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2월, SK텔레콤 주가가 507만원을 찍었다.
한 주에 중고차 한 대 값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이 주식을 “황제주”라고 불렀다.
그 황제주가 26년 만에 부활했다.
2026년 4월 21일, SK텔레콤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했다.
“겨우 10만원인데 뭐가 황제주냐”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10만원은 과거 액면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정확히 500만원이다.
SK텔레콤은 2007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액면분할을 했다.
원래 5,000원이던 액면가를 500원으로, 다시 100원으로 쪼갰다.
결국 지금 1주는 과거의 50분의 1 조각이다.
10만원에 50을 곱하면 500만원. 숫자가 딱 맞아떨어진다.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주가가 약 90% 올랐다.
“통신주가 이렇게 오르는 거 처음 본다”는 반응이 소셜미디어에서 쏟아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아닌 통신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
해킹 사고로 바닥 찍었던 주가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타임라인을 정리하면 흐름이 보인다.
2023년 8월, SK텔레콤이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했다.
당시 “왜 통신사가 미국 스타트업에 돈을 넣냐”는 시선이 많았다.
2025년 4월, 사상 최악의 유심 해킹 사고가 터졌다.
가입자 2,300만명의 유심 정보가 유출됐다.
유심 교체 대란, 번호이동 폭주, CEO 경질까지 이어졌다.
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1% 급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역대 최대 과징금 1,348억원을 때렸다.
2026년 초,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혔다.
앤트로픽 기업가치가 폭등하면서 SK텔레콤이 넣은 1,300억원이 최대 4조원으로 불어났다.
AWS와 울산에 7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오픈AI와는 서남권에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 MOU를 맺었다.
4월 15일, 장중 10만원 터치. 21일, 종가 10만원 돌파.
1,300억 넣었더니 4조가 됐다, 이게 말이 돼?
이번 주가 급등의 가장 큰 엔진은 앤트로픽 투자다.
SK텔레콤은 2023년에 약 0.3%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앤트로픽 기업가치는 약 50억 달러였다.
지금은 약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계산으로 20~30배 수익이다.
증권사에 따라 최대 60배라는 추산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지분가치를 약 3.9조원으로 반영해 목표주가를 12만 1,000원으로 올렸다.
SK텔레콤 시가총액이 약 21조원인데, 지분가치만으로 시총의 약 20%를 차지하는 셈이다.
“통신사가 AI 투자로 대박을 쳤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통신주인데 왜 AI 관련주로 불리는 건가
SK텔레콤은 더 이상 전화만 하는 회사가 아니다.
AWS와 울산에 GPU 6만개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오픈AI와 서남권 전용 데이터센터도 추진 중이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 지분 약 18.2%를 간접 보유하고 있다.
자체 초거대 AI 모델 ‘A.X K1’으로 정부 독자 AI 사업에도 참여했다.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에도 투자한 상태다.
AI 모델, 데이터센터, 반도체, 서비스까지 전부 건드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걸 “AI 풀스택 전략”이라고 부른다.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자들의 시각이 배당 방어주에서 AI 관련주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해킹 사고 후유증은 진짜 끝난 건가
끝났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실적은 회복세가 뚜렷하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4.5% 급증한 1조 9,800억원에 달할 거라고 전망했다.
무선통신 점유율도 39.02%까지 회복됐고, KT 위약금 면제 반사이익으로 1월에만 번호이동 순증 16만 5,000명을 기록했다.
배당도 정상화된다. 올해 연간 주당배당금이 3,600원 수준으로 회복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본준비금 1조 7,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비과세 배당 재원까지 마련해뒀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집단소송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고, 과징금 1,348억원 취소소송도 진행 중이다.
“전화위복”이라는 표현이 소셜미디어에서 돌았지만, 법적 싸움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14만원 간다는 전망,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제시했다.
핵심 근거는 앤트로픽이 아니라 5G SA 상용화다.
SK텔레콤이 연내 5G SA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망 테스트에 들어갔다.
5G SA가 도입되면 7년간 유지됐던 이동통신 요금제가 바뀔 수 있다.
과거 통신사 주가는 새 요금제 논의가 시작될 때 가장 크게 올랐다.
실적이 좋아질 때가 아니라 “앞으로 좋아질 거란 기대”가 생길 때 주가가 움직였다는 거다.
닷컴버블 때 통신 3사를 동시에 샀다고 가정하면, 26년이 지난 지금 전고점을 넘어선 종목은 SK텔레콤뿐이었다.
KT는 여전히 70% 손실, LG유플러스 전신은 94% 손실 상태다.
“결국 업계 1등주를 사야 한다”는 증시 격언이 통신주에서도 증명된 셈이었다.
다만 주가가 4개월 만에 90% 올랐다는 건 그만큼 기대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대가 현실이 되는 속도와 크기가 앞으로의 주가를 결정할 거다.
“AI 풀스택”이라는 말이 실적표에 숫자로 찍히는 순간이 진짜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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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Q1. SK텔레콤 주가 10만원이 왜 500만원이라고 하는 건가?
2007년 10대 1, 2021년 5대 1 액면분할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금 1주는 과거 50분의 1 조각이라 10만원에 50을 곱하면 500만원이 된다.
Q2. 앤트로픽 투자 수익이 정말 30배인가?
SK텔레콤은 2023년 약 1,300억원을 투자해 0.3% 지분을 확보했다. 앤트로픽 기업가치가 약 1,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증권사 추산 지분가치가 최대 3.5조~4조원에 달한다.
Q3. 해킹 사고 집단소송은 어떻게 됐나?
실적과 주가는 회복됐지만 집단소송과 과징금 1,348억원 취소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법 리스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Q4. 5G SA가 뭐고 왜 주가에 영향을 주나?
기존 5G(NSA)는 4G 망 위에 얹은 방식이고, 5G SA는 독립 5G 망이다. 이게 상용화되면 새로운 요금제가 나올 수 있고, 과거 통신주는 요금제 개편 기대감이 생길 때 가장 크게 올랐다.
Q5. 목표주가 14만원이 현실적인가?
하나증권이 5G SA 상용화와 배당 정상화를 근거로 제시한 수치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여전히 9만~10만원대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어 시각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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