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카페, 23명 죽은 바로 그 자리에서 왜 야자수를 심었을까
1999년 6월 30일 새벽, 경기도 화성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유치원생 19명과 교사 4명이 불에 탔다. 씨랜드 카페 논란의 시작은 이 참사의 책임자가 형을 마치고 돌아온 뒤 벌어졌다.
징역 5년을 살고 나온 남자는 참사 현장 바로 옆 땅에 야자수를 심었다. 1000평짜리 식물원 카페를 만들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 7500원. 소셜미디어에서 포토존으로 입소문이 퍼졌고, 가족 단위 손님이 몰렸다. 아이들이 죽은 땅 바로 옆에서, 다른 아이들이 사진을 찍었다.

형을 마치면 죄도 끝나는 건가
박재천이라는 이름은 1999년 재판 기록에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징역 2년 6월 및 금고 5년. 건축허가서와 설계도면이 전부 가짜였다는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뇌물을 먹인 공무원까지 줄줄이 구속됐다.

그런데 이 남자가 출소 뒤 선택한 장소가 하필 그 옆이었다. 보통 전과자가 재기할 때는 개명을 하거나 멀리 떠나거나 한다. 박재천은 본명 그대로, 같은 땅에 그대로 남았다.
여기서 의심해야 할 건 단순한 뻔뻔함이 아니다. 이 사람에게 그 땅은 처음부터 돈이었다. 수련원도 돈, 캠핑장도 돈, 카페도 돈이었다. 참사는 이 사람 관점에서 사업 실패였을 뿐, 23명의 죽음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 관련글: 슈퍼주니어 콘서트 추락사고, 손 뻗는 순간 펜스가 무너졌다 – 안전을 비용으로 치환하는 사업자의 반복 패턴이 궁금하다면
2009년 철거, 2011년 재건축, 이 반복은 뭘 의미하나
2009년 화성시가 씨랜드 부지 옆 불법 건축물을 강제 철거했다. 끝이었어야 했다. 그런데 2011년 연합뉴스가 같은 자리를 다시 보도했다. 방갈로 12동, 화장실 2동, 매점 1동, 관리사무실 1동. 총 17동 중 14동이 무신고 불법 건축물이었다. 그 시설의 이름이 “야자수마을”이었다.
철거당하면 다시 짓고, 적발되면 벌금 몇십만 원 내고, 또 짓는다. 이 반복이 2011년부터 2020년 카페 개업까지 이어졌다.
의심의 핵심은 이거다. 왜 행정이 막지 못했을까. 벌금이 수십만 원이면, 하루 매출로 커버되는 금액이다. 처벌이 억제력을 갖지 못하면, 불법은 사업 비용이 된다. 박재천은 이걸 1999년부터 알고 있었다.
딸 이름으로 바꾸면 아버지가 사라지나
카페의 사업자 등록은 박재천의 딸 명의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아버지와 딸을 분리해서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2022년 MBC 실화탐사대가 현장을 찾았을 때, 유가족 앞에 나온 것은 박재천 본인이었다. 싸이 흠뻑쇼 2026, 올여름도 터진다는데 작년 사고부터 알아야 제대로 즐긴다 – 행사장 안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져보는 글이다.
실화탐사대에서 포착된 장면 하나가 있다. 유가족이 찾아왔을 때, 박재천 일가의 반응은 사과가 아니었다. 자신이 한 행동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 유가족을 모욕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명의 변경은 법적 책임 회피의 가장 흔한 방법이다. 인간이 이름을 바꾸는 이유는 대부분 하나다.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가 아니라, 과거를 유지하면서 눈에 안 띄고 싶어서다.
23명이 죽은 땅이 주차장이 된 이유
씨랜드 참사 현장 부지의 소유자는 화성시였다. 그런데 야자수마을 카페의 주차 요원이 손님들을 그 공터로 안내했다. 아이들이 죽은 정확히 그 땅 위에 자동차가 줄줄이 세워졌다.
화성시는 4차례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이행강제금도 부과했다. 그런데 카페는 계속 그 땅을 썼다.
여기서 드러나는 건 두 가지다. 첫째, 행정의 무력함. 둘째, 이 사람의 계산법. 이행강제금보다 주차장 운영 수익이 크면, 벌금은 임대료일 뿐이다. 23명의 죽음 위에 세운 주차장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거다. 이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다.

→ 관련글: 뚝섬 드론쇼, 3만 명 모인 그날 밤 마라톤 1500명이 돌진한 이유 – 공공부지 무단 사용 문제가 반복되는 형태를 보여준다
26년 걸린 추모공원, 그 옆에 여전한 카페
2025년 6월 30일, 참사 26주기에 맞춰 씨랜드 화재참사 추모공원이 궁평관광지 안에 준공됐다. 6살이던 아이들이 30대가 됐을 시간이다. 유가족은 이제야 국화 한 송이 편히 놓을 곳이 생겼다.
그런데 추모공원 바로 옆에 야자수마을 카페가 여전히 존재한다. 추모하러 온 사람과 커피 마시러 온 사람이 같은 주차장을 쓰는 상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한 유가족은 이렇게 말했다. “무허가로 해서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갔는데 죽은 사람들의 원혼이 무섭지도 않나.” 당시 6살 딸을 잃은 아버지는 23년째 지갑에 딸 사진을 넣고 다닌다고 했다. 아침에 강아지 인형에 머리띠를 둘러주고 “엄마 아빠 잘 돌봐달라”고 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 관련글: 오산천 벚꽃축제 2만 5천 명 인파, 가기 전 반드시 확인하는 안전 체크 – 대규모 행사장 안전 문제를 다룬 글
왜 이 사람은 멈추지 않았을까
2022년 실화탐사대 방송 이후,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은 삭제됐다. 불매 운동이 번졌다. 그런데도 카페는 문을 닫지 않았다.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왜 했는가”보다 “왜 멈추지 않았는가”를 봐야 한다. 1999년 불법 건축으로 23명을 죽이고, 2011년 같은 자리에서 불법 휴양시설을 짓고, 2020년 또 같은 자리에서 불법 증축 카페를 열었다.
멈추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 번도 진짜 대가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징역 5년은 23명의 목숨값으로 충분했을까. 벌금 수십만 원은 억제력이었을까. 이 시스템 안에서 박재천은 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이다. 분노해야 할 대상은 이 한 사람만이 아니다.
Q&A
Q1. 씨랜드 카페가 뭔가?
1999년 씨랜드 화재 참사로 23명이 사망한 현장 바로 옆에 세워진 야자수마을 카페를 말한다. 참사 당시 수련원 원장이었던 인물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Q2. 야자수마을 카페는 아직 영업 중인가?
2022년 MBC 실화탐사대 보도 이후 불매 운동이 확산됐고,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은 삭제됐다. 다만 행정적으로 영업정지나 폐업 처분이 공식 발표된 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Q3. 씨랜드 참사 추모공원은 언제 생겼나?
2025년 6월 30일, 참사 26주기를 맞아 화성시 궁평관광지 안에 추모공원이 준공됐다.
Q4. 씨랜드 화재의 원인은 뭐였나?
공식적으로는 모기향에 의한 발화로 결론 났지만, 모의실험에서 모기향으로 화재 재현이 안 됐고, 유가족은 부실공사로 인한 누전을 주장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Q5. 박재천은 법적 처벌을 받았나?
업무상 과실치사상으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이후 출소하여 참사 현장 옆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불법 건축, 시유지 무단 사용 등으로 추가 행정처분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