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스타벅스 DT점 비밀은 “버려진 땅”에서 시작됐다
속초 스타벅스 DT점 비밀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다.
인구 78,982명(2026년 3월 기준). 서울 강남구 한 개 동보다 적은 인구다. 그런데 이 작은 도시에 스타벅스가 7개나 있다. 속초 스타벅스 DT점, 속초교동DT점, 속초금호DT점, 속초중앙로점, 속초영랑호리조트R점, 설악쏘라노점, 소노델피노점.
이 정도면 “스타벅스 특별시”였다.
더 재밌는 건 시작점이다. 2015년 11월 27일 오픈한 속초DT점. 강원도 최초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이었다. 그런데 이 자리는 원래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나대지, 그러니까 버려진 땅이었다. 스타벅스가 공식적으로 “활용 가치가 없던 나대지를 적극 활용했다”고 밝힌 대표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었다.
버려진 땅 위에 커피숍 하나 올렸는데, 그게 속초 관광의 흐름 자체를 바꿔버린 거다.
인구 8만 명인데 관광객이 2,600만 명이라고?
속초시가 2026년 3월에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있다. 고려대학교 융합연구원이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과 강원관광재단 자료를 분석한 건데, 2025년 속초 방문 외지 관광객 수가 약 2,600만 명이었다.
주민 1명당 약 326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셈이었다.
강릉, 원주, 춘천 같은 대도시보다 관광 집중도가 높았다. 관광 소비 규모도 약 6,4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9억 원 증가해 강원도 내 증가 규모 1위를 찍었다.
스타벅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건 노다지였다. 상주 인구는 8만 명도 안 되지만, 매년 2,600만 명이 차를 타고 지나가는 도시. 드라이브스루를 뚫어놓으면 관광객이 알아서 들어오는 구조. 전통적인 역세권이나 오피스 상권이 아닌, “관광객 유동 상권”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스타벅스가 만들어낸 셈이었다.
청초호 옆 나대지가 어떻게 관광 명소가 됐을까?
속초DT점은 청초호 엑스포 잔디광장 바로 옆에 있다. 2층 통창으로 청초호가 뻥 뚫려 보인다.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되고, 주차장은 무료에 넓다.
스타벅스 본사는 경주보문로DT점(2012년 오픈, 국내 1호 드라이브스루)의 성공 공식을 속초에 그대로 적용했다. 경주가 연간 800만 관광객으로 성공했으니, 속초도 된다는 판단이었다. 미국 본사에서도 이 전략을 “성공적인 현지화 사례”로 꼽았었다.
결과는 적중했다. 속초DT점이 자리 잡자 교동DT점이 열렸고, 금호DT점이 열렸고, 영랑호리조트 20층에 리저브 매장까지 들어왔다. 10년 만에 7개 매장. 인구 대비로 보면 대한민국에서 스타벅스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가 된 거다.
그런데 왜 하정우 건물에서는 스타벅스가 철수했을까?
반전이 있었다. 2025년 9월, 하정우가 2018년에 24억 5,000만 원에 매입한 속초 금호동 스타벅스 건물에서 스타벅스가 계약을 종료하고 나갔다. 6년 만의 철수였다.
건물은 곧바로 임대 매물로 나왔다.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500만 원. 하정우는 2018년에 이 건물과 서울 화곡동 건물(73억 3,000만 원)을 합쳐 총 97억 8,000만 원어치 스타벅스 건물을 사들여 화제가 됐던 인물이었다.
2026년 2월에는 종로 관철동 빌딩(95억 원)과 송파 방이동 빌딩(170억 원)까지 매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스세권(스타벅스 세권) 건물주”라는 황금 공식이 깨지고 있었다.
하정우 와인 논란 총정리, 프로포폴부터 100만병 완판까지 한눈에 글에서 하정우의 사업 행보를 함께 보면 더 입체적으로 이해된다.
스타벅스 매출 1억인데 건물주는 왜 월 500만 원밖에 못 받을까?
스타벅스의 임대차 구조가 핵심이었다. 스타벅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맺는다. 고정 임대료 방식이면 매달 정해진 월세를 내고, 변동 임대료 방식이면 순매출의 10~15%를 낸다.
문제는 변동 임대료 쪽이었다. 2025년 5월에는 스타벅스 점포 임대인 37명이 SCK컴퍼니(스타벅스 운영사)를 상대로 “매출 누락 피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월 매출 1억 원이 넘는 매장인데도, 건물주가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생각보다 적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속초 금호DT점의 경우, 관광 비수기에는 매출이 급감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름 성수기 7~9월 방문객이 787만 명에 달하지만, 겨울에는 사정이 달랐다. 변동 임대료 구조에서 비수기 매출 하락은 곧 건물주 수익 감소를 의미했다.
7개 매장이 전부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일까?
이게 진짜 비밀이다.
속초에 스타벅스가 7개나 되다 보니, 결국 매장끼리 파이를 나눠 먹는 구조가 됐다. 소셜미디어에서 “속초 스타벅스 사람 없는 곳” “한산한 스타벅스”를 검색하면 금호DT점이나 교동DT점이 추천되는 상황이었다. 영랑호리조트점에 사람이 몰리면 나머지 매장은 비었다.
2024년 속초 관광객이 2,511만 명으로 3년 연속 2,500만 명 선을 유지하긴 했다. 전년 대비 미세한 감소였다. 2025년에 2,600만 명으로 반등했지만, 스타벅스 매장 수는 계속 늘어난 상태에서 개별 매장당 매출은 분산됐다.
하정우 건물 철수가 그 신호탄이었다.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무조건 대박”이라는 공식은 이미 바뀌었다.
그러면 속초 스타벅스 DT점은 왜 아직도 잘 되는 걸까?
답은 “자리”에 있었다.
속초 스타벅스 DT점은 청초호 바로 옆, 속초 고속버스터미널 인근, 동해대로 메인 도로변에 위치한다. 관광객이 속초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지나치는 길목이었다. 스타벅스가 드라이브스루 입지를 잡을 때 가장 중시한 네 가지 조건, 메인 도로변, 접근성, 시인성, 충분한 주차 공간을 전부 갖추고 있었다.
반면 금호DT점은 주거 밀집 지역인 금호동 외곽에 있었다. 관광객 동선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주차 널널하고 한적한 스타벅스”라는 후기가 장점처럼 올라왔지만, 스타벅스 입장에서 그건 장점이 아니었다.
결국 같은 “속초 스타벅스”라도, 관광객 동선 위에 있느냐 아래에 있느냐가 생사를 갈랐다.
20층 스타벅스까지 나온 속초, 다음 수순은 뭘까?
2024년 6월,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인수한 영랑호리조트 20층에 스타벅스 영랑호리조트R점이 올라갔다. 스타벅스 최초로 칵테일 음료를 판매하는 매장이었다. 설악산, 동해바다, 영랑호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루프탑이었는데, 평일에도 만석이었다.
매장 운영은 속초 토박이 출신의 1호 바리스타가 점장을 맡고 있었다. 매장 안에는 속초 3대 서점 ‘동아서점’ 김영건 작가의 추천 도서가 놓여 있었다.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속초라는 도시를 경험시키는 공간으로 설계된 거였다.
이 매장의 성공은 속초 스타벅스의 미래 방향을 보여줬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DT 매장은 살아남기 어렵다. 그 도시만의 경험을 입힌 매장만 살아남는다.
진짜 비밀은 “커피”가 아니었다
속초 스타벅스 DT점의 비밀을 쫓다 보니, 결국 커피 이야기가 아니었다. 부동산 이야기였고, 관광 도시의 생존 전략이었고, 프랜차이즈와 건물주 사이의 파워게임이었다.
인구 8만 명짜리 도시에 스타벅스 7개가 들어섰다. 버려진 나대지 위에 올린 첫 매장이 관광 명소가 됐다. 그런데 그 성공이 너무 빨리 복제되면서, 결국 한 곳은 철수했다. 남은 매장들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리고 있다.
속초를 여행할 때 “그냥 가까운 스타벅스”를 찍지 말고, 청초호 옆 DT점에 앉아서 창밖을 한번 봐라. 그 뷰가 단순한 호수 풍경이 아니라, 버려진 땅 위에 쌓아 올린 하나의 전략이었다는 걸 알면 커피 맛이 좀 다르게 느껴질 거다.
Q&A
Q1. 속초에 스타벅스가 몇 개 있어?
2026년 기준 총 7개다. 속초DT점, 속초교동DT점, 속초금호DT점, 속초중앙로점, 영랑호리조트R점, 설악쏘라노점, 소노델피노점이 운영 중이다. 다만 금호DT점에 입점해 있던 하정우 건물의 스타벅스는 2025년 9월 철수했고, 별도의 속초금호DT점(다른 위치)이 운영되고 있다.
Q2. 속초 스타벅스 DT점이 원래 버려진 땅이었다는 게 사실이야?
사실이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공식적으로 “활용 가치가 없던 나대지를 활용한 대표 사례”로 속초DT점을 꼽았다. 청초호 엑스포 잔디광장 옆의 유휴지를 드라이브스루 매장으로 전환한 것이었다.
Q3. 하정우 속초 스타벅스 건물은 지금 어떻게 됐어?
2025년 9월 1일부로 스타벅스가 임대 계약을 종료하고 철수했다. 건물은 보증금 3억 원, 월세 500만 원 조건으로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 하정우는 종로, 송파 빌딩도 매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Q4. 속초 스타벅스 중에 어디가 가장 뷰가 좋아?
영랑호리조트R점이 압도적이다. 20층 루프탑에서 설악산, 동해바다, 영랑호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다만 평일에도 만석인 경우가 많다. 한적하게 청초호 뷰를 보고 싶으면 속초DT점 2층 창가석이 낫다.
Q5. 인구 8만 도시에 스타벅스 7개가 지속 가능한 구조야?
쉽지 않다. 이미 하정우 건물 매장이 철수한 게 그 증거다. 다만 연간 관광객 2,600만 명이라는 유동 인구가 핵심 변수다. 관광객 동선 위에 있는 매장은 살아남고, 동선에서 벗어난 매장은 리스크가 크다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관련글
- 스타벅스 빙수 27년 동안 절대 안 팔던 브랜드가 결국 무릎 꿇은 진짜 이유 → 속초 스타벅스가 칵테일까지 파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스타벅스가 “절대 안 하던 것”을 하기 시작한 흐름을 이 글에서 볼 수 있다.
- 스타벅스 푸드백 품절대란, 사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5가지 체크리스트 → 스타벅스가 커피 말고 굿즈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구조가 속초 매장에도 똑같이 작동하고 있었다. 어떤 전략인지 확인해봐라.
- 하정우 와인 논란 총정리, 프로포폴부터 100만병 완판까지 한눈에 → 하정우의 사업 감각이 와인에서는 성공하고 부동산에서는 고전한 이유를 비교해볼 수 있다.
- 전원주 장기투자, 전원주는 버텼고 지석진은 팔았다. 결과는? → “스타벅스 건물주는 무조건 이긴다”는 공식이 왜 깨졌는지, 연예인 부동산 투자의 명암을 함께 보면 더 입체적이다.
- 2026 상반기 내집마련 지금 사야 할까 불안 잠재우는 체크리스트 꿀팁 → 상가든 주거든 부동산 투자 타이밍이 고민이라면 이 체크리스트가 판단을 도와준다.
참고자료
- 속초시 2025년 관광 소비 증가 강원 1위 – 연합뉴스 → 속초 관광객 2,600만 명, 소비 6,484억 원의 공식 데이터 원문
- 하정우 속초 빌딩 스타벅스 철수로 공실 – 우먼센스 → 하정우 스타벅스 건물 철수 사건의 단독 보도 원문
-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 매장의 비밀 – 인더뉴스 → 속초DT점이 나대지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스타벅스 본사 전략 원문
- 속초에 찍은 초록색 쉼표, 스타벅스 영랑호리조트점 – 신세계 뉴스룸 → 20층 스타벅스의 기획 의도와 속초 토박이 점장 인터뷰
- 스타벅스 매장 임대인 37명 매출 누락 소송 – 아시아경제 → 스타벅스 변동 임대료 구조의 논란과 건물주 수익 실태