엔젤로보틱스가 먼저 증명해버렸다.

6조가 몰린 기대감과, 329배 PER이라는 현실 사이. 코스모로보틱스의 다음 챕터는 거기서 시작된다.

Q&A

Q1. 코스모로보틱스는 어떤 회사인가?
2016년 설립된 웨어러블 재활로봇 전문 기업이다. 뇌졸중, 척수손상, 뇌성마비 환자의 보행 재활을 돕는 외골격 로봇을 만들고, 영유아부터 고령층까지 전 연령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코스모그룹 계열사이며, 2026년 5월 11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Q2. 코스모로보틱스 주가가 5일 만에 10배 오른 이유는?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4배 상승)을 기록한 후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기관 보호예수 물량이 97.63%로 묶여 있어 팔 수 있는 주식이 극히 적었고, 매수 수요가 매도 물량을 압도하면서 연속 상한가가 나온 것이다.

Q3.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2025년 매출 88억원, 영업손실 81억원인 적자 기업인데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었다. 공모가 산정 시 업계 1위 경쟁사(엔젤로보틱스)를 빼고 유리한 기업만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지적도 있다. 2028년 미국 매출 32배 성장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Q4. 환매청구권이 있으면 손해 안 보는 건가?
상장 후 3개월 이내에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면 공모가의 90%(5400원)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원금의 최대 10% 손실은 감수해야 하고, 3개월 이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Q5. 6월에 물량이 풀린다는데 언제가 위험한 건가?
6월 4일 전환사채(CB) 33만주가 전환가 2562원으로 신규 상장된다. 현재 주가 대비 20배 이상 차익이 보장된 물량이라 매도 압력이 클 수 있다. 이후 기관투자자 보호예수도 15일~6개월 차에 순차적으로 해제된다.

참고 자료

  1. 한국경제 – 코스모로보틱스, 상장 나흘째도 상한가 직행…공모가 770%↑ — 상장 후 연속 상한가 흐름과 기업 개요를 종합적으로 다룬 기사.
  2. 녹색경제신문 – 코스모로보틱스, 업계 1위 지우고 뽑아낸 PER 54배 고평가 논란 — 공모가 산정의 문제점과 엔젤로보틱스 비교 분석이 가장 상세한 기사.
  3. EBN뉴스센터 – 코스모로보틱스 닷새만에 텐배거, 고평가 부담에도 없어서 못산다 — 유통 물량 분석과 오버행 리스크를 구체적 수치로 정리한 분석 기사.
  4. 조선비즈 – 웨어러블 로봇 코스모로보틱스, 청약 경쟁률 2013대 1 증거금 6조원 — 청약 결과와 증거금 규모에 대한 공식 보도.
  5. 에너지경제 – 적자 지속 코스모로보틱스 상장 도전, 공모가 핵심은 미국 매출 현실성 — FDA 인증과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의 실현 가능성을 짚은 심층 분석.

※ 블로그 썸네일 이미지는 AI로 작성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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